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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8일 정부는 2009년 1학기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 금리를 7.3%로 발표했다. 그동안 금리 발표가 계속 늦어지는 것에 대한 등록금넷의 문의에 교과부 관계자는 대학생들의 처지를 고려해서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 금리를 최대한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더니 19일로 예정된 학자금 대출 신청일 직전에 가서야 발표한 금리가 2008년 2학기의 7.8%에서 조금 내려간 7.3%였다.

결과적으로 학자금 대출 금리를 낮추지도 못하면서 금리 발표 일자만 늦춰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편만 가중시킨 격이다.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 금리를 인하하기 위한 적극적인 계획을 마련하지 않고, 시중금리가 내려가는 추세에 무임승차하려고 했던 탓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시중금리가 제로금리에 가까운 상황에서, 졸업 후 영리 활동의 보장이 없는 대학생들의 학자금 대출 금리가 이렇게 높게 책정되었다는 것은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정부 보증 학자금 대출 금리 발표 이후, 다수 언론에는 정부가 저소득층을 위해 학자금 대출 이자를 대폭 삭감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정부의 2009년 1학기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 금리 지원으로, 기초생활수급자 및 소득 하위 2분위 이하는 무이자(이자 전액지원), 소득 3∼5분위 3.3%(2008-2학기 3.8%), 소득 6∼7분위 5.8%(2008-2학기 6.3%), 8분위 이상은 7.3%(2008-2학기 7.8%)로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 금리가 확정되었다. 작년에 비해 정부의 학자금 대출 이자 지원이 확대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이 대학생들의 등록금 문제 해결에 정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러한 결정이 간과한 것이 있다. 하나는 현재의 연간 1000만원에 달하는 고액 등록금 문제는 저소득층만의 문제가 아니라, 300만에 이르는 다수 대학생들의 문제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지금은 경제 위기 상황이라는 것이다. 작년 2학기보다 조금 나아졌다고 크게 나아진 것이라고 할 수 없다는 말이다.

결국 지금의 정부 결정은 생색내기에 다름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대다수의 대학생들은 1천만원대의 등록금과 고금리의 학자금 대출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실제로 많은 대학생들이 신용유의자가, 연체자가 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한 것이다.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졸업 후에도 취업 자체가 불투명한 현 시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지금의 학자금 대출 금리는 대학생들과 학부모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다.

1월 14일, 정부는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를 위해 마이크로크레딧(소액신용대출)을 확대하고 연 2% 내외 금리로 평균 1천만원 이내에서 대출을 지원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자영업자들에게는 2% 금리로 대출 지원을 하면서, 대학생들의 학자금 대출 금리를 대폭 인하하지 못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경제 위기 상황에는 경제 위기 상황에 걸맞게 재정 운영을 해야한다.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가 2.5%인 상황에서 정부는 이에 상응하게 학자금 대출 금리를 인하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더욱 확대해야할 것이다. 극심한 민생고로 인한 대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고통을 이해한다면, 이명박 정부는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 금리를 대폭 인하하고, 2009년만이라도 무이자 대출 정책을 시행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대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다면, 이와 함께 학자금 대출의 원금에 해당하는 등록금 1000만원 시대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약속했던 반값 등록금 실현 위해 지금 당장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지금 대학생들의 절반이 넘게 휴학을 고민하고 있다는 설문 결과는 대학생들과 학무모들의 고통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정부는 예비비, 불용예산, 추경, 국채 발행 등 여러 수단을 동원하여 등록금 문제 해결에 나서야할 것이다. 또 민주당 안민석 의원과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이 각각 제출한 등록금 법안이야 말로 가장 시급한 민생법안이므로, 2월 임시국회에서 'mb악법'이 아니라 바로 이법을 처리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와 교과부는 등록금 문제 해결과 민생 살리기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만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조민경 기자는 등록금넷에서 실무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등록금넷의 활동을 알고 싶은 분들은 cafe.daum.net/downstop으로 오세요.



태그:#학자금대출이자, #등록금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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