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7월 8일 계양구청 앞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거리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는 인천장차연 회원들.
 지난 7월 8일 계양구청 앞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거리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는 인천장차연 회원들.
ⓒ 인천장차연

관련사진보기


인천지역 장애인단체 회원 20여명이 인천 계양구 둑실동에 짓고 있는 70명 규모의 장애인 수용시설을 이용시설로 전환하라며 계양구청 앞에서 노숙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일부터 농성하고 있는 이들은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인천장차연) 소속으로, 대형 장애인 수용시설 신축은 장애인의 자립생활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계양구 둑실동의 장애인 수용시설 건립을 반대해왔다. 이에 계양구는 공사 중단을 약속했으나 다시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돼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계양구는 자신들의 권한 밖의 일이라 장애인 수용시설 신축 허가 취소는 어려우며, 수용시설을 이용시설로 용도 변경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장애인단체들이 수용시설을 반대하는 것은 그 안에서 수많은 인권유린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폭력으로 장애인이 돼 5세이던 1974년부터 35년간 장애인 수용시설에서 생활했다는 임아무개(여ㆍ39)씨는 당시 시설에서의 삶을 이렇게 증언했다.

"시설의 생활은 삶이 아니라 고문이었다. 손발이 뒤로 묶여 하루를 보내기도 여러 번이었고 신경안정제를 강제로 먹여 기절하기도 했으며, 썩은 음식을 먹여 배탈로 고생하기도 수십 번이었다. 보모와 같은 시설장애인에게 상습적으로 구타까지 당했다. 지금은 퇴소하고 자립생활을 하고 있다. 내가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지 몰랐다. 다시 시설로 들어가라면 차라리 죽고 말 것이다"

지난 10일 노숙농성장에서 만난 박길연 민들레장애인야학 대표는 "어제는 비가 너무 많이 와 어려움이 있었지만 시설에서 퇴소한 장애인들은 죽을 각오로 싸우고 있다"며 "구시대 유물인 대규모 장애인 수용시설을 지어서는 안 되며 장애인들의 요구에 맞게 자립생활에 대한 예산을 늘려야한다"고 말했다.

인천장차연은 계양구가 수용시설을 이용시설로 전환할 때까지 노숙농성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린 내용입니다.



태그:#장애인수용시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