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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귀~애월 해안도로... ...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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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귀~애월 해안도로는 애월읍 하귀리에서 애월항간의 약 9km 정도의 해안도로를 말한다. 제주에서 가장 긴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적으로 형성된 해안도로로 병풍처럼 둘러친 현무암 절벽과 옥빛 바다, 제주 특유의 해안 풍물들이 있는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라고 한다.

제주 시내에서는 12번 일주도로 서쪽을 따라 약 10분이면 만날 수 있는 하귀~애월 해안도로는 주변 경관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고 제주 여행 필수 해안 드라이브 코스로도 통한다. 이호해수욕장 가는 길에 제주민속 5일장이 있어 가보았으나 장날이 아니라 장터는 텅 비어 있었다.

해안도로를 나와 보니 가슴이 탁 트인다. 이호해수욕장 가는 해안도로는 해송길이다. 이호해수욕장에 도착, 2시 35분이다. 키 큰 야자수들이 해송과 어우러져 있다. 사실 알작지를 찾아가기 위해 이호해수욕장을 간다. 이호해수욕장 근처에 있다고 해서다.

해수욕장에서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알작지는 이호해수욕장에서 나와 오른쪽 방향으로 좀 더 가야한다고 했다. 신선마을, 도정마을, 내도동이다. 알작지 표시판이 보이고 오른쪽 골목길로 접어들었다. 바다 가까이 간다. 골목길이 끝나는 곳에 내도 알작지가 나왔다.

 알작지

...제주도에서 유일한 몽돌해변...
▲ 알작지 ...제주도에서 유일한 몽돌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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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먼저 들어오는 것은 바다, 그리고 제주 특유의 검은 화산 바위들 위에서 낚시하는 사람들이다. 그 옆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져 있다. 몽돌해변이다. 이곳이 바로 제주도 유일의 몽돌해변이라는 알작지이다. 알작지를 소개한 표시판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내도 알작지는 제주도 내에서 유일하게 자갈로 이루어진 역빈으로 독특한 경관적 가치와 외도동 일대의 지질학적 특성을 잘 보여주는 곳이다. 이곳에 분포하는 자갈들은 흐르는 물의 높은 유속에너지에 의해 존재했었음을 증명해 주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 분포하는 자갈들은 흐르는 물의 높은 유속에너지에 의해 만들어지는데 이는 과거 50만 년 전 외도동 일대에 현재보다 더 규모가 큰 하천이 존재했었음을 증명해 주고 있다.

파랑(波浪)에 의해 수시로 모습이 변하는 알작지 역빈은 자연의 변화를 알려주는 바로미터 역할을 할 뿐 아니라 파랑과 역빈이 어우러져 내는 소리는 마치 오케스트라가 바다를 연주하는 교향악처럼 들리는 아름다운 곳이다."

제주 유일의 몽동해변...
▲ 알작지... 제주 유일의 몽동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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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몽돌해변을 핥을 때마다 촤르르~바닷물과 몽돌이 부딪치며 내는 교향악을 들으며 몽돌 밭을 걸어본다. 어쩌면 이렇게 돌 하나마다 둥글고 납작하게 연단되었을까. 거친 모하나 없이 순하게 세월과 파도에 순응하며 이렇게 깎였을까. 신기하고 신기했다.

멀리까지 펼쳐진 몽돌 밭은 앉았거나 거닐다보면 사람 마음까지 순해지겠다. 이곳 몽돌밭의 돌들은 모두 그렇게 순하게 다듬어지고 만들어져 파도가 다가올 때마다 멋진 화음을 만들어 내나보다. 순하게 다듬어지고 만들어진 몽돌에  파도가 몽돌을 연주하노라면 더없이 아름다운 오케스트라의 선율이 되겠지.

나는 살아온 날들 속에 얼마나 다듬어졌을까. 문득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진다. 자꾸만 몽돌밭에서 예쁜 몽돌을 찾는 나에게 남편은 '저기 적혀 있는 글 못 봤냐'면서 몽돌을 주워 가면 벌금 10만 원이라고 겁을 주었다. 만지작거리며 손에 넣었던 몽돌을 다시 내려놓고 알작지를 뒤로 하고 간다.

알작지에서 나와 1132도로를 타고 계속 같은 방향으로 간다. 아, 바다냄새... 바다를 끼고 해안도로를 달린다. 날은 흐려서 제주 바다 그 특유의 옥빛 바다를 볼 수 없다. 마을을 벗어나고 바닷가 한적한 길에 하귀~애월해안도로를 따라 가면서 바닷가에 차를 대고 바다를 조망하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자주 보인다.

바위 위에 부딪치는 하얀 물보라 쉼 없이 끝없이 하얀 레이스자락처럼 너울거리고, 수평선은 아득히 멀리 뻗어 있다. 잠시 바닷가에 차를 세웠던 우리는 다시 하귀 애월해안로가 이어지는 길로 계속 간다.

구엄돌염전

신기하고 신기하다...자연이 내어준 선물...돌 염전...이곳에서 옛 사람들이 소금을 만들었다...
▲ 구엄돌염전... 신기하고 신기하다...자연이 내어준 선물...돌 염전...이곳에서 옛 사람들이 소금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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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엄돌염전 앞에 차를 세웠다. 구엄염전은(속칭:빌레뜨르)북 제주군 애월읍 구엄리에 속해 있는 지역으로 오래전 소금을 생산해 내던 곳이다. '구엄리의 설촌연대는 확실치 않으나 불교전성기인 신라말엽에서 고려중엽에 설촌된 것으로 보여지며 약 700여 년 전으로 추정된다고 소개되어 있다.

또한 예로부터 이곳 주민들은 소금을 제조하여 살아온 사람들이라 해서 염창이 사람이라 불리기도 했으며 이곳 사람들의 천일염 제조생산은 해방 후까지 이어져왔으나 1950년경에 자취를 감추었다고 한다. 소금을 생산해 냈던 이 안반지대의 길이는 100m, 넓이가 150m, 총 500평이다.

어떻게 이렇게 인간의 지혜와 지식이 동원되지 않고 자연이 만들어낸 돌 염전이 형성되고 또 인간은 돌 염전으로 소금을 만들 생각을 했던 것일까. 인간의 인위적인 손길이 닿지 않은 천혜의 염전이 아닌가. 돌 염전 바닥은 평평한데다 한 평 내지 두 평 남짓 마디지어 있어 더욱 신기하다.

기암절벽...그 위에서 소금을 만들었던...
▲ 구엄돌염전 기암절벽...그 위에서 소금을 만들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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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엄염전을 지나 새물을 지나고 해안도로를 타고 계속 간다. 하귀 애월 해안도로엔 곳곳마다 볼거리들이 많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 해안도로 옆에 이따금 만나는 마을들, 그리고 자연이 만들어낸 멋진 풍광은 눈과 마음을 잡아끈다.

하귀 애월해안도로는 하귀에서 출발해 애월에서 끝나는 해안도로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다라쉼터를 지나고 마을을 낀 해안가를 만났다. 오후 4시다. 바닷가는 지금이 썰물 때다. 멀리까지 물러난 바닷물, 드러난 바닷가 해변에서 고동잡거나 낚시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고동잡다

고동도 잡고...
▲ 하귀 애월... 고동도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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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고동잡기...남편과 나는 바닷가로 내려가 고동을 잡았다. 처음엔 조금만 하고 가야지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30분, 1시간... 파도가 철썩이는 바로 옆 바위 틈사이로 크진 않지만 심심찮게 고동이 바위틈에 붙어 있어 잡는 재미로 시간을 보냈다. 하귀 애월 해안도로가 끝나고 그 옆에 이어진 곽지해수욕장에 이른다.

잔뜩 흐린 하늘에 이젠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분수대, 과물노천탕이 특이한 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 광장에 분수대가 있다. 무엇보다 과물노천탕은 다른 해수욕장에선 보지 못했던 것이다. 과물노천탕 안으로 들어가 본다. 여탕 남탕 표시가 되어 있다. 여탕이라 적혀 있는 오른쪽 출입구로 들어가니 지붕 없이 하늘이 활짝 열린 여탕이다.

과물 노천탕...
▲ 하귀~애월... 과물 노천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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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벽 사이로 거침없이 세 줄기의 물줄기가 세차게 흐르고 있고 바닥도 벽도 돌로 되어 있다. 세차게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바닥으로 그냥 떨어져 내려 흘러간다. 밖으로 나오니 소낙비가 더 세차게 쏟아진다. 시간도 시간인데다 폭우까지 쏟아지니 협재 해수욕장까지 다 돌아보지 못하고 다시 우리의 전초기지인 모구리 야영장으로 간다.

거기까지 꽤 먼 길이다. 1136번 중산간도로로 접어드니 차도 사람도 별로 없이 조용한 길이다. 친환경습지 생태학습장이라 표시된 연꽃 단지가 있다. 길을 잘못 들었다. 길을 잘못 들어선 김에 연꽃 연못을 한번 둘러보고 다시 나와서 1132번 도로를 타고 제주시내로 향한다.

비는 억수같이 쏟아지고 복잡한 제주시내에서 가다서다 하면서 겨우 벗어난다. 한참을 1132도로를 타고 달리다가 97번 도로를 탄다. 이제 97번 도로를 계속 가면 된다. 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비는 폭우로 변해 쏟아 붓는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어디 사고라도 난 것일까 사고견인차가 우리 앞을 달려간다.

빗줄기가 차츰 약해지고 어두워오는 시간, 길이 비로 번득거린다. 성읍민속마을로 접어들어 1119번 도로를 타고 5분 거리에 있는 모구리야영장에 도착한다. 비가 많이 쏟아지는 날인데도 모구리야영장엔 자동차도 텐트도 더 늘어났다.

덧붙이는 글 |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태그:#하귀 애월, #해안산책로, #제주 , #구엄돌염전, #알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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