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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북한이 남북 군통신망을 차단하면서 개성공단의 출입이 차단된 뒤 하루 만에 통행이 재개가 된 이후 북한의 의도에 대해서 많은 논의가 오가고 있다. 북한이 현재의 남북한 긴장상황에서 개성공단폐쇄를 한국에 대한 압박카드로 이용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한다. 그런데 개성공단이 북한 입장에서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 생각해 보면 개성공단을 버리기에는 북한 내부적으로도 너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본다.

중국이 개방 이후 공산주의체제를 유지하고도 경제성장을 하는 과정을 바라보면서 북한이 개성공단과 같은 경제특구를 준비한 것은 90년대 후반부터였다. 공식적으로 북한이 밝혔듯이 개성공단은 중국의 심천을 모델로 해서 대외에 개방된 것이다.

중국이 1979년 심천을 개방하면서 개혁의 주혁이었던 덩샤오핑이 광둥성 지도자들에게 '중앙정부는 돈이 없지만 정책은 펼 수 있다. 모든 것은 광동성에서 직접 해야만 하기 때문에 죽을 각오로 성공을 시키라고 했다'고 한다.

자본도 없던 중국이 심천 개방 성공 이후 추가로 특구를 확대하면서 오늘날 중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었듯이 북한의 입장에서는 가진 자본이 없는 상황에서 중국의 개방과정을 똑같이 따라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개성공단인 것이다.

중국이 심천을 시장 개방의 시작으로 잡은 이유는 같은 민족인 홍콩의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인접한 지역으로 선택했고 또한 자본주의와 개방이 미칠 악영향을 고려하여 상대적으로 인구 3만명의 작은 어촌에 불과했던 곳을 선택한 것이었다.

개성공단은 모든 면에서 심천의 닮은 꼴로 시작을 했기 때문에 개성공단의 성공여부가 북한이 중국식경제성장의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느냐의 관건일 수 밖에 없다.

공산주의가 무너지고 급격히 개방된 동구권과 달리 중국식 경제성장모델은 기존 공산정권을 유지하면서도 경제성장을 달성한 것으로 북한의 김정일정권의 입장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시장개방모델이라고 판단할 것이다.

현재의 중국에서 대부분의 중국사람들은 공산주의가 민주주의보다도 좋은 체제라고 인식하고 중국공산당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고 있다. 언론을 통제하면서 우리나라와 같이 빈번히 발생하는 대만 국회의 폭력사태, 시위현장 등을 수시로 방영하며 민주주의의 폐단을 알리고 민족주의를 강조해온 결과 빠른 경제성장에 따른 자본주의의 문제들을 안고 있으면서도 공산체제가 유지되는 중국의 성장모델은 북한 입장에서 따라해 볼만한 모범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바로 중국 경제성장의 시작점인 심천 개방이 북한에게는 개성공단으로 당장에 단순 관광수입만을 노릴 수 있는 금강산관광과는 그 의미나 중요성에서 차이가 있다. 전략적인 상황에서는 북한의 미래가 개성공단의 성공과 연관된다고도 볼 수 있는 데 다만 최근들어 개성공단에 대한 북한의 전술적인 변화가 생긴 것은 사실이다.

세계경제의 침체와 이명박정부의 대북강경정책, 그리고 남북긴장관계로 인해 당장 개성공단에 대한 한국 및 외국자본의 추가적인 투자가 어려운 상황에서 북한의 노력만으로 현재의 개성공단에 추가적인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결국 이명박 정부가 당장에 대북강경정책을 바꾸지 않는다는 판단 하에서 개성공단은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되 한국에 대한 압박선전용으로는 이용하는 쪽이 북한으로서는 유리하다고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한으로서는 현재상황에서 개성공단의 효과를 보지 못한다면 세계경제 침체 속에서 상대적으로 경제타격을 적게 받은 중국에 가까운 신의주특구를 재추진하는 쪽이 실리적일 것으로 판단하여 신의주특구를 현재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개성공단에 미치지는 못할 것이지만 정치적인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신의주 특구의 개발은 중국의 단동개발과 맞물려 어차피 한동안은 추가적인 성장이 어려운 개성공단에 대신 현재로서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카드일지도 모른다.


태그:#개성공단, #신의주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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