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PD수첩'이 4월 20일 방영한 '검사와 스폰서'
 'PD수첩'이 4월 20일 방영한 '검사와 스폰서'
ⓒ MBC

관련사진보기


'검사 스폰서 의혹'이 불거진 지난 4월. '검사 스폰서'로 알려진 정아무개씨의 핸드폰으로 문자메시지 한 건이 들어왔다.

"○○입니다. 오빠 파이팅. 내가 필요하면 도우겠습니다. 옛날 증인으로."

이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지난 1980~90년대 부산지역에서 모델에이전시 회사를 운영하던 정씨의 지인이었다. "옛날 증인"으로 정씨를 돕겠다고 한 그는 정씨가 폭로한 '검사 접대'의 세계를 알고 있던 인사였다.

"정씨의 요청으로 모델들이 검사 접대 자리에 나갔다"

50대 초반으로 알려진 A씨는 12일 <오마이뉴스>와 한 국제전화에서 "정씨의 요청으로 내가 데리고 있던 모델들을 검사 접대 자리에 보낸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정씨도 "모델들을 불러 부산과 진주에서 검사들을 접대했고, (성접대를 의미하는) 2차도 나갔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접대비용은 밝히지 않았다.

정씨는 법무부의 진상규명위에서도 이같은 진술을 했지만 진상규명위는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

A씨는 "당시 내가 데리고 있던 모델들은 100여 명 정도였는데 외부활동을 하던 모델들은 10여 명 정도였다"며 "검사들뿐만 아니라 일반기업인들 접대자리에도 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검사, 기업 간부, 공기업 간부, 정치인들은 (접대를 받는 데에서) 다 똑같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당시 모델들이 스스로 스폰서를 원했기 때문에 기업인들 접대 자리에 나가곤 했다"며 "검사들이 접대는 받았지만 모델들 스폰서를 했는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그는 "검사들의 경우 돈은 안 쓰고 입만 살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A씨는 "당시 검사들이나 기업인들 접대 자리에 나갔던 모델들은 다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있다"며 "누가 접대 자리에 나갔는지 실명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접대 비용과 관련해 "오래전 일이라 정확하게 생각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A씨는 "모델에이전시의 기업인 성접대 사건이 언론에 크게 보도된 이후 나는 모델에이전시 사업을 접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A씨는 "내가 선후배 관계가 잘돼 있는 검찰의 특성을 잘 알고 있어서 정씨가 폭로한다고 할 때 하지 말라고 말렸다"며 "결국 (검사 스폰서 의혹의 핵심 인물들이) 무혐의 처분을 받지 않았냐"고 진상규명위와 특검 결과에 불만을 터뜨렸다.

A씨는 "억울한 사람은 정씨뿐"이라며 "내가 지금에 와서 20년 전의 접대 사실을 털어놓는다고 해서 (검사 스폰서 의혹이) 다시 이슈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PD수첩 '검사와 스폰서3' 방영... "진상 규명 아닌 진상 은폐"

한편 12일 밤 방영되는 MBC 'PD수첩'('검사와 스폰서3-묻어버린 진실')에서는 '검사 스폰서 사건'의 새로운 사실인 A씨의 증언을 방송할 예정이다. 또한 정씨의 비서가 관리했던 검사 접대 돈봉투 이야기와 정씨가 지난 1991년 도의원에 당선됐을 때 축전을 보내온 인사들의 명단이 적힌 자료도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다. 축전을 보내온 인사 명단에는 박기준 전 부산지검장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진은 "검찰 진상규명위의 조사결과를 검증해본 결과, 진상 규명이 아닌 진상 은폐로 봐야 할 정도로 심각한 사실 왜곡과 은혜 의혹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태그:#검사 스폰서, #정씨, #모델에이전시, #MBC 피디수첩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