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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별로 분류된 조기를 나무상자에 담아 옮기고 있다.
 크기별로 분류된 조기를 나무상자에 담아 옮기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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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알이 굵은 조기 한 마리를 들어 보여주는 금영수산 대표 고금영씨.
 씨알이 굵은 조기 한 마리를 들어 보여주는 금영수산 대표 고금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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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수협공판장은 한밤 중인데도 활기가 넘친다. 최근 조기 풍어로 인해 조기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아주머니들이 제주도에서 잡아온 조기를 선별하고 있다. 금영수산 고금영(50)대표는 난생처음 씨알이 굵은 조기가 많이 나온다며 커다란 조기 한 마리를 들어 보여준다.

"씨알이 굵은 게 많이 나와요. 이런 일은 난생 처음이에요."

고 대표는 지난 3일 조기 한 상자의 경매가가 "영광 법성포는 9만 원, 여수는 8만 원이었다"고 한다. 한 상자의 무게는 17kg, 마릿수는 145마리다.

조기 선별에 밤을 지새우는 아낙네들

아주머니들이 제주도에서 잡아온 조기를 선별하고 있다.
 아주머니들이 제주도에서 잡아온 조기를 선별하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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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에 가지런히 쌓인 조기들은 윤기가 자르르하고 그 빛깔이 유난히 누렇다.
 상자에 가지런히 쌓인 조기들은 윤기가 자르르하고 그 빛깔이 유난히 누렇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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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밤 11시 30분경 여수수협공판장은 조기 선별작업이 한창이다. 다음 날 새벽 시작되는 경매를 위해서다. 아주머니들이 크기별로 분류된 조기를 나무상자에 담는다. 상자에 가지런히 쌓인 조기들은 윤기가 자르르하다. 배를 위로 드러낸 조기는 그 빛깔이 유난히 누렇다.

옛날에는 영광 칠산 앞바다와 연평도 어장에서 조기가 많이 잡혔다. 하지만 요즘은 제주도와 추자도 근해에서 조기가 많이 나온다. 칠산 앞바다와 연평도에서 사라진 조기떼가 서식 환경의 변화로 추자도와 제주도 근해에서 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조기 풍어는 조업 환경의 변화와 조기의 산란시기가 빨라진 것도 한 이유다. 해경의 싹쓸이 중국어선의 단속과 5년 이상 되어야 산란을 했던 조기의 산란시기도 3년이나 빨라졌다. 조기는 11월 말경에 물알을 배기 시작하여 봄이 되면 알이 단단해 진다. 이때 잡히는 알배기 조기는 값도 두 배 이상 껑충 뛰며 진가 또한 알아준다. 

"조기잡이는 4월 초에 시작 12월 중순까지 이어집니다. 2월 중순경에는 알이 꽉 찹니다."

어성호에서 잡아온 어종은 다양하다

국동항에 정박한 어성호, 바로 앞에 생선상자가 가득 쌓여있다.
 국동항에 정박한 어성호, 바로 앞에 생선상자가 가득 쌓여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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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동항에 정박한 어성호(100t 기선저인망) 선원들의 손길도 분주하다. 선원들은 잡아온 생선을 여수수협공판장에 내리고 돌아갈 채비를 한다. 제주 근해에서 5일 간의 조업을 끝내고 국동항으로 돌아온 어성호는 조금 무렵에 참조기를 잡으러 다시 출항할 예정이다.

어성호에서 내려놓은 생선들의 어종은 다양하다. 해파리를 먹고 산다는 돔을 많이 닮은 생선을 어부는 '스시'(?)라고 소개했다. 해파리가 많이 서식하는 철에 잠깐 나온다고 손영준(68)씨는 말한다. 이 생선의 진짜 이름은 뭘까.

어부가 '스시'라고 알려줬는데 그 이름을 정확히 알 수가 없다. 방어, 돔... 이 생선의 진짜 이름은 뭘까?
 어부가 '스시'라고 알려줬는데 그 이름을 정확히 알 수가 없다. 방어, 돔... 이 생선의 진짜 이름은 뭘까?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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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에서 닥대로 알려진 물고기의 원래 이름은 '성대'다.
 여수에서 닥대로 알려진 물고기의 원래 이름은 '성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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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찬란한 싱싱한 갈치
 은빛 찬란한 싱싱한 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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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면에 달 모양의 흑갈색 둥근 반점이 새겨진 '달고기'도 있다.
 옆면에 달 모양의 흑갈색 둥근 반점이 새겨진 '달고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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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워 먹으면 맛있다는 빨간 '닥대'도 지천이다. 여수에서 닥대로 알려진 물고기의 원래 이름은 '성대'다. 지역에 따라 달갱이, 승대 등으로도 불린다. 옆면에 달 모양의 흑갈색 둥근 반점이 새겨진 '달고기'도 있다. 생선회로 즐겨 먹으며 맛이 좋은 고급 어종이다. 그리스어로는 성 베드로 고기(seint-pierre)라고 불리며 둥근 점이 해를 닮았다 하여 네덜란드에서는 태양의 고기(zonnevis) 라고 한다.

조기가 풍어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여수수협공판장의 새벽은 싱싱한 해산물로 넘쳐난다. 우리 몸의 기운을 북돋아준다는 조기, 크기별로 선별된 조기가 나무상자에 가득가득 담겨 얼음 옷으로 갈아입고 새벽 경매를 기다리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라도뉴스.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조기, #여수수협공판장, #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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