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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홈스쿨링 이야기를 차분하게 그렸다
▲ 책표지 좌충우돌 홈스쿨링 이야기를 차분하게 그렸다
ⓒ 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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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을 비판하라면 이곳저곳에서 날을 세워 비판할 사람이 주변에 줄을 섰다. 대안을 내놓으라면 각자가 처한 위치나 자식의 성적순위에 따라 현재 시스템에 대한 처방이 다 다르다. 결국 이를 묶어내어 최대다수의 최대만족을 얻고자 노력하는 이들이 교육인적자원부의 담당이어야 한다.

이들이 내놓는 입시제도나 특목고, 외고 등의 귀족학교에 대한 대우와 처방을 보면 별반 신통치 않고 없는 사람들로서는 분통이 터지는 제도로 개악(?)되는 현실이다.

이런 실정에 진정 자식을 생각하는 학부모로서 행동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워낙 공교육이 추구하는 경쟁과 개인화 경향에 치를 떨다 분연히 떨치고 일어난 용감한 학부모가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넓게 '탈학교'로 보면 될 듯하다. 공교육현장에서 '뛰쳐나오는 것'이 그들의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인데 과연 잘하는 짓일까. 탈학교 아이들은 학교를 다니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방치되는 경우, 대안학교를 다니는 경우, 홈스쿨링을 하는 경우로 나뉜다. 인정받지 못하는 소외계층으로 분류되며 정부의 지원과 관심 밖에서 개인이나 가정이 스스로 문제들을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공교육이 문제가 없다라면 결코 생기지 않았을 일이다. '경쟁'과 '효율적 암기'만이 지상최대의 목표인 것처럼 되어버린 한국교육. 결국 이는 입시제도 덕택이며 거슬러 올라가면 "좋은 대학(내용의 유무가 아니라 관습처럼 되어 버린)의 간판이 사회에서 출세를 보장"하는 병폐 때문이다. "소수의 혜택 받은 이들이 차지할 자리를 위해 아주 어린 시절부터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오로지 '경쟁'만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한 삶을 살아야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라는 학부모들과 이에 공감하는 자녀들은 결국 학교를 나와야 한다.

<오뚱이네 홈스쿨링이야기>는 평범한(?) 가족의 홈스쿨링에 관한 역사다. "'학교교육이 최선이다' 또는 '홈스쿨링이 최선이다'라는 틀에 갇히지 않고 저마다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각자에게 맞는 배움의 방법을 찾아나가고자 하는 이들에게 권한다"는 지은이의 말은 상황과 조건이 다른 처지에 대한 배려인 듯하다.

정작 자신들은 '언제 누리게 될지도 모르는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저당 잡히는 삶을 죽을 때까지 살지는 않을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해 선택을 결행했다. 물론 이런 선택은 전적으로 부모의 영향이 크다. 아이가 처한 상황을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부모라면 결코 '주류'에서 벗어나는 위험을 알리지 않기 때문이다.

홈스쿨링은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다. 갑자기 널널해진 시간, 누군가의 지시를 받지 않고 스스로 계획과 실천을 책임져야 하는 중압감, 남들은 앞으로 조금씩이라도 나아가는 듯 한데 나만 집안에서 뒤처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 등. 두려움을 이기는 방법의 하나로 엄마, 아빠가 함께 참여하는 '학습'을 예로 들었다.

역사, 문화, 정치에 관한 주제를 정해서 가족회의를 한다든지 책을 읽고 그에 대한 감상을 나누는 등의 전략(?)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부모도 해봄직하다. 나아가 지방에는 부족하지만 점점 늘어가는 '학교밖 배움터'들에 문을 두드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대안학교와 연계한 캠프나 학교에서는 접하기 힘든 방식의 수업이 이루어지는 다양한 배움터들도 소개했으니 참조할 수 있다.

이런 '학교에 꼭 다녀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시작이다. 하지만 학교를 다니지 않으면 매일 늦잠을 자고, 하고 싶은 놀이에만 몇 시간씩 몰두하여 "사람 버린다"고 여기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스스로 선택해서 학교를 그만둔 아이들의 경우 '세속적 성공'의 길을 걷고 있는 이들의 예도 점점 늘고 있다.

오히려 세파에 휘둘리지 않고 훨씬 단단하게 자란 모습을 많이 봤다. 나를 돌아볼 시간조차 없는 학생들이 성적을 비관하거나 관계에서 오는 중압감을 못 이겨 자살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위정자가 공교육을 개혁하지 못한다면 결국 개인이 그 '지옥'을 벗어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책은 담담하면서 유쾌하게 두 아이의 홈스쿨링의 역사를 그리고 있으니 참고할 만하다.

덧붙이는 글 | 오뚱이네 홈스쿨링이야기/ 이신영 씀/ 민들레/ 12,000원



오뚱이네 홈스쿨링 이야기 - 가족, 배움의 공동체

이신영 지음, 민들레(2010)


태그:#홈스쿨링, #탈학교, #공교육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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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데로 생각하지 않고, 생각하는데로 살기 위해 산골마을에 정착중입니다.이제 슬슬 삶의 즐거움을 느끼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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