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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춘 기자의 '신문읽기의 혁명'을 읽지 않고 보는 듯하다.

 

오늘자 일간지에서 막 튀어나올 법한 이미지와 텍스트들이 작가에 의해 분해되고 덧칠해져, 심지어 스티커 딱지가 붙여져 '새로운 '의미'를 생산한다.

 

연미의 작업들은 신문에 실려서 '사실'이라고 믿어지는 권위에 문제를 제기한다. 신문이 보여주는 사실은 편집의도에 의해 '사실' 또는 '사실의 연속들'로 포장되어진 것이며, '객관'과 '진리'로 믿어지기에는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더 나아가, 한 때는 국민의 '영애'로 불렸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국민요정인 '김연아'와 대체함으로써 대중심리를 꼬집는다. 또, 한국인 최초 우주인 이소연을 태워 발사한 로켓을, '조선'의 이름으로 발사한 미사일로 덧칠하며 '사람을 향한다'는 기업광고의 슬로건을 되짚어본다. 전현직 미 대통령의 어색한 웃음을 '스마일' 스티커로 장식한 사진기사는 어색한 웃음의 정체를 표면에 드러내 행간을 읽는다.

 

신문이 읽는 이에게 사실이라고 암묵적으로 강요하는 일방적인 전달방식은 일종의 폭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처럼 신문이 행하는 폭력은 일상처럼 당연히 받아들여지기에 폭력인지조차 인식되지 못하고 가해진다는 점에서 '시시한 폭력'이라고 명명한다.

연미 작가는 이번 '시시한 폭력' 전시의 주제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나는 신문의 텍스트와 이미지를 교란시키고 변형시킨다. 신문 위에 드로잉하거나 텍스트를 바꾸거나 상관없는 텍스트, 이미지들을 스티커로 결합시키기도 한다. 이렇게 작업된 작품은 본래의 '사실'이라는 것이 갖는 권위를 무너트려 다른 시각의 '사실'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연미 작가의 '시시한 폭력' 전은 5월 12일부터 31일까지 홍대 앞 산울림 소극장 근처 '꽃+인큐베이터' 갤러리에서 열린다. 

덧붙이는 글 | 문의 : 02.641.8840


태그:#김조영현, #연미, #시시한 , #폭력,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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