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 힘차게 도약하는 ㈜프리챌과 같이 성장하실 젊고 패기 넘치는 유능한 경력직 승무원을 초빙합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프리챌이 '승무원을 초빙'한다는 채용공고를 냈다. 그런데 이 공고는 승무원 경력과는 다소 무관해 보이는 '전략기획팀' 직원을 뽑는 것이다. 담당업무는 '전략기획(마케팅, 홍보, 언론 PR), 대외협력(제휴프로모션, 대외업무 기획 및 추진)' 등이다.

이 공고에서 내건 지원 자격으로는 경력직 승무원뿐 아니라 미인대회 출전 또는 수상자, 모델·탤런트 경력자, 아나운서·리포터 경력자 등이 나열돼 있다. 또한 학력은 '무관'하지만 경력은 1년 이상 되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큰사진보기

▲  프리챌이 올린 채용공고다. 이 공고에서 내 건 지원 자격에는 경력직 승무원, 미인대회 출전 또는 수상자, 모델·탤런트 경력자, 아나운서·리포터 경력자 등이 나열되어있다.

프리챌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승무원이나 미인대회 출신이라는 자격 조건을 둔 건 일종의 역발상"이라며 "그 같은 경력을 가진 사람들은 사회에서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들여 키운 인재들이기 때문에 사람을 만나는 대외 홍보나 기획 업무에도 뛰어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승무원이나 모델 경력이 없어도 지원은 가능하며, 실제로 해당 경력은 없지만 기획 업무에 관심이 많은 남자 지원자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역발상'으로 조건을 내걸었다는 프리챌 측의 설명에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듀나의 영화낙서판'에 글을 올린 누리꾼 '마르타'는 "역발상 한 번만 더 하면 수영복 심사도 하겠다"며 발끈했다. 누리꾼 '바오밥나무'도 "누가 보면 프리챌이 승무원교육학원 같은 새 사업을 시작하는 줄 알겠다"며 "길이길이 회자될 역사적인 채용공고"라고 평가했다.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네이트에 글을 올린 누리꾼 '김현수'는 "이런 게 바로 노이즈 마케팅"이라며 "500만 원으로 50억 원의 광고 효과 발생"이라고 말했다.

용모를 기준으로 둔 차별적인 공고라는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남녀 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법에 따르면 모집·채용 시에 직무 수행에 필요하지 않은 외모나 키, 결혼 여부 등의 조건을 제시할 경우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도록 돼 있다.

"저건 회사 내규로 암암리에 정할 수는 있어도 공고에 저렇게 내면 외국 같으면 소송 대박 맞고 회사 문 닫는다."(ㅎㅁ, 디시인사이드)
"현재 기획 공부하는 처자인데 진짜 그러지 맙시다, 못 생기고 싶어서 못 생긴 건 아니잖아."(박진아, 네이트)
"학력 무관에서 뻥 터졌다, 예쁘면 학벌도 상관없다 이거지?"(김미령,네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