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거대한 용틀임을 하는 영산강의 일출은 천하제일이다.
▲ 영산강 일출 거대한 용틀임을 하는 영산강의 일출은 천하제일이다.
ⓒ 윤돌

관련사진보기


나주, 참 볼 것 많고 먹을 것 풍부한 곳이지만 일반 사람들에게 친근하거나 이름이 널리 알려진 곳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껏해야 '나주배', '영산강', 전라도가 '전주'와 '나주'의 앞 글자를 따서 지었다는 정도를 떠올릴 것이다.

대개 넉넉하고 좋은 지역들도 요란스런 개발과 관광지화로 상업적이고 어수선한 것이 요즘의 남도땅이다. 어떤 곳이건 10여 년 전 다녀왔던 남도 지역을 다시 가본 사람은 알 것이다. 여유롭고 정겹던 공간이 얼마나 상업적인 냄새가 나는 관광지로 변화해 왔는가를 말이다.

나주 땅에 첫발을 내딛으면 알게 된다. 나주의 매력을, 아니 마력을… 서울의 63빌딩처럼 높은 건물도, 청계천처럼 휘황찬란한 공원도, 월드컵경기장처럼 멋진 운동장도, 타워팰리스처럼 으리으리한 건물도 없지만 자연이 선사해준 풍요로운 들녘, 작지만 깨끗한 나주천이 나주 시내를 굽이굽이 흐르고, 높고 으리으리한 것은 없지만 포근한 1000년 터의 목사내아가 있고, 휘황찬란한 공원은 없지만 나주 온 땅이 공원처럼 아름다운 풍경이 알알이 담겨 있는 곳이 나주이다. 무엇보다 꾸밈없이 그저 자연스러운 땅, 자연이 내린 축복의 땅이 나주라고 할 수 있다.

넉넉하고 여유로운 나주목사 내아 풍경
▲ 나주 목사 내아 넉넉하고 여유로운 나주목사 내아 풍경
ⓒ 윤돌

관련사진보기


나주의 역사는 천년고도 경주에 버금간다. 아니 경주를 앞서고 있다. 영산강변에는 복암리 고분군과 반남 고분군이 있는데 복암리 고분군은 대형고분으로 7종류의 묘제에 41기의 유구가 확인된 우리나라 최초이자 세계 유일의 아파트형 복합묘제 고분으로 그 역사는 3-7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또한 반남 고분군은 왕에 버금가는 지배계급의 권위를 상징하는 거대한 규모의 분묘와 금동관이 출토되었을 뿐만 아니라 하나의 고분 속에 여러 개의 대형 옹관을 매장한 독특한 묘제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만큼 오래 전부터 문화를 이루며 살았던 역사의 땅으로 이후 고려 건국에 큰 영향을 주기도 하고 '나주목'이 설치된 고려 초기부터 지금까지 1000여 년간 역사와 문화의 땅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구구절절 많은 이야기 보다도 오랜 역사와 문화적 전통, 그것이 사실은 지금의 나주를 말해주는 단적인 예가 될 것이다.

동그랗고 네모난 형태만큼 많은 흥밋거리를 보여주는 나주의 고분군
▲ 나주 고분군 동그랗고 네모난 형태만큼 많은 흥밋거리를 보여주는 나주의 고분군
ⓒ 윤돌

관련사진보기


나주에 가서 꼭 보아야 할 것이 세 가지 있다면 첫째가 영산강의 일출이요, 둘째도 영산강의 일출이요, 셋째도 영산강의 일출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주의 금강정 오른쪽 산자락에서 보는 영산강의 일출은 가히 신선의 세계를 엿보는 듯하다. 겹겹이 쌓인 산자락과 풍요로운 들녘, 용이 꿈틀대는 듯한 영산강의 S자 물길, 우뚝 솟은 높은 기암절벽, 이 모든 것을 더욱 신비롭게 하는 물안개까지 어느 것 하나, 어느 방향 하나 놓칠 수 없는 것이 영산강의 일출이다.

솔숲 사이로 끝없이 펼쳐질 것 같은 일출 쇼에 넋을 잃고 있다 보면 어느 사인가 휑하니 사라져 버리므로 정신줄을 단단히 붙잡고 그 아름다운 모습을 보아야 한다. 어디 나주에 볼 것이 그뿐이랴. 1000년 역사의 목사 내아, 메타세쿼이아길, 전통 민속마을인 도래마을, 이국적인 풍경을 보여주는 영산강의 동섬, 넉넉하고 여유로운 나주의 들녘 등 말하기가 벅차고 마음이 벅차도록 보고 싶은 풍경이 많다.

겹겹이 쌓인 산자락과 물안개로 영산강의 일출은 더욱 신비롭다
▲ 나주의 일출 겹겹이 쌓인 산자락과 물안개로 영산강의 일출은 더욱 신비롭다
ⓒ 윤돌

관련사진보기


나주에 가서 꼭 먹어야 할 것이 세 가지 있다면 첫째는 홍어요, 둘째는 장어요, 셋째는 나주곰탕이다. 흑산도에서 잡힌 홍어가 최고라면 영산포에서 삭힌 홍어맛이 최고요. 풍천의 장어가 가장 유명하다면 맛은 나주 구진포 장어가 최고이며, 벅찬 감동에 흥분된 몸뚱어리를 잘 다스려 주는 것이 나주곰탕이다. 말하면 무엇하겠는가 직접 보고 맛을 봐야 하는 것이 나주의 참맛이다. 아직도 정겨운 나주의 땅과 소박한 나주천, 나주를 가득품은 영산강이 떠오르는 것은 분명 나주에 내가 흠뻑 빠졌나보다.

풍요로운 나주의 땅만큼 넉넉한 나주 사람들의 모습과 보리밭 풍경
▲ 나주 들녘 풍요로운 나주의 땅만큼 넉넉한 나주 사람들의 모습과 보리밭 풍경
ⓒ 윤돌

관련사진보기



태그:#나주, #영산강, #영산포, #홍어, #일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