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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25일 대전시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2009 지역신문컨퍼런스’를 개최했다.
▲ 지역신문컨퍼런스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25일 대전시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2009 지역신문컨퍼런스’를 개최했다.
ⓒ 지역신문발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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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의 건전한 발전기반을 조성하여 여론의 다원화, 민주주의의 실현 및 지역사회의 균형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 제1조엔 이렇게 명시돼 있다. '여론의 다원화'가 가장 눈에 띈다. 그러나 미디어법 통과와 함께 서서히 색이 바래지고 찢어져서 보기가 너무 민망하다. 더욱이 한시법이다. 생명력도 다해가고 있다.      

이 특별법의 6년 시한이 내년으로 바짝 다가왔다. 그런데 지역 언론환경은 결코 나아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이하 지발위)가 25일 대전시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2009 지역신문컨퍼런스'를 개최해 눈길을 끌었다. 여느 해보다 분위기가 무거웠다. 이번 행사에는 지역신문 발행인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위원회가 사전에 심사 선별한 36개 신문사가 37개 지원 우수사례를 전시, 발표했다. 이들은 우수사례 발표를 통해 지역신문 발전을 위한 지원이 자사는 물론 독자와 지역사회를 어떻게 바꿨는지를 밝혔다. 그러나 이날 참석자들은 "소수 거대신문의 독과점적 시장지배구조 속에서 지역신문들은 모든 면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구동성으로 하소연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읽은 듯, 조성호 지역신문발전위원장은 "지난 5년 동안 일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지역신문지원 정책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지역신문들이 저마다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니 지역신문에 대한 공적지원도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지역신문들의 분발도 당부했다.

[# 사례 하나] '프로보노 운동' 착안한 비주얼 공익광고  '호평'

<영남일보>가 비주얼 비영리 공익광고를 기획, 게재해 인기를 끌고 있다.
▲ 시선 모으는 비영리 공익광고 <영남일보>가 비주얼 비영리 공익광고를 기획, 게재해 인기를 끌고 있다.
ⓒ 영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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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루의 나무도 소중히', '백원이 모여 일억이 되었습니다', '연장이 아닌, 연필을 쥐어주세요', '한 해 대기오염으로 6만 명이 사망합니다', '편견의 눈으로는 재능을 볼 수 없습니다'

사진과 곁들인 문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기사제목은 아니다. 무료광고 문구다. '광고가 없는 날 유료광고 대신 무료광고로 지면을 포장한다'고 해서 신문사 종사자들끼리 부르는 '대포광고'는 아니다.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시키기도 하지만 감동까지 선사하는 공익캠페인성 무료광고가 많은 지역민과 단체들로부터 인기다.

'프로보노(pro bono) 운동'에서 착안한 전략이다. 프로보노 운동은 해외신문들이 지면의 일부를 할애해 비영리 공익단체의 광고를 무료로 내주는 것을 말한다. 지역 문제에서부터 인류의 공동 이슈까지를 글로벌한 시각에서 바라보고 개선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한 공익광고가 때론 1면 머리기사 이상의 메시지를 함의한다.

<영남일보>가 '2009 지역신문컨퍼런스'에서 대상을 수상한 소식을 독자들에게 전했다.
▲ "2년 연속 대상" <영남일보>가 '2009 지역신문컨퍼런스'에서 대상을 수상한 소식을 독자들에게 전했다.
ⓒ 영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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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 방식도 다른 신문들의 방식과 달리, 파괴력 있는 이미지를 사용했다. 광고라기보다는 새로운 개념의 '비주얼 뉴스'인 셈이다. <영남일보>는 대한적십자사와 환경운동연합 등 대구·경북지역의 비영리 공익단체를 선정, 무료로 매월 4~8차례 전면 1~2개 면에 공익광고를 게재하고 있다.

'비영리 공익광고'로 <영남일보>는 25일 대전에서 열린 지역신문 컨퍼런스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도 편집국 기자들의 거주지를 중심으로 '동네뉴스 편집국'을 운영해 시민기자들과 함께 각종 동네뉴스를 발굴, 보도해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 사례 둘] 행정위주 보도 탈피, 휴먼스토리 지면 가득 '인기' 

<전남일보>가 휴먼스토리 '로컬와이드'를 고정적으로 보도해 큰 호평을 받고 있다.
▲ 로컬와이드 <전남일보>가 휴먼스토리 '로컬와이드'를 고정적으로 보도해 큰 호평을 받고 있다.
ⓒ 전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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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또는 지방의 행정위주 뉴스보도 관행을 과감히 탈피하여 바로 우리 주변의 실상과 휴먼스토리를 지면에 가득 담아낸다면 어떨까. 지역 일간지가 기획해 내보내고 있는 '로컬와이드'가 호평을 얻고 있다.

<전남일보>는 지난 5월 12일부터 전남지역 22개 시·군민의 다양한 모습과 이색적인 이야기를 소개하는 '로컬와이드' 판을 매주 화·목요일 두 차례 게재하고 있다. 독자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지면 곳곳에 배어 있다. 지역민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과 남도의 맛과 멋, 소리 등을 사진과 함께 지면에 고스란히 녹여 냈다. 가끔은 구수한 사투리도 담아 정겨움을 더한다.
  
'섬진강에 딱 하나 남은 나룻터 호곡마을', '순천에 가면 송광사 능허교 '엽전 세닢'', '여수 여자만 섬달천 참꼬막밭', '담양 삼지천마을 창평쌀엿'

한판의 지면에 시원스런 레이아웃과 눈에 쏙 들어오는 제목들, 큼지막한 사진은 그야말로 보는 신문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다. 지역의 '고고한 정신'과 '느림의 미학'을 지면에 담아내느라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지발위는 이번 지역신문 컨퍼런스에서 <전남일보>의 '지역의 현장을 알린다, 로컬와이드'를 최우수상으로 선정했다.

[# 사례 셋] 수산정책 바꾼 주간신문의 '참다랑어' 기획보도

수산정책을 바꾼 지역 주간신문 <한산신문>의 참다랑어 기획보도가 인기상을 받았다.
▲ 참다랑어와 500만원 기적 수산정책을 바꾼 지역 주간신문 <한산신문>의 참다랑어 기획보도가 인기상을 받았다.
ⓒ 한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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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랑어, 500만 원의 기적?'

주간신문인 <한산신문>이 '2009 지역신문 컨퍼런스'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이 신문사 김상현 기자는 '참다랑어, 500만 원의 기적'이라는 기획 취재로 인한 파급효과를 발표해 인기상까지 받았다.

김 기자의 '참다랑어, 500만 원의 기적'은 지난 2007년 지발위로부터 기획취재비 500만 원을 지원받아 참다랑어 양식의 길을 개척한 결과로 최근에는 통영시는 물론 경남도와 농수산식품부의 수산정책으로 채택될 만큼의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당시 김 기자는 일본 긴키대학의 참다랑어 양식기술을 공개하기 위해 한국 언론과 연구기관을 철저히 통제했던 연구소에 지역 주간신문기자로서 당당히 접근해 연구소 소장을 인터뷰하고 통영으로 초대해 참다랑어 양식기술을 통영에 전파하게 만든 주인공이다.

이로 인해 통영시는 기르는 어업 악화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참다랑어를 양식하자는 제안과 일본 긴키대학의 기술전수 등을 주선해 통영시의 수산정책과 경남도 나아가 우리나라 수산정책을 바꾸게 했다.

지역 주간신문이 우리나라 수산물 먹을거리 개발에 정책 개발자가 된 셈이다. 이러한 내용이 알려지자 많은 언론사들이 참다랑어 양식을 경쟁적으로 기획 취재하기도 했다. <한산신문>의 돋보인 취재력은 컨퍼런스 참가 기자와 지발위 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현장 투표에서 최다득표를 얻어 특별상인 인기상까지 수상했다.

한편 이번 컨퍼런스에서 예심을 통과한 37개 우수사례 중 <영남일보>를 비롯해 총 11개사가 최우수상, 우수상, 특별상 등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수상작들은 다음과 같다.

◇ 대상(1)
영남일보(비영리공익광고를 통한 지역사회 기여 방안)

◇ 최우수상(2)
전남일보(지역의 현장을 누빈다, 로컬와이드)
홍성신문(지역신문의 광고정책)

◇ 우수상(7)
강원일보(신문활용교육(NIE)의 기적)
강진신문(지역신문지원 후 경영개선 효과)
구로타임즈(시 산하기관 부조리 해부)
군포신문(군포인터넷 방송을 통한 수익창출 방안)
매일신문(사진 디지털화를 통한 지역사회 기여 방안)
용인시민신문(사회적기업 내리사랑베이커리 설립)
한산신문(참다랑어, 500만원의 기적)

◇ 특별상(1) - 참가자 투표 선정작
한산신문(참다랑어, 500만원의 기적)


태그:#지역신문컨퍼런스, #지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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