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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째 쌀쌀하더니 오늘(12일)은 기온이 더 떨어진 데다 비까지 내립니다. 뉴욕시민들은 아예 겨울 코트를 다시 꺼내 입고 다니는데 대표단은 가벼운 봄옷차림이라 감기 들까 걱정됩니다.

 

러시아 유엔대표부가 지원하고 러시아 싱크 탱크인 PIR 센타(The Russian Center for Policy Studies)가 주최하는 'NPT-2010' 백서에 관한 세미나가 진행되었습니다. 블라디미르 올로프(Vladimir Orlov) PIR 국장이 NGO의 관점에서 NPT 체제 강화와 관련된 이슈들에 대한 의견을 발표하고 세르게이 로브로프(Sergey Lavrov)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에 대한언급을 통해 NPT 체제 강화에서 NGO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올르프 국장은 로 CTBT 비준, 핵군축, 중동, 유럽, NPT 밖에 있는 국가,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 IAEA의 역할, 비확산에서 교육의 중요성 등을 NPT 체제강화를 위한 주요하고도 긴급한 이슈로 제기했습니다.

 

그는 이스라엘과 파키스탄에 대해서는 NPT 가입을 촉구하면서도 인도에 대해서는 이를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첨석자들의 그 이유와 배경을 묻자 올로프 국장은 "인도문제는 대단히 현실적이고 논쟁적 이슈다"라며 "인도는 P5의 6번째 멤버로 간주되어야 하며 NPT에 사인(?)하는 대신 공식적인 핵무기 보유국과 유사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답변했습니다.

 

 

오후 3시에는 제 1위원회와 제 2위원회가 동시에 개최되었습니다. 제1위원회에서는 우크라이나, 이라크, 남아프리카 공화국, 필리핀 정부 대표가 핵무기 보유국의 완전한 핵군축 이행을 촉구했습니다.

 

한국 정부 대표는 "소극적 안전보장(NSA)에 대한 단서 조건은 NPT체제를 강화하고 NPT를 가입하지 않은 나라가 조약에 가입하도록 하는 인센티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북한과 이란에 대해서는 NSA 대상에서 제외하고 북한이 NPT에 복귀하는 대가로 NSA를 보장하겠다는 미국의 대북 핵정책을 그대로 따르는 것입니다. 이처럼 핵정책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독자적 목소리와 행보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외 평통사 NPT 대표단은 '핵무기 협약 및 NPT 법적과제와 전망'에 대한 사이드 이벤트에 참가했습니다. 핵무기협약은 NGO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NPT의 새로운 이슈 중의 하나입니다.

 

오후 7시에는 맨허튼 다운타운가에서 재미 한인 청년단체인 노둣돌과 브레히트 포럼 공동 주최로 "한반도의 핵문제와 평화 그리고 통일"이라는 주제의 토론 행사가 있었습니다. 이 행사에는 평통사의 고영대 대표와 NGO 컨퍼런스의 전체 준비자였던 조셉 거슨, 그리고 노둣돌의 주연씨가 발제 및 토론자로 나왔습니다.

 

조셉 거슨은 한국전쟁 당시 미국이 한반도에 핵을 사용하려 했던 사실에 대해서 아주 상세한 자료를 제시하며 설명하였고, 고영대 대표는 미국의 대북 공격적 군사 전략과 한미동맹 때문에 북한의 핵개발을 한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마지막 발제자였던 노둣돌의 주연님은 미국 내 한국인처럼 소수민족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 토로하고, 조국이 분단되어 어려움이 더 큰 것 같다고 하였습니다. 빨리 한반도에 전쟁이 끝나고 통일이 된다면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들에게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하여 청중의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발제에 이어 청중과의 대화시간이 이어졌는데 한 참석자는 남북한 군사력의 비교에 관한 설명을 요구하였습니다. 고영대 대표는 이미 한국은 노무현 정부 때 남한이 북한보다 군사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보고서를 제출한 바가 있고, 미국 정부도 이미 1970년대에 남한의 군사력이 북한을 압도하고 있음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보고가 있었음을 소개했습니다. 이런 이유를 근거로 주한미군이 철수되어도 남한의 안보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미국 뉴욕의 단체인 'Granny Peace Brigade'(평화를 위한 할머니 부대?)소속의 리디아는 한국인으로서 현 유엔 사무총장인 반기문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이에 고영대 대표는 웃음을 지어보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난 5월 1일 NGO 컨퍼런스에서 반 총장이 연설을 하자 참석한 NGO들이 기립박수로 환호하는 모습을 보며 기분이 좋지 않았다. 지금 옆 자리에 계시는 조셉 거슨 씨가 행사장 밖에까지 나가 반 총장을 에스코트하는 모습을 보며 한편으로 씁쓸했다. 사실 평통사는 반 총장의 연설이 있던 날 컨퍼런스 룸에서 피켓 시위를 하려 했었다. 그 이유는 반기문 총장이 한국의 외무장관 시절에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합의해 준 장본인이며 결국 이러한 친미적 외교 행위가 미국의 눈에 들어 유엔 사무총장의 자리에 오른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볼 때 반기문 총장은 평화의 대사가 아니라 전쟁과 갈등의 대사라고 생각한다."

 

자연스레 마이크가 조셉 거슨에게 넘어갔고 그는 "시위를 하지 않아주어서 고맙다"고 하여 참석자들의 웃음을 이끌어 내었습니다. 조셉 거슨은 "당시 판단은 어떻게든 NGO들의 의견에 대한 GO의 입장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으며 그런 차원에서 반 총장을 NGO 컨퍼런스에 초청한 것이다, 한국의 외무장관 때와 지금은 입장이 좀 다를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반 총장을 두둔(?) 하였습니다.

 

행사의 마지막에 사회자의 제안으로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 때문에 자신의 삶의 터전에서 쫒겨나는 주민들과 그들의 투쟁에 대한 연대의 메시지를 현수막에 적었습니다다. 조셉 거슨의 메시지가 인상적입니다. "양키 컴 홈!"

 

노둣돌 행사에는 빠짐없이 참석하신다는 평화재향군인회의 한 회원은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죽어간 미군의 숫자를 모자에 붙이고 다닙니다. 그리고 '당장 한국전쟁을 끝내라'라는 배지도요.

 

뉴욕의 젊은 한인들, 평화활동가들과 한반도의 평화, 핵문제의 해결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태그:#NPT, #평통사, #노둣돌, #조셉 거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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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비핵화 #평화협정 실현 #사드철거...성역화된 국방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감시와 대안있는 실천으로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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