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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한 경향신문"과 "싹싹한 중앙일보"

위 표현은 신문구독 과정에서 느낀 감정들을 축약한 표현입니다.

아직까진 학교에서 신문을 볼 수 있지만 곧 학교를 떠나야 하기 때문에  구독을 하기로
했습니다. 한때 수험 목적으로 ○○신문을 본적이 있지만 직접 구독신청을 해보는 것은
처음입니다. 어떤 신문을 봐야 할까? 한동안 고민 끝에 경향신문(이하 경향)과 중앙일보(이하 중앙)을 택했습니다. 물론 보수언론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외부효과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편향된 시각을 갖기 싫어 그나마 낫다고 생각되는 중앙일보를 택해 봅니다.

첫번째, 지국에 전화하기

사실 경향신문은 2번째 구독 "시도"를 하는 겁니다. 촛불시위 이후 경향신문을 봐야지 했지만 제가 사는 지국은 전화번호가 결번이거나 항상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꼭 구독을 하겠다면 어떻게든 할 수 있었겠지만 "귀찮았습니다." 인터넷으로도, 학교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으니까요.

114전화안내를 통해 ○○동 지국 전화를 안내받고 먼저 중앙일보에 전화를 했습니다. 중앙일보 ○○동 지국임을 알리는 통화대기음이 들리고 바로 전화를 받았습니다. 신문구독 의사를 밝히자 중앙 6개월, 이코노미스트 1년 무료구독 서비스를 제안합니다. 과도한 경품, 신문법 위반이죠, 이게.

그다음 경향신문 지국에 연락했습니다.역시나 전처럼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이번엔 꼭 신문을 보겠단 생각으로 본사에 전화해 다른 전화번호를 안내받았습니다. 경쾌한 트로트가락과 함께 내가 전화를 잘못 건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밀려옵니다.  그 노래를 몇 번이나 들었을 때 겨우 통화를 할수 있었습니다.

"왜 전화하셨어요?"
"혹시 경향신문 ○○지국 아닌가요?"
"지금 바쁘니 010-XXXX-XXXX으로 연락하세요 뚜~뚜~"

어이가 없었지만 "꼭 경향을 보겠단 의지"로 다시 연락를 했습니다. 반복되는 몇 차례의 시도 끝에 연락이 됐지만 제가 들은 말은 "지금 바쁘니 이 번호로 연락드리면 되는 거죠?"였습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불쾌했지만 "이번엔 꼭 보겠단 생각"에 참고 기다렸지만 한다던 연락은 오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날 다시 전화를 걸어 구독 신청을 했고 "바빠서 깜빡했다"란 대답을 들었습니다.

두번째, 신문 받아보기

신문을 받아보는 첫날. 중앙일보는 새벽 6시 집 앞에 놓여져 있었고 그 후 정시에/ 정자리에 배달이 됐는지 확인하는 연락이 3일간에 걸쳐왔습니다. 반복되는 전화에 짜증도 났지만 뭐 기분 좋았습니다.

이제 경향 차례입니다. 학교가기 전까지 신문이 오지 않아서 옆집 사람이 가지고 갔나보다 하고 학교에 갔습니다. 그런데 낮 12시쯤 주소를 모르겠단 전화가 왔고 2층까지 올라갈수 없으니 (제가 사는 집은 다가구 2층입니다) 그 언저리에 던져놓고 가겠답니다. 불쾌감에 그렇순 없다니 알았다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말했으니 제대로 배달해주겠지, 했지만 지금까지 신문을 찾으러 내려가야 하고 그날 신문 배달하는 분의 컨디션에 따라 배달되는 신문의 위치가 다릅니다. 너무 짜증이 나 그럼 그만보겠다는 협박도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첫 달 한달 구독료는 다 지불해야 하는 거 아시죠"라네요.

세번째, 신문은 상품이다, 모든 사람이 지사(志士)인 것은 아니다

위의 사정이 "도도한 경향신문 싹싹한 중앙일보"란 표현의 뒷이야기입니다. 위에서 언급한바 보수언론의 해악을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신문 또한 제가 겪은 일을 일반화하기엔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문 또한 상품입니다. 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위해 경쟁해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 방향이 신문 본연의 것에 중심을 둬야 하는 것이지만 이런 지국의 친절, 고객의 체계적 관리 또한 동반되어야 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보수언론의 해악을 위해 한/경 등 진보신문을 본다라는 지사적 각오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평범한 시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기 위해 보수언론의 자금력을 탓하지 말고 진보 언론만의 특화된 전략을 개발해야 할 것입니다.


태그:#구독신청, #중앙일보, #경향신문, #신문구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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