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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인택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통일부 폐지 주도'와 '논문 이중게재'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그의 역사관이 또다른 논란거리로 떠오를 전망이다.

 

4일자 <여의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현 후보자는 4년 전 한 학술논문에서 "고구려사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며 마치 고구려사의 역사적 정통성을 부인하는 듯한 주장을 펼쳐 향후 인사청문회에서 적지 않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현인택 "거론하지 않았더라면 아무 문제없는 이슈" 

 

현 후보자는 2005년 가을 발간된 학술지 <국제관계연구>(19호)에 발표한 '새로운 한중협력시대를 위하여: 외교·안보적 측면'이란 논문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고구려사는 한국의 고대사로서 자긍심을 갖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 현재 그 지역에 대한 중국의 실효적 지배에 대한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그런 의사도 전혀 없는, 즉 거론되지 않았더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이슈였다."

 

한국측에서 중국의 동북공정에 문제제기하지 않았더라면 한중간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사실상 중국의 동북공정을 인정하는 논리로 향후 남북간 역사공조에도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중·일의 역사왜곡 대응에 적극 나섰던 유기홍 전 의원은 4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원래 우파들은 민족주의자이게 마련인데 이 우파들은 참 이상하다"며 "한마디로 역사적 자긍심도 없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의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남북간 역사공조가 잘 이루어져 왔는데 그런 견해를 가진 인사가 통일부 장관에 임명되면 남북간 역사공조가 흔들릴 수 있다"며 "북한으로서는 현 내정자를 비난할 거리가 하나 더 생긴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유 전 의원은 "역사전쟁을 중국측에서 먼저 도발한 것"이라고 강조한 뒤 "노무현 정부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조차 중국의 동북공정을 적극 비판하고 (여야가) 한목소리로 대응했는데 현 내정자가 그런 주장을 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동북공정은 서북공정과 서남공정의 연장선상에 있는 중국 소수민족정책의 하나"라며 "신중화주의라고 이름붙일 정도로 패권주의와 맞닿아 있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의 지적처럼 노무현 정부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 의원들은 중국의 동북공정을 "역사왜곡" "역사전쟁"이라고 표현하며 강력하게 비판한 적이 있어, 이들이 이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군사력 북한 압도' 등은 비핵·개방·3000 구상과 어긋나

 

또한 <여의도통신>은 <전략연구>와 <신아세아> 등에 실린 현 내정자의 논문 중 ▲ 남한 군사력 이미 북한 압도 ▲ 미사일 해결을 위한 북미협상 우선 ▲ 북한 호응 얻어야 대북정책 성공 등의 내용이 현 내정자가 밑그림을 그린 '비핵·개방·3000' 구상과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여의도통신>이 이와 관련해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꼽은 논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객관적으로 봐서 북한은 남북간의 군사적 균형관계에 있어서 이미 탑독(top dog)이 아니다. 남한의 군사력은 이미 북한을 단독으로 억지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믿어진다…미사일문제는 미국과 북한간의 협상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장거리 미사일분야에서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수준의 능력을 가지고 있지 못한 한국으로서는 직접 협상에 참여할 수 있는 여지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은 미국과 북한간의 협상을 통해 미사일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기다려야 하는 입장에 있다."('한반도 군비통제에의 새로운 접근', <전략연구> 25호, 2002)

 

"대북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적어도 세 가지의 요소를 충족시켜야 할 것이다. 첫째는 국내적인 합의, 둘째는 상대로부터의 호응, 셋째는 맹방 및 주변국들로부터의 지지이다. 그러나 햇볕정책에 대한 국내적 합의는 더 없이 옅다…햇볕정책의 국내적 합의 기반의 취약성은 이미 오랫동안 지적되어 온 사안이다."('기로에 선 대북정책', <신아세아> 8권 3호, 2001년 가을)


태그:#헌인택, #고구려사, #중국 동북공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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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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