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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둘을 키우다 보니 옷값이 만만치 않게 든다. 집에 있을 때야 주로 '내복'을 입혀놓는다. 하지만 큰애는 어린이집에 가는 관계로 외출복이 필요하다.
 딸 둘을 키우다 보니 옷값이 만만치 않게 든다. 집에 있을 때야 주로 '내복'을 입혀놓는다. 하지만 큰애는 어린이집에 가는 관계로 외출복이 필요하다.
ⓒ 강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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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둘을 키우다 보니 옷값도 만만치 않다. 딸이 둘이라 작은 애는 언니 입던 것을 물려 입으면 되는데, 큰애는 어린이집에 가는 관계로 자주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 게다가 아이들은 땀도 많이 흘리고 더러움도 많이 타서 어른만큼 옷이 필요하다.

아이 옷 한 벌 사주려면 아무래도 이것저것 따지게 된다. 편안하게 디자인되고 옷감이 좋은 것은 물론이고, 가격까지 저렴하면 금상첨화다. 애들 겨울철 재킷 하나 장만하려면 적게는 2만 원에서 비싸게는 10만 원을 넘는 것까지 참 선택의 폭이 다양하다.

싸고 좋은 옷을 고르고 싶은 게 엄마 마음이지만, 요즘처럼 불량 중국산이 판치는 세상에 싸다고 무조건 살 일도 아니다. 언젠가 저렴한 가격의 중국산 옷을 샀더니 염료 냄새가 너무 심해서 도저히 입을 수 없을 정도였다.

아이는 부쩍부쩍 자라고, 무턱대고 비싼 옷 입힐 수도 없고~

'미싱으로 옷만들기' 카페(http://cafe.naver.com/ggong2
) 대문 화면 갈무리. 이곳에서 아주 유용한 정보를 얻고, 나눈다. 물론, 남는 옷감도 서로 나눠주기까지 하니 많은 도움이 된다.
 '미싱으로 옷만들기' 카페(http://cafe.naver.com/ggong2 ) 대문 화면 갈무리. 이곳에서 아주 유용한 정보를 얻고, 나눈다. 물론, 남는 옷감도 서로 나눠주기까지 하니 많은 도움이 된다.
ⓒ 강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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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부쩍부쩍 자라는 아이에게 비싼 옷을 입힐 수도 없고, 기껏해야 두 해 입히는 아이 옷 고르기가 항상 고민이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인터넷 카페 중에 엄마가 옷을 만들어 입히는 모임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냥 이것저것 들여다보면서, '아니, 엄마가 만든 옷인데 이렇게 예뻐?'라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카페에서 활동하고 있는 엄마들이 옷을 만드는 수준이 거의 디자이너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던 차에 나도 한번 아이 옷을 만들어 볼까 하는 마음이 생겼다. 일단 엄마들이 어떻게 옷감을 구입하고 재단해서 옷을 만드나 들여다보니, 옷감은 대부분 인터넷 매장에서 사고 있었다.

전에는 동대문 시장에 직접 나가야 옷감을 살 수 있었는데, 인터넷 쇼핑몰의 발달로 발품 팔 필요없이 그냥 집에서 화면을 보고 마음에 드는 원단을 골라 클릭만 하면 배송이 된다. 대부분의 옷감이 옷 한 벌 만들 정도의 크기에 2천원에서 7천원이면 해결이 된다.

게다가 옷감의 원산지는 순수 국산 면이 대부분이니, 옷감의 질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옷을 처음 만들어 보는 초보 재봉사들을 위해 아이들 치수에 맞게 재단된 옷본도 3천~4천원에 판매한다. 선뜻 옷을 디자인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면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옷본을 구입하면 편리하다.

나는 옷본 구입하는 가격도 아까운 생각이 들어 고등학교 시절 가사 시간을 떠올리며 그냥 아이 옷을 올려놓은 채 재단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약 다섯 종류의 옷감을 구매하면서 든 비용은 1만5천원. 보통 아이들 옷 한 벌을 저렴하게 구입하는 정도의 금액이다.

"우리 엄마가 만들어준 옷이에요~"

싸고 좋은 옷을 고르고 싶은 게 엄마 마음. 하지만, 요즘처럼 불량 중국산이 판치는 세상에 싸다고 무조건 살 일도 아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인터넷 카페 중에 엄마가 옷을 만들어 입히는 모임을 알게 됐다. 이후 만들어 입힌 아이 옷. 맨 왼쪽이 지난해 4월 만든 나의 첫 작품(?). 중간이 여름과 가을로 넘어갈 때 만든 옷이고, 오른쪽이 최근 만든 외투.
 싸고 좋은 옷을 고르고 싶은 게 엄마 마음. 하지만, 요즘처럼 불량 중국산이 판치는 세상에 싸다고 무조건 살 일도 아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인터넷 카페 중에 엄마가 옷을 만들어 입히는 모임을 알게 됐다. 이후 만들어 입힌 아이 옷. 맨 왼쪽이 지난해 4월 만든 나의 첫 작품(?). 중간이 여름과 가을로 넘어갈 때 만든 옷이고, 오른쪽이 최근 만든 외투.
ⓒ 강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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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직접 손바느질을 하여 아이 티셔츠와 점퍼 스커트, 쫄바지, 베개 커버 등을 만들어 주었다. 비뚤비뚤한 구석도 조금 있지만, 아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무늬가 들어 있는 옷감과 레이스 모양에 아주 마음에 들어 했다.

더구나 어린이집 선생님과 친구들에게까지 "우리 엄마가 만들어준 옷이에요"라고 자랑을 했다니, 만들어준 엄마로서 마음이 뿌듯하다. 첫 작품(?)을 시작으로 해서 용기가 생긴 나는 3만원이 조금 넘는 작은 재봉틀을 구입하고 본격적인 옷 만들기에 돌입했다.

이것저것 아이들과 남편 뒤치다꺼리를 하다 보니 시간이 별로 없어서 큰애 어린이집 가고 작은 애 낮잠 자는 시간에 조금씩 만들기 시작한 것이 이제는 꽤 솜씨가 늘었다. 작년 여름 둘째가 태어나기 전에는 배냇저고리, 아기 싸개, 수유 쿠션 등 아기 용품을 모두 만들어서 아이 탄생 후 유용하게 썼다.

언니의 옷을 물려받으면 되는데, 부쩍 커서 그때 그때 옷이 필요하다. 천을 직접 사서 옷을 만들어 입혀봤다. 왼쪽 웃옷은 우주복으로 만들었다가 너무 커서 아랫부분을 잘라서 모양을 바꿨다. 오른쪽은 자주 갈아입혀야 하는 내복바지.
 언니의 옷을 물려받으면 되는데, 부쩍 커서 그때 그때 옷이 필요하다. 천을 직접 사서 옷을 만들어 입혀봤다. 왼쪽 웃옷은 우주복으로 만들었다가 너무 커서 아랫부분을 잘라서 모양을 바꿨다. 오른쪽은 자주 갈아입혀야 하는 내복바지.
ⓒ 강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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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에는 큰애와 작은 애의 외투를 하나씩 만들어 주었는데, 이 옷 두 벌을 만드는데 든 비용이 겨우 8천원이다. 디자인이나 옷감 색상 등은 우리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으로 직접 고르니 더욱 애착이 간다.

인터넷 카페에서는 처음 옷 만들기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솔기를 예쁘게 박는 법, 옷감의 종류와 재단하는 방법, 사소하게는 실 고르는 법까지 인터넷만 잘 활용해도 웬만한 티셔츠 하나는 거뜬히 만들 수 있다. 재봉틀만 있으면 시간도 별로 안 걸린다.

내가 활동하는 카페에서는 서로 남는 천을 교환하기도 하고 필요한 사람에게 주는 등 커뮤니티 활동이 활발하다. 조금이라도 아끼고 내 아이에게 좋은 걸 만들어주고 싶은 엄마 마음이 적극적으로 활용된 경우라고 할까?

넘쳐나는 중국산 옷 대신 '엄마표' 옷으로 뽑내자

아이옷을 만들기 위해 산 천으로 엄마 아빠의 베개 커버를 만들었다. 그랬더니 눈사람도 그려진 알록달록한 천의 무늬에 첫째, 둘째 모두 좋아한다.
 아이옷을 만들기 위해 산 천으로 엄마 아빠의 베개 커버를 만들었다. 그랬더니 눈사람도 그려진 알록달록한 천의 무늬에 첫째, 둘째 모두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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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워낙 중국산이 넘쳐서 먹을거리만이 아니라 입을 거리도 안전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한다. 옷감의 염료를 너무 독하게 써서 피부 질환을 일으키기도 하고, 인체에 해로운 화학 물질로 표백과 방부처리를 한 옷감도 많다.

'오가닉'이라는 단어가 붙은, 무방부, 무표백 처리 유기농 면으로 만든 옷은 10만원이 훨씬 넘는데도 불티나게 팔릴 정도다. 그만큼 엄마들이 아이들의 옷도 안전한 것으로 고르고 싶어한다는 의미다.

인터넷 원단 쇼핑몰에서는 약 1만 원 정도면 좋은 유기농 원단을 구입할 수 있다. 신생아에게 입힐 옷을 유기농 면으로 직접 만들어 보면 어떨까? 바느질은 태교에도 좋다고 하니, 이제 태어날 우리 아이의 예쁜 모습을 생각하면서 엄마의 정성이 담긴 배냇저고리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무엇보다도 '엄마표' 옷 만들기는 엄마의 사랑과 정성이 들어 있어 의미가 있다. 비록 기성복처럼 화려하고 예쁘지는 않지만, 옷이란 아이들이 입기에 편하고 깔끔하면 그만 아닌가!


태그:#아이 옷, #DIY, #경기불황, #오가닉, #중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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