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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에는 선로 위를 달리는 4발 달린 자전거가 있습니다. 철도의 Rail과 자전거의 Bike가 합쳐친 레일바이크Railbike가 그것입니다.

구절리에서 아우라지역까지 7.2km를 페달을 밟아 달리게 됩니다. 아우라지역에서는 뒤따라온 풍경열차에 옮겨 타고 출발역인 구절리로 되돌아 오게 됩니다. 그 열차 꽁무니에는 우리가 타고 왔던 바이크가 길게 매달려 함께 되돌아오게 되지요.

레일바이크의 출발지인 구절리역에서의 레일바이크
▲ 레일바이크 레일바이크의 출발지인 구절리역에서의 레일바이크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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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바이크는 구절리역에서부터 아우라지역까지, 7.2km의 비경속을 관통하게 됩니다.
▲ 레일바이크 레일바이크는 구절리역에서부터 아우라지역까지, 7.2km의 비경속을 관통하게 됩니다.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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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산 발치를 따라 놓아진 철로위를 달리면서 송천의 맑은 계곡을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각기 다른 풍경을 연출하는 3개의 터널과 2개의 다리를 지나게 되는 비경입니다.

하지만 정선선의 마지막역인 구절리가 레일바이크와 무궁화호 객차 두량을 쌓아 만든 '여치의 꿈'카페로만 기억되기에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열차 2량을 쌓아 만든 열차카페입니다.
▲ 구절리역의 카페'여치의 꿈' 열차 2량을 쌓아 만든 열차카페입니다.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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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리를 객차 한량을 달고 두메산골을 오가던 정선선 꼬마열차와 통근열차로 추억하는 이도 적지 않습니다. 구절리란 지명이 이곳의 하천이 구절양장九折羊腸의 형태로 흐른다는 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름처럼 험한 고샅길에 1974년 정선선이 놓이고 10여개가 넘는 광산이 호황을 누렸습니다. 하지만 80년대 이후 무연탄의 수요 감소에 따른 석탄산업합리화 조치이후 주변 광산이 문을 닿자 이곳은 다시 적막해졌습니다.

2004년 9월 정선선 구절리역은 레일바이크 관광사업으로 여객열차의 운행은 완전히 중지되고 더 이상은 구절리행 통근열차의 팻말을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구절리까지 하루 세 번을 오가던 정선선 '꼬마열차'를 잃은 것입니다.

3개의 길지않은 터널을 통과하게 됩니다.
▲ 레일바이크로 지나는 터널 3개의 길지않은 터널을 통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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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로 새 옷을 입은 오늘날의 구절리는 사람으로 넘치고 있습니다. 거개는 관광객이지요. 정선군이 아이디어를 내고 KTX관광레저가 운영을 맡은 서양식의 레일바이크 사업은 성공적인 듯 보입니다. 그 성공은 바로 돈벌이에 국한해서 입니다. 그 돈 되는 비즈니스를 위해 자리를 내준 꼬마열차와 두메산골에 대한 기대는 영원히 잃었습니다. 늘 작고 소박한 것에 대한 자리는 위태롭거나 더 이상 준비되지않습니다. 그것들은 단지 그리움이란 추상으로 극히 일부사람들의 뇌 세포 속 한 부분을 차지할 뿐이지요.

산과 계곡은 선경입니다.
▲ 구절리의 산 산과 계곡은 선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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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리역의 카페이며 스파게티전문점인'여치의 꿈'에서 출발한 레일바이크는 아우라지역의 패스트푸드전문점인 '어름치 유혹'에서 끝이 납니다. 구절리와 아우라지에서 대면하는 스파게티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은 제게 생경함이며 당혹함입니다. 그곳에 정선은 없습니다.

들을 비웠다고 가을의 일거리가 끝난 것은 아니지요. 아직도 농부의 일손을 기다리는 일들이 많은가 봅니다.
▲ 구절리의 들 들을 비웠다고 가을의 일거리가 끝난 것은 아니지요. 아직도 농부의 일손을 기다리는 일들이 많은가 봅니다.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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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것들의 애틋함을 추억하기에는 가을 단풍이 너무 붉고 한나절의 즐거움을 위해 먼 길을 달려온 관광객들의 마음이 성급합니다.
강변에 콘크리트 옹벽이 늘고 강자갈이 예전 같지 않은 구절양장의 저 송천을 노니는 어름치는 아직도 과거와 다름없는 모습일까?

저는 붉은 단풍 속으로 레일바이크 페달을 밟으며 한나절 과거로 가는 여행을 했습니다.

왼쪽사진은 송천과 골지천의 합수지점입니다. 저 계곡을 돌면 아우라지 처녀상과 정자각이 있습니다. 여량8경의 하나입니다. 오른쪽사진은 아우라지역으로 들어오고있는 '풍경열차'입니다.
▲ 여량8경 왼쪽사진은 송천과 골지천의 합수지점입니다. 저 계곡을 돌면 아우라지 처녀상과 정자각이 있습니다. 여량8경의 하나입니다. 오른쪽사진은 아우라지역으로 들어오고있는 '풍경열차'입니다.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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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홈페이지
www.motif1.co.kr
에도 포스팅합니다.



태그:#정선, #아우라지, #구절리, #레일바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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