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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처지에서 보면 때가 안 좋았다.

 

소설가인 복거일 문화미래포럼 대표는 1일 오전 민주당 부설 민주정책연구원이 연 제3차 민주정책포럼 '논객이 민주당을 논한다-민주당이 집권하는 길' 강연에서 "한나라당보다 더 자유주의적 정책을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자유주의, 특히 경제적자유주의 이념의 전도사로 자임해 온 대표적인 보수논객인 복 대표는 "민주당의 문제는 경제적 자유주의에 비우호적인 태도, 사회주의에 가까운 이념적 성향을 보여온 것이기 때문에, 재집권의 길은 경제자유를 한껏 늘리는 정책을 시민들에게 제시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복 대표는 "한나라당은 경제적 자유를 늘리려 애를 쓰고 그런 정책을 만들어서 내놓는데, 민주당은 지금까지 그 정책들에 반대하는 태도를 보여왔다"면서 "반대만 하는 정책들로는 논리적 정합성을 가질 수도 없고, 지금까지 민주당 주장을 보면 어떤 이념적 배경이 있는 것인지도 알 수가 없다"라고 맹공했다.

 

그는 또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부정적 유산을 물려받았거나 물려받았다고 인식되고 있는데, 집권을 위해서는 그러한 부정적 유산을 덜어내야 한다"라면서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세금을 늘린 것보다 더 확실하게 경제적 자유를 제한한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 금융공황은 시장 진화 과정의 성장통"

 

복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미국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의 말을 인용해 "경제발전과 일반복지를 함양하는 가장 좋은 길은 민간기업 경제로부터 족쇄들을 풀어서 그것을 내버려두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복 대표의 주장에 대해 거센 반론을 제기했다. 미국 월가의 몰락과 함께 신자유주의 파산을 운운되는 상황이 큰 영향을 미쳤다.

 

"'시장의 실패'라는 말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 땅값 폭등에 대한 의견은 무엇인가, 선진국은 재정에서 복지 지출이 50%가 넘는데 어떻게 보느냐"(오제세 의원), "미국 월가의 붕괴와 구제금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민주당이 경제적 자유주의에 반대했다고 보는 근거가 무엇인가"(송영길 의원),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보수 경쟁하는 것이 국가 전체적으로 바람직한가"(심재권 전 의원)라는 질문이 쏟아졌다.

 

복 대표는  "미국에서 이번 금융공황에 정부가 개입한 것은 특수한 상황"이라며 "아주 복잡하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개입한 건데, 그런 경우가 생각보다 적다. 이번 금융공황도 시장 진화 과정에서의 성장통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시장의 실패'는 의외로 적,. 또 시장은 모든 사람의 경제활동의 결과를 의미하는 것인데, 그 결과에 대해 실패라고 규정할 수 있느냐는 철학적 문제도 있으며 저같은 경제자유주의자는 어지간한 시장 불완전성은 그냥 놔두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당 간 경쟁은 생태계의 같은 종 사이의 경쟁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정당들이 생산적으로 경쟁하고 대안 내놓으려면 굉장히 유사해야 한다"면서 "자유주의 정당과 사회주의 정당은 다른 주장을 하기 때문에 경쟁이 안 된다"고 답했다.

 

그러자 "미국발 금융위기를 특수한 것이라고 하는데 미국의 전반적 경제적 자유주의, 신자유주의의 문제점을 분명하게 나타낸 것이다. 국가가 왜 있나?"(조배숙 의원), "노무현 대통령 때 세금을 올린 결과를 참담하다고 했는데, 4.5% 성장률이 참담한 것인가"(양승조 의원), "토지를 시장에 맡길 수 있느냐"(백재현 의원)는 민주당 의원들의 반박이 다시 이어졌다.

 

복 대표는 미국 금융위기에 대해 "직접적 원인은 통화정책을 느슨하게 해서 주택거품을 일으킨 것"이라며 "중앙은행 관리들도 정책집행에 중립적이지 않기 때문에, 경기가 과열됐을때 진정시키기 어렵다. 결국 1차 책임은 시장이 아니라 정부에 있는 것"이라고 말해, 시장에 대한 절대적 신뢰를 강조했다. 토지문제에 대해서는 "규제를 다 풀어야 한다. 그래야 환경도 좋아진다. 이미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이 대안을 다 내놨다"고 답했다.

 

김부겸 의원은 방향을 조금 틀어 "지금 상황을 보면 가진 사람들이 너무 염치가 없고, 같이 살려는 준비가 안 돼 있다, 후안무치한 보수세력에 문제가 많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 대통령, 아무리 열심히 해도 업적 못 남긴다"

 

복 대표는 이에 대해 "현 정권에 문제가 생긴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탐욕 때문"이라며 "지난 6개월간의 나비효과가 전 임기를 지배할 것이기 때문에, 이후에 아무리 열심히 해도 위대한 대통령으로서 업적은 못 남긴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각료 제청권을 갖고 있는 총리의 역할을 제한해 자원외교만 하라고 하고, 혼자 각료를 다 임명한 결과 나온 사람들이 부동산 투자로 실정법을 어긴 사람들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저처럼 이명박 정권 탄생에 공헌했다고 크게 자부하는 사람은 청와대 초청 한 번 못 받았다. 노무현 대통령 때는 초청을 한번 받았는데 몸이 안 좋다고 사양했다"고 말해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김부겸 의원은 "대통령 개인이 아니라 범보수가 탐욕스럽다. 또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 가하는 따돌림이 심한데, 인간의 얼굴을 한 보수주의를 강조하는 글을 써달라"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김효석 민주정책연구원장은 대표적인 보수논객인 복 대표를 초청한 것에 대해 "연사 초청에 반대도 많았지만, 민주당이 새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반대 의견도 겸허하게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우리가 한나라당보다 유능한 경제 대안을 내놓지 못하면 집권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태그:#복거일, #미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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