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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자리지구지정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볍씨학교 터전 지켜달라는 홍보에 학부모들이 나섰다.
 보금자리지구지정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볍씨학교 터전 지켜달라는 홍보에 학부모들이 나섰다.
ⓒ 변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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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보금자리주택 3차 광명시흥지구에는 10년 전부터 대안학교의 모델이 되어왔던 풀씨학교, 볍씨학교도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풀씨학교, 볍씨학교에는 현재 200여 명이 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땅과 자연을 터전 삼아 배움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볍씨학교는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 우수대안교육시설로 선정되기도 했다.

볍씨학교가 갖는 가장 큰 힘과 장점은 지역과 소통하는 학교라는 점이다. 현재 광명시내 2개 곳의 지역아동센터를 매달 방문해 볍씨학교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매달 광명시 지역 곳곳을 누비며 어린이 벼룩시장, 어린이 전래놀이마당 등 동네활동을 열고, 장애아 통합교육 현장을 찾아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고 있다. 지역 학부모들을 위한 강좌와 초등학교 어린이 방과후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개최해왔다.

무엇보다 볍씨학교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광명을 사랑하고 정주의식(定住意識)이 높다. 실제로 볍씨학교를 다니기 위해서 수도권과 타 지역에서도 광명으로 전입해 오는 사례도 많다. 볍씨학교는 광명 지역사회와 생태에 기반을 둔 지역학교이기 때문이다. 볍씨학교 10년의 역사는 대안교육 실험의 역사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타 지역에도 모범적인 모델로 전파되고 있다.

광명은 '평생학습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전국 지자체 중에서도 가장 먼저 나서서 광명을 '평생학습도시'로 선포하기도 했다. 매년 평생학습원 주최로 오리문화제 평생학습축제가 열린다. 올해 5월에도 어김없이 광명실내체육관에서 어린 아이부터 성인, 노인에 이르기까지 시민들이 함께 모여 다양한 문화 체험과 축제의 장(場)을 펼쳤다. 그만큼 광명은 이웃과 지역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민주 시민을 육성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징표다.

광명에는 현재 풀씨학교, 하늘 어린이집과 같은 생태유아교육기관과 볍씨학교, 큰나무학교, 구름산 학교 등 대안교육 현장이 있다. 이러한 교육 현장을 적극 지원하는 것은 평생학습도시의 위상을 높이고 광명시가 추구하는 다양한 민주시민 교육의 장을 발굴하는 광명시의 교육적 가치와도 잘 어울린다.

보금자리사업이 정부 시책이라는 이유만으로 광명시의 우수 교육 자산이 없어지는 것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 광명시가 먼저 나서서 중앙정부와 국토해양부, LH공사 측에 볍씨학교를 제3차 보금자리 주택지구에서 제외시켜 줄 것을 요청해 주기를 바란다.

90년대 초반 영국의 대안학교 '써머힐'은 정부로부터 폐교 명령을 받았다. 그런 상황에 굴하지 않고 학생들은 자신들을 변호해줄 변호사를 찾아 학교 살리기에 적극 나섰다. 영국 법정은 학생들의 손을 들어주었고 결국 '세계대안교육한마당'을 써머힐에서 개최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지금도 정열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림책 작가 '존 버닝햄'은 써머힐의 상징 인물과도 같다. 소외된 이들과 세상에 대한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운 그의 시선은 써머힐의 교육 배경으로부터 나온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명시도 볍씨학교와 같은 대안학교 학생들이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광명을 사랑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넘쳐나는 곳, 평생학습도시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볍씨학교 학생들이 자긍심을 갖고 계속 학습하고 꿈을 키워 갈 수 있도록 격려해 주기를 바란다.


태그:#볍씨학교, #광명YMCA, #대안학교, #보금자리, #광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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