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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어사 너덜겅 뒤로 먼산이 보이고...
▲ 만어사 너덜겅... 만어사 너덜겅 뒤로 먼산이 보이고...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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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삼랑진 읍내에 들어서면 정겨운 시골풍경에 눈길이 간다. 아담한 삼랑진역을 지나고 낮은 사람들이 사는 지붕들, 부동산사무소도 작고, 보험영업소도 낮고 아담해 마치 영화세트장을 만들어 놓은 것인 양, 모든 것이 낮아 보인다.

오늘은 삼랑진 장날이라도 되는 걸까. 넓은 한길 한쪽에 줄을 지어 내놓은 물건들이 있는 도로를 지나간다. 만어사는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용전리 만어산에 있는 고찰이다. 만어사는 삼국유사에 1181년에 창건되었다고 전한다. 만어사보다 만어사 앞에 있다는 너덜겅이 사실은 더 궁금하다.

물고기 모양 닮아 만어석, 맑은 종소리가 울려 종석

만마리의 물고기 모양같다고...
▲ 만어사 너덜겅... 만마리의 물고기 모양같다고...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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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너덜겅은 물고기 모양을 닮아서 만어석(萬魚石)이라 불리기도 하고 돌멩이로 바위를 두드리면 맑은 종소리가 울린다고 해서 종석(鐘石)이라고 불리기도 한단다. 이곳에서 영화 <청풍명월>의 한 장면을 찍기도 했다고 한다. 가파른 아스팔트 넓은 경사로를 따라 차를 타고 계속 올라가니 갑자기 도로가 끊어지고 도로확장공사로 먼지가 풀썩인다.

뒤뚱뒤뚱 비포장 길을 먼지 날리며 조금 올라가니 차 하나 겨우 드나들 수 있는 좁은 시멘트 임도 길로 들어선다. 이 길은 깊은 숲 속으로 닿아 있는 듯 꼬불꼬불 계속 이어진다. 이런 산중에도 마을이 있다니, 갑자기 낡은 집들이 나타나고 여기서 더 깊은 산길을 털털거리며 올라가니 만어사가 보인다.

5월의 울울창창한 나무들 사이로...
▲ 만어사 대웅전... 5월의 울울창창한 나무들 사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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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는 뿌옇게 먼지를 뒤집어썼다. 만어사 주변에는 몇 대의 차량들이 보인다. 제법 많이 알려진 곳인가 보다. 만어사 입구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마당 끝에 크고 우람한 나무, 신록으로 물든 그 큰 나무 아래서 누웠거나 앉아 있는 사람들, 그리고 만어사 삼층석탑이 보인다.

만어사 삼층석탑(보물 제466호)는 밀양시가 보유한 7개 보물 중 네 번째 것으로 고려시대에 만어사와 함께 세워졌다고 한다. 3층석탑 뒤편 넓은 터는 원래의 법당자리이고, 현재의 법당은 위치를 옮긴 것이라 한다. 3층석탑은 만어사가 세워진 당시 위치를 그대로 지키고 있다.

보물 제466호...
▲ 삼층석탑 보물 제4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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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간 데 없이 쏟아져 내린 바위들

해발 670미터에 위치한 고찰 만어사 경내로 들어서자 만어사 바로 앞에 펼쳐진 만어사 너덜겅(돌이 무너져내려 흩어져 있는 비탈)이 눈에 들어온다. 어떻게 저 많은 크고 작은 바위들이 이렇게 크고 넓게 펼쳐져 있는 것일까. 그동안 산에, 산에 오르면서 숱하게 너덜겅을 보아왔지만 만어사의 너덜겅은 엄청난 규모다.

과연 만마리의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듯한 모양을 하고 있는지 바라본다. 산 높은 곳에서부터 비탈로 흘러내리듯 펼쳐진 너덜겅, 그 위로 5월의 따사로운 햇살이 쏟아져 내린다. 콸콸 우뢰소리를 내며 흘러내린 듯 비탈에 드넓게 펼쳐진 바위들...

......동생들이 자세를 취하고...
▲ 너덜겅을 걸으며... ......동생들이 자세를 취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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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햇살 쏟아지고...너덜겅을 가로질러 걸으며...
▲ 삼랑진 만어사 너덜겅... 5월의 햇살 쏟아지고...너덜겅을 가로질러 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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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듯, 펼쳐진 만어사 너덜겅 중간 중간에는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나무들이 마치 물고기들 사이에 있는 수초 같기도 하다는 상상을 해본다. 나무들은 푸르고 싱그럽다. 마치 계곡을 건너가듯 여기서 저기 숲까지 너덜겅을 가로질러 걸어본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았는지 징검다리 삼아 걷는 바위는 닳아서 미끌미끌 넘어질 듯하다. 여느 바위들과는 달리 닳아서 하얗게 표가 나, 뚜렷하게 길을 낸 모양을 하고 있다. 너덜겅을 가로질러 걷다가 올려다 본 먼 산들은 아스라이 어깨를 두르고 가까이서 멀리까지 그 고운 선을 뻗고 있다.

너덜겅은 끝 간 데 없이 펼쳐져 있어서 어디까지인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이곳 만어사 너덜겅에 비가 내리는 날에는 주변에 피어오르는 운해가 천지를 뒤덮어 장관을 이루는 모습을 연출한다고 하니, 그 때 온다면 또 다른 운치를 맛볼 수 있을 듯싶다.

아직도 만어사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보인다.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 앉아 쉬고 있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만어사 경내를 벗어나 왔던 길을 돌아 꼬불꼬불 깊은 산 속을 빠져나온다. 어느새 해가 설핏 기울고 있다.

덧붙이는 글 |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용전리 4



태그:#만어사, #너덜겅, #삼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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