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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한옥학교
 지용한옥학교
ⓒ (주)CPN문화재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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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먹을 놓는 이광복 도편수
 머리먹을 놓는 이광복 도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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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홍천의 깊은 산골, 버려진 폐교에 전통 건축의 맥을 잇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큰목수인 신영훈 선생님이 교장으로 참목수의 양성을 위해 설립된 '지용한옥학교'이다. 폐교를 활용하여 강의실, 실습장, 치목장을 만들었고 2010년부터 5년 과정으로 전통 목수를 양성하고 있다.

이곳에서 전통목수를 키워내는 일을 하는 이광복 도편수는 조원재, 이광규로 내려오는 조희환 선생님의 제자로 전통 건축의 맥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그는 도편수 일을 하면서도 지용한옥학교에서 후학을 가르치고 있어, 몸이 열개라도 모자를 것 같다고 한다. 그러나 먼저 산 사람으로서 후학을 키우는 즐거움에 힘든 줄도 모르고 살아간다는 이광복 도편수를 만나 한국의 전통 건축에 대해서 들어보았다.

먹줄을 치는 이광복 도편수
 먹줄을 치는 이광복 도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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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건축이란 어떤 것인가요?
"한옥의 정의는 기단과 초석과 지붕이 있으면 콘트리트로 지어도 한옥이에요. 철로 지어도 한옥이죠. 그런 재료들은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것이거든. 그런데 우리가 오천년이라는 역사 속에서 구태여 나무를 이용해서 집을 만들고, 불이 나도 또 나무로 만든 이유가 있어요. 나무라는 것은 무한한 재생이거든요.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나무가 잘 자라나니까, 무한한 재생의 자원을 계속해서 활용해 온 거지요."

-한국 전통 건축의 특징을 설명해 주신다면?
"서양 건축을 보면 기단하고 초석이 없어요. 그게 좋다고 우리는 받아들였죠. 그러면 서양에서 기단하고 초석이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서양에서는 기단하고 초석이 있는 것이 신전밖에는 없어요. 그런데 우리는 기단하고 초석이 민가에도 있어요. 기단이 높으면 높을수록 권위의 건물이죠. 우리 스스로가 가장 신들하고 가까운 민족이에요. 그런 것은 대단한 자부심이에요."

"예전 기법 잇는 게 중요…현대 전통건축엔 곡선이 없다"

대자귀질을 하는 이광복 도편수
 대자귀질을 하는 이광복 도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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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전통 건축과 지금의 현대 전통건축의 차이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과거에는 나무도 대패질을 해서 아주 곱게 다듬었는데 지금은 나무를 어떻게 하냐, 기계를 이용해서 반듯이 깎아버리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문제는 무엇이냐, 우리의 곡이 없어져 버린다는 거지요. 적정한 나무를 이용할 수 없게 됐다는 말이에요. 지금 모든 나무는 직선이에요. 인간이 만든 직선을 한옥에다 대입시켜버리니까 경직되어 버린 거죠. 그렇게 해서는 안됨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전통 집들은 거의 다 직선화 되었죠. 부재들도 사각으로 해서 곡선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에요.

기계를 쓰느냐, 손으로 하느냐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옛날에 만들었던 건물과 비교해 봤을 때 그런 맛이 나느냐 안 나느냐 그게 문제예요. 기계를 써도 그 맛을 내는 사람이 있고 못내는 사람이 있거든요. 예전부터 내려오는 그 기법을 그대로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죠."

-선생님께서는 조원재, 이광규로 내려오는 조희환 선생님의 전통을 이어받으신 것으로 아는데…
"윗대 어른부터 초(기초)나 이런 것을 보면…저는 그것을 꼭 그대로 전수하고 있어요. 꼭 그대로 이것이 기문(技門)의 초다해서 전수시키니까 그것이 그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죠. 내가 이번에 존덕전 해체수리를 하는데, 창덕궁 존덕전 초를 보니까, 내가 지금 쓰는 초하고 똑같아요. 아 그래서 이게 이광규, 조원재 선생님과 같은 뿌리에서 나온 초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대패질을 하는 이광복 도편수
 대패질을 하는 이광복 도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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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한옥학교에서 후학들에게 어떤 것을 가르치시나요?
"올해 3월부터 시작해서 지금 6월이 지났는데, 한옥을 하나하나 접하다 보니까 배울 것이 너무 많은 거예요. 시간이 너무 짧아요. 우선 민도리집에서 시작해서 커리큘럼대로 다포집까지 일차로 해 보고, 그 다음 학기 때에는 집 짓는 실습을 일대일로 해서 집을 지을 거예요. 그렇다고 그것이 다는 아니에요. 내년에는 현장에서 가르칠겁니다. 우리는 지금 산학을 가지고 있어요. 이론, 실습, 현장이 한 학교 안에서 다 돌아갑니다. 기둥을 깎아볼 일이 있으면 현장에 있는 기둥을 가져와서 직접 학생들이 깎아보게 하고, 또 도리를 깎아볼 일이 있으면 도리를 깎아보게 하고. 그 다음에 나가서 이론 수업받고 다시 실습장에서 만드는 것을 한번 해보고…그런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죠. 아마 이런 시스템의 학교는 전국 대학을 통틀어서도 없을 거예요."

-전통 건축을 하시면서 아쉬운 점들은?
"문화재 공사나 전통 건축에 대해 보통 최고의 예술이라고 하거든요. 작품이라고 하고. 개인의 생각을 정리하고, 개인의 활동이 담긴 예술 작품인 거죠. 그러나 정부의 입찰제도 안에서는 설계가 100원이면, 85원에 입찰을 받아요. 그렇다고 그 85%가 다 투입되냐? 거기에 25%는 이것저것해서 없어져요. 그러면 문화재적으로 가치가 있는 집을 60%도 안되는 비용으로 공사한다는 거예요. 60%도 안되는 비용으로 100%를 내려고 하면 이것은 문화재의 가치가 없게되는 것이죠. 그게 지금의 시스템이에요."

-선생님께 전통 건축이란 어떤 것이고, 전통 건축에서 선생님의 목표가 있다면?
"나는 목수를 하면서도, 목수일 자체를 예술 장르로 생각해요. 이 시대에도 문화적 가치가 있는 것들이 남아서 후대에 전수되어야 하죠. 아파트같은 집들만 전달되면 후대에서 지금의 문화를 어떻게 평가할 거냐 이 말이죠. 평가는 후배들의 몫이고, 나는 내가 만든 건물이 하나라도 잘 살아남아서, 이 시대가 가치있는 것이 되었으면 해요. 있는 건물이라도 제대로 나무를 살려서 그나마 훼손 안 되게 하는 게 내 목표죠."

이광복 도편수의 스승인 조희환 도편수
조희환 도편수(대목)은 중요무형문화재 74호로 궁궐·한옥 건축에 있어 당대 최고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1984년 송광사 대웅보전 7차 중창 불사에서 도편수가 됐으며 프랑스 고암서원, 경북 청도 운문사 대웅보전 등의 기념 건축물을 남기고 지난 2002년 12월 26일 별세했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이광복 도편수
 학생들을 지도하는 이광복 도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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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을 지도하는 이광복 도편수
 학생들을 지도하는 이광복 도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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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복 도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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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CPN문화재 방송국 뉴스와 동시제공 됩니다.



태그:#이광복 도편수, #지용한옥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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