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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외국어고등학교 교사들이 성적우수 학생들의 성적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생활기록부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도감독 책임이 있는 인천시교육청이 감사 내용을 축소했다는 주장도 나와 성적조작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시교육청은 인천외고 3학년 담임교사가 지난 6월 실시된 대입수능 모의평가에서 학생 6명에게 정답을 알려주는 등 부정행위를 한 사실을 적발해 해당 학교법인에 중징계를 요구했다고 8월 30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학교 측의 감사 요청에 따라 지난 7월 감사를 실시했다.

인천외고 성적조작 사건은 6월 성적우수 학생 6명에 대한 성적조작이 이뤄지고, 교사와 학부모들 사이에서 소문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알려졌다. 학교 측은 해당 담임교사를 감봉 처분하는 것으로 진화하려 했으나, 학부모들 반발이 거세지면서 결국 시교육청 감사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시 교육위원 출신인 노현경 시의원은 1일 "시교육청이 인천외고 성적조작 사건을 교사의 잘못으로만 몰고 있다"며 "시교육청 감사 결과와 자체 조사 결과가 달라 시교육청에 2차 감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추가로 최근 인천외고의 한 학부모로부터 3학년 일부 교사들이 현재 3학년 학생들의 1학년 담임교사들에게 학생부를 수정, 보완해줄 것을 요구했다는 제보를 받아 추가 감사를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시험감독자 지정 잘못

현행 '인천시 중ㆍ고등학교 학업성적관리 시행 지침'은 성적 부정 개연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담임교사의 자기 학급 시험 감독을 배제하도록 하고 있음에도, 인천외고 교사들은 지난 6월 10일 실시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대입수능 모의고사 시험 감독자를 지정하면서 총50교시(5교시×10개 반) 중 23교시(46%)를 담임교사가 감독하게 편성했다.

특히, 3학년 A반 담임인 B교사는 모든 교시에 자기 학급 시험을 감독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답안지를 복사해 특정 학생 6명(=관리 중인 성적우수 학생들)에게 시험시간 중에 은밀히 전달한 것으로 시교육청 감사 결과 드러났다.

조직적 성적조작 의혹

인천외고 성적조작은 한 차례로 그친 것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6월에 실시된 수능 모의평가 부정행위 외에도 지난 7월 8일 시교육청이 주관한 전국연합 학력평가에서도 6월 성적조작에 연루된 학생에게 몸이 아파 결시한 두 학생의 답안지를 대신 작성하게 했다.

한 차례도 아니고 여러 명의 학생이 성적조작에 반복 연루됐다는 점으로 미루어 수시나 입학사정관제에 대비하기 위해 생활기록부에 남는 모의고사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고 반복적으로 성적조작이나 답안지 유출을 해왔을 의혹이 제기된다.

더욱이 일부 3학년 교사들이 현재 3학년 학생들의 1학년 담임교사들에게 학생부 수정과 보완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3학년 담임교사 3명이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학교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지시 또는 묵인 등이 없이는 가능하지 않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익명의 한 교사는 "성적조작은 사실이다. 학부모들 사이에 갈등이 커져 학교에서 감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 모의 수능 성적은 생활기록부에 남아 수시전형에 참여하는 학생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예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 터져, 선생님들이나 학생들 모두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학교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노현경 의원은 "수시나 입학사정관제 전형과정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것을 의미하며, 교육과학기술부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대입 수능모의고사 관리와 평가가 얼마나 허술하게 돼왔는지를 보여주는 일례"라고 지적했다.

또한 "시교육청은 이 문제를 한 학교와 교사 개인의 문제로 축소하려 한다"고 한 뒤 "교육청이 내신 성적에 영향이 없다고 보도 자료를 통해 밝혔으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전국 대입수능 모의고사는 수시전형이나 입학사정관제의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어 생활기록부에 남기고 있는 만큼, 입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재발 방지를 위해 시교육청의 강도 높은 감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참교육학부모회인천지부(인천참학)도 2일 성명을 통해 생활기록부조작 의혹을 철저히 조사할 것을 주장했다.

인천 참학은 "공립교원이었다면 교직복무심의위원회 규정에 의해 해임 이상의 징계 대상이 되는 사안이지만, 사립학교라 해당 교사에게 감봉 및 담임 배제라는 징계가 내려졌다"면서 "교육청은 제식구 감싸기 등의 부실한 감사가 되지 않도록 철저한 추가 감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천외고, #인천참학, #노현경, #성적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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