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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에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해 오던 노동자 50여 명이 지난 닷새동안 경남 창원공단 곳곳에서 집회를 벌이며 '함께가 아니면 같이 죽자'고 호소했다.

'위장 청산 논란'을 빚고 있는 발레오공조코리아(옛 대한공조)에 소속되었던 노동자들이 23일부터 27일까지 창원공단 내 발레오써멀시스템코리아(주)와 신성텔타테크(주), 삼성발레오써멀시스템(주), 삼성공조(주) 앞에서 집회를 벌였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발레오공조코리아지회 조합원들은 26일 오후 창원공단 내 대림자동차 앞에서 열린 노동자대회에 참석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발레오공조코리아지회 조합원들은 26일 오후 창원공단 내 대림자동차 앞에서 열린 노동자대회에 참석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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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오공조코리아는 차량용 에어콘 콤프레샤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프랑스계 회사의 한국 법인이다. 이 회사는 지난 5월부터 직원 희망퇴직 등을 추진해 왔으며, 지난 달부터 회사 청산절차에 들어갔다.

프랑스 자본 '발레오'가 창원공단 내 4개 업체에도 투자한 것이다. 이에 노동자들이 회사의 일방적인 기업 폐쇄로 생존권이 박탈되었다며, 그 실상을 발레오의 투자회사에도 알리기 위해 '원정 투쟁'을 벌인 것.

대한공조(주)는 1987년 한국 주주와 일본 자본(젝셀)이 합작해 설립되었다. 그러다가 2000년 발레오가 지분 50%로 참여했고, 2003년 회사 이름을 '젝셀발레오공조코리아'로 바꾸었으며, 발레오는 이듬해 지분 100%를 확보해 경영권까지 인수하면서 회사 이름을 바꾸었다.

이 회사에 노동조합이 결성된 때는 1990년이었고, 노조는 1996년 민주노총에 가입했으며, 2001년 산별인 전국금속노조로 조직을 변경해 지금은 전국금속노조 충남지부 발레오공조코리아지회로 있다.

이 회사는 차량용 에어콘 콤프레샤 등을 생산해 GM과 쌍용자동차 등에 납품하고 일부는 러시아와 일본에도 수출해 왔다. 지난해 10월 외환위기로 물량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올해 들어 회사는 경영위기설을 유포했다.

희망퇴직과 임금삭감 등의 구조조정을 발표했던 회사는 지난 10월 주주총회를 열어 청산을 결정했다. 회사는 공장 폐쇄를 노조 지회에 통보했으며, 계속해서 일부 직원들의 희망퇴직이 진행되어 왔다.

그리고 회사는 지난 10월 30일 직원들에게 "11월 30일자로 남은 직원들에 대해 전원 해고한다"는 안내문을 보냈다. 당시 회사는 퀵서비스를 통해 이같은 안내문을 보낸 것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발레오공조코리아지회 조합원들의 몸벽보.
 전국금속노동조합 발레오공조코리아지회 조합원들의 몸벽보.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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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하지 않고 남아 있는 조합원은 102명이다. 당초 직원은 186명이었는데, 사무직 40명은 일괄 사표를 냈고, 44명은 희망퇴직한 상태다. 노조 지회는 주한프랑스대사관과 노동부 천안지청 앞에서 1인시위 등을 통해 '위장 청산' 철회 등을 촉구했다.

노조 지회는 일본 원정 투쟁도 벌이고 있다. 조합원 3명과 금속노조 간부 등 5명은 지난 23일 발레오 일본 회사에 교섭을 요구하기 위해 일본으로 간 것이다. 노조 지회는 앞으로 프랑스 투쟁단 파견도 계획하고 있다.

창원에 온 조합원들은 "함께가 아니면 같이 죽자. 공격적 라인폐쇄 철회, 살인적 정리해고 중단, 구조조정 철회 및 고용보장, 회사의 정상화 방안 제시"라고 쓴 몸벽보를 붙이고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발레오 투자 업체 앞에서 오전과 오후로 나눠 집회를 열고, 한국노총 소속 노동조합과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26일 대림자동차 정문 앞에서 열린 '경남노동자대회'에 깃발을 들고 참석하기도 했다.

장인호 금속노조 충남지부 부지부장은 "발레오공도코리아는 작년까지만 해도 흑자를 내면서 알짜배기 기업이었고, 다른 기업으로부터 부러움의 대상이었다"면서 "하루 아침에 느닷없이 해고 통보를 받았는데, 이윤만 챙기겠다는 해외자본에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 조합원은 "대개 노동자들은 15년 안팎으로 한 공장에서 일해 왔으며, 하루 아침에 길거리로 내몰리는 신세가 되었다"면서 "공장을 없애지 않고도 얼마든지 경영정상화를 할 수 있는데, 회사는 청산 절차만 밟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창원에 닷새동안 머물면서 민주노총 경남본부 4층 강당에서 잠을 자고, 식사를 해결하기도 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발레오공조코리아지회 조합원들은 26일 오후 창원공단 내 대림자동차 앞에서 열린 노동자대회에 참석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발레오공조코리아지회 조합원들은 26일 오후 창원공단 내 대림자동차 앞에서 열린 노동자대회에 참석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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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발레오공조코리아, #금속노조, #발레오자본,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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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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