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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에 태어나 21번째 생일을 맞은 춘천마임축제가 아쉬움 속에 31일 막을 내렸다. 24일 '아水라장'을 통해 도심 속의 축제를 만들어 냄으로써 흥겨운 개막식을 열고 폐막난장 '아!우다마리'와 함께 8일간의 모든 일정을 끝냈다.

이번에는 축제역사상 예외적으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행사가 일부 취소되고 연기되어 24, 25일 그리고 30, 31일 행사들만 열렸다. 26~29일은 국민장으로 인해 거리공연, 찾아가는 공연 그리고 야외 프로그램이 없어지고 극장공연을 진행했다.

시민의 희망을 담은 공지어9999
 시민의 희망을 담은 공지어9999
ⓒ 복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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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워진 20+1 마임축제

국내 100개 극단과 국외 6개국 11개 극단이 참석한 축제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국내 공연단체들이 참여했다. 특히 난장마을의 장소변경과 새로운 신화를 완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공지어라는 상상의 물고기와 깨비 신화를 만들었으며 공지어 9999마리를 불태우면 하늘길이 열린다는 전설에 '아!우다마리'라는 의식성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무질서와 해방으로 일탈의 느낌을 주던 고슴도치섬이 많은 사랑을 받았듯이 '우다마리' 역시 새롭고 신선하게 다가왔다. 특히 도심과 가까운 공지천은 주말 가족단위의 관객과 주변거주자,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성황리에 끝난 폐막식

31일 일요난장 프로그램 뒤를 이어 오후 5시부터는 폐막난장 '아!우다마리'가 호주공연단의 '순수의 끝'이라는 공연으로 시작했다. 무대 세트를 중심으로 시민관객들은 큰 원을 만들어 둘러앉았다. 무대는 탄성 있는 6개의 기둥으로 이뤄져 있었다. 음악이 나오자 6명의 배우가 각 기둥을 타고 올라가 공중에서 연기를 펼치고 관객들은 의미를 이해하고자 눈을 떼지 않았다.

공연은 서로를 잡으려 하자 멀어지고, 멀어지면 다시 가까워지고, 기둥의 휘어짐과 공연자들의 연기력으로 공중에 떠 있는 마네킹 같은 인상을 줬다. 연기자들은 이승에서 저승의 통과과정을 보여주면서 무언가를 끊임없이 갈구하는 표정을 지었다. 관객들은 떨어질까 불안함 마음으로 지켜보면서 고난이도 연기가 나타나면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폐막 공연 "순수의 끝"
 폐막 공연 "순수의 끝"
ⓒ 복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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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어를 불태우는 아!우다마리
 공지어를 불태우는 아!우다마리
ⓒ 복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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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마지막으로 시민들이 만든 공지어 9999마리를 불태우는 의식을 행했다. 유진규 감독은 "모든 깨비들이 딴생각을 하지 않고 빌면 하늘길이 열리고 우주로 돌아갈 수 있으나 하나의 깨비라도 딴생각을 하면 하늘길이 열리지 않는다. 내년에 또 마임축제를 하고 싶으면 딴생각을 해라"라며 전설 속 이야기로 마무리 지었다.

그러자 화신이 탑에 불을 붙였고 순식간에 타오르며 열기가 가득해진 탑 주변은 풍물패의 흥겨운 장단에 맞춰 흥을 더했다. 시민들은 신화 속 도깨비들이 된 듯 춤추는 대열에 동참해 마지막 의식을 즐겼다.

되돌아보는 2009마임축제, 소통하는 축제로서의 부상

특히 "춘천에 휘영청 마임이 떴네" 라는 깨비송이 흘러나오자 마임 축제 자원 봉사자들인 '깨비'들은 율동을 하며 하나가 되었다. 깨비에 지원한 강원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김문도 학생(24)은 "축제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기 때문에 학교 스케줄을 조정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모두가 같이 즐기는 축제가 되어 기쁘다"고 했다.

유진규 감독은 이번 축제에서 아쉬운 점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역시 노 전대통령 서거로 인한 애도와 추모의 차원에서 거리공연과 찾아가는 공연, '미친금요일'과 같은 축제성 난장을 하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다. 1년 동안 준비해 온 공연단원과 전 스태프들은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이번 축제가 춘천에 남긴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우선 신화 완성과 우다마리, 공지어9999의 탄생이 의미 있다. 20년 동안 계속해 온 축제는 공연자, 시민들 모두 주인공인 취지하에 앞으로도 그렇게 되리라 믿는다. 춘천은 신화의 도시이고 시민은 신화의 주인공으로서 새롭게 거듭 날 것이다"라고 했다.

축제는 끝났지만 이제 다시 시작이다. 21년간 꾸준히 발전해 왔듯이, 앞으로 1년 후 더욱 다채롭고 모두가 하나 되는 공연으로 돌아올 마임 축제를 그려본다.


태그:#마임축제, #춘천, #우다마리, #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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