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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북핵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 남한의 대북특사 파견을 거듭 요청했다. 또 "필요하다면 정부와 협의해 민주당 차원의 방북대표단을 적극 추진할 용의도 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22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민주당이 정부의 대북특사 파견을 요구한 것은 처음이 아니지만, 민주당 차원의 방북대표단을 구성하겠다는 제안은 이번이 처음이다. 말로만 북핵 위기 해결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뜻이다.

 

"오바마, 고위급 대북특사 조속히 파견해야"

 

정 대표는 이날 '민주당 방북대표단' 제안을 포함한 '3.3.3 북핵 평화 해법'을 공식 발표했다. '3.3.3 북핵 평화 해법'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미국 오바마 대통령, 남한의 이명박 대통령에게 각각 3가지의 북핵 해결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정 대표는 먼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향해 ▲핵보유 전략 포기와 군사 모험주의노선 중단 ▲6자회담 복귀 및 남북회담 재개 ▲개성공단 억류 근로자와 미군 여기자 석방 등 3가지를 요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오바마식 '포괄적 북미 일괄타결'(Comprehensive Package Deal) ▲북핵 포기를 위한 국제공조 ▲고위급 대북특사 파견을 촉구했다.

 

특히 정 대표는 '포괄적 북미 일괄타결' 속에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 이행을 위한 실천방안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핵 불능화 및 폐기방안, 북미관계 개선,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 등에 대한 방안이 구체적으로 들어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고위급 대북특사와 관련해 정 대표는 먼저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던 부시 행정부가 태도를 바꾼 뒤 몇 가지 진전이 있었다"(08년 9월 26일 미시시피대학 대선토론회), "나는 시리아, 이란, 북한, 베네수엘라 지도자들과 조건 없이 만날 것"(08년 5월 17일 사우스다코다 기자간담회)이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후보 시절 발언을 상기시켰다.

 

정 대표는 "최근 억류된 미국 언론인 석방을 위해 오바마 행정부의 고위급 특사파견이 논의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오바마 대통령은 고위급 대북특사를 조속한 시기에 파견해 북핵 폐기를 위한 포괄적 협상을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북정책은 ABDR(Anything But DJ-Roh)"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서는 비판과 건의를 동시에 내놨다. 정 대표는 지난 16일 오바마-이명박 한미정상회담을 "기대에 못 미친 회담"이라고 평가절하 하면서 "북핵 문제에 있어서 대북제재만을 강조했을 뿐 평화적 해법과 관련된 진전된 합의는 거의 없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이 대통령이 제안한 '5자 회담'(북한 제외)이 "실현 가능성 희박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또 '핵우산 명문화'가 결국 동북아 핵군비 경쟁을 촉발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밝혔다. 한미간 중요 현안인 '한미FTA'와 관련해서는 두 나라 정상이 서로 이견만 드러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무원칙-무대책-무책임' 등 '3무 정책'으로 규정한 정 대표는 이를 'ABDR 정책'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ABDR(Anything But DJ-Roh)'은 "김대중-노무현 정책 외에는 모든 것을 다 한다"는 뜻으로 미국 클린턴 행정부를 이어받은 부시 행정부가 폈던 'ABC(Anything But Clinton)' 정책에 빗댄 것이다.

 

이어 정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의 '3.3.3 북핵 평화 해법' 실천 방안으로 ▲강경일변도 대북 정책 전면 수정 ▲6.15 선언 및 10.4 정상선언 이행 협의 ▲대북특사 파견 등을 제안했다.

 

미 의회엔 한미FTA 원안 통과 촉구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개성공단 폐쇄, 국지전 가능성, 국회 개회 여부, 북한 선박 검색, 한미FTA 등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정 대표는 북한의 임금 및 토지사용료 인상요구로 촉발된 개성공단 논란에 대해 "남북한 모두 개성공단을 레버리지(leverage, 지렛대)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어떤 경우라도 절대 폐쇄돼서는 안 된다"고 분명한 입장을 전했다.

 

북한 선박 검색에 대해서는 "유엔결의를 따르는 것이 옳다"는 기본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외교적인 노력도 더해져야 한다"고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한미FTA와 관련해 정 대표는 "민주당은 한미FTA 원안에는 찬성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국내 농업분야에 대한 피해 지원 등 한국 정부가 다른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완조치가 없다면 비준동의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는 "이는 어디까지나 국내의 문제일 뿐"이라며 "미국에서는 한미FTA 협약이 원안대로 통과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태그:#정세균, #민주당, #외신기자간담회, #3.3.3 북핵평화해법, #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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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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