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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 김창진 교수의 강의를 듣고

지난 1월 7일 오후 7시, 한국관광공사 3층 회의실에서는 철도 민간조직인 희망來일(가칭) 설립을 위한 제14차 준비모임이 있었다.

희망來일(가칭)은 한반도의 대외관계가 미국-일본에 치우쳐 있다는 문제의식 아래, 한반도 북쪽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한민족의 미래 대안을 한반도 북쪽에서도 모색하며, 궁극적으로는 한반도가 유럽까지 연결되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취지를 가지고 그 설립이 준비되고 있다. 

남북철도의 연결과 관련된 지원사업, 시베리아철도 연결사업, 나아가 유럽으로의 연결사업을 꿈꾸고 있고, 한반도의 북쪽인 만주-시베리아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일과 동북아 평화와 공동 번영을 모색하는 국민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한완상 전부총리가 이사장으로 내정되었고, 3-4월 경에는 사단법인으로 발족할 예정이다.

희망來일(가칭)은 첫 번째 사업으로, 이번 여름인 7-8월에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함께 타고 가는 프로그램을 마련 중에 있다.

이번 제14차 준비모임은 이에 앞서 시베리아에 대한 학습을 목표로 진행된 것인데, 성공회대 김창진 교수를 모시고 '시베리아의 꿈과 시베리아 횡단열차'라는 주제로 1시간 30분에 걸쳐서 강의를 들었고, 저녁식사를 겸해서 토론이 이어졌던 것이다.

이날 참석자는, 김용석(희망래일 준비위원장), 이동섭(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 이상익(마산, 사회복지운동), 유희인(예비역 공군 소장), 이충렬(부동산 디벨로퍼),  정기영(충주, 사회운동), 최종기(안산시민신문 대표), 윤호영(주, 호치 대표이사), 허영(춘천, 일촌나눔운동), 황광석(동북아평화연대), 신옥자(관광공사 팀장), 유영주(희망래일 간사), 김창진 교수 등 13명이었다.

김창진 교수 강의를 들으면서,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찬탄을 아끼지 않았다. 아! 우리가 시베리아에 대해서 얼마나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던가? 시베리아가 장난이 아니구나! 우리에게 너무나도 멀고 먼 시베리아가 사실은 우리 가까이에 있는 것이구나! 감탄과 탄성이 이어졌다.

김창진 교수, 참 대단하다. 어떻게 이렇게 문학과 영화와 문화, 역사와 인간과 자연과 혁명이론을 잘 버무려서 시베리아를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인간의 고뇌와 고통, 창조를 위한 몸부림, 역사의 반전과 혁명사상, 중심과 변방의 그 기막힌 역전을 시베리아를 통해서 이렇게 멋지게 그려낼 수 있단 말인가?

시베리아는 버려진 땅인가? 아니면, 꿈과 희망의 대안인가?

짧은 지식 탓에 김창진 교수의 강의 내용 모두를 소개할 능력은 없고, 몇 가지 느낌만 간략하게 서술하고자 한다.

1. 광활하고 독특한 땅 - 무한한 자원의 보고, 시베리아

우랄산맥으로부터 태평양 연안에 걸친 시베리아 대륙은, 최대 지구 표면의 1/12, 러시아 영토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쪽 러시아 대 아시아쪽 러시아라는 러시아의 2중적 정체성의 본질을 구성하고 있다. 광활한 자연과 원시적인 인간 공동체가 유지되고 있고, 18-19세기에는 전제주의 치하에서 자유와 해방을 갈구하던 혁명가들의 유배지로, 멀고도 험한 여정의 상징이었다. 극적으로 대비되는 양면성과 모순의 집합체라고 김창진 교수는 시베리아를 규정한다.

2. 변방의 논리

19세기 러시아는 유럽의 변방이었다. 전제정과 농노제가 있었고,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황실과 가장 가난한 농민이 있었다. 그러나, 유럽은 러시아를 무서워한다. 나폴레옹과 히틀러 2차례에 걸쳐서 유럽의 지배세력은 러시아를 침공했고, 러시아와의 싸움에서 패하면서 결정으로 유럽의 지배세력 자체가 붕괴되는 결과로 나왔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유럽의 변방이었지만, 문화예술의 중심이었다. 똘스또이, 도스또옙스끼, 라스뿌찐, 볼쇼이... 변방의 자유로움, 열패자의 넓은 시야, 창조적 대안의 모색 등 변방은 새로운 중심을 모색할 수 있는 조건을 갖게 된다는 것이 김창진 교수의 설파다. 재미있다. 시베리아는 러시아의 또 다른 변방인가?

3. 크로포트킨의 무정부주의

아나키즘을 무정부주의로 번역하는 것보다는, '자유-연대주의' 라고 하는 것이 맞다고 김창진 교수는 말한다. '만물은 서로 돕는다' 며 아나키즘의 창시자인 크로포트킨은 협동을 강조한다. "시베리아는 나에게 인생과 인간의 본질에 관한 참된 가르침을 주었다" 크로포트킨의 말이다. 아나키즘? 한번 파고 들어가 볼 만한 것 같다. 대안을 찾아서...

우리에게는 아마도, 1937년 스탈린 치하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되었던 고려인들의 귀환 문제도 중요한 관심사가 될 것이다. 최근 우스리스크에는 '고려인 이주 140주년 기념관'이 건립되었다.

시베리아 횡단 여행의 꿈, 광활한 대지와 시간의 시험, 인간 존재의 한계.  강요된 반쪽자리 한반도를 극복하고 북방의 웅대한 기상을 찾아 나서는 일. 아!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한번 몸을 맡겨보고 싶다...

덧붙이는 글 | 희망來일(가칭) 준비위원장 김용석

김용석 블로그 : http://blog.ohmynews.com/kys1220/rmfdurrl/309028



태그:#김창진, #시베리아, #남북철도, #김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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