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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홈페이지에 팝업창을 만들어 촛불집회의 폭력 장면만을 동영상으로 편집, 제공하는 것을 두고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현재 충남지방경찰청을 비롯한 대전지방경찰청 등 전국의 모든 경찰청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촛불집회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팝업창이 뜨고 있다.

 

이 팝업창에는 '6월 28-29일 심야불법 폭력시위'라는 동영상과 '선진외국경찰의 불법시위 진압', '글 모음', '링크 모음', '사실은 이렇습니다'는 등의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경찰이 제공하고 있는 동영상에는 대부분 촛불시위대들의 과격한 폭력장면이 담겨 있고, '도심지 주요도로를 완전히 점거한 채 청와대방면으로 행진하고 있는 시위대', '경찰버스 위에서 폭력을 선동하고 있는 시위꾼', '인근빌딩에서 소화전을 탈취하여 경찰을 공격하고 있는 시위대' 등의 자막설명이 붙여져 있다.

 

또한 '사실은 이렇습니다'에는 '촛불집회에 대한 경찰의 입장은?', '안○○  국회의원이 의경과 소속부대 지휘관 폭행', '물포(살수차)를 동원한 배경과 사용수칙을 준수했는지?' 등의 질문에 대한 일문일답이 제공되고 있다.

 

특히, '물포(살수차)를 동원한 배경과 사용수칙을 준수했는지?'에 대한 답변으로 경찰은 "규정된 사용요건과 절차, 살수방법을 준수하여 최후의 방어수준으로 부득이하게 물포(살수차)를 사용하였습니다"라고 해명하고 있다.

 

또 '링크모음'에는 '[사설]KBS MBC가 전경 어머니들 마음을 매일 밤 인두로 지져댄다', ' [사설]시위대 속의 아이들', '[사설]이제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자' 등의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사설 등이 링크되어 있다.

 

이에 대해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충남대책회의(이하 대책위)'는 4일 오후 충남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촛불여론을 왜곡하고, 도민안전을 외면하는 충남지방경찰청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 주말 경찰은 광우병 위험의 근본적 해결을 외치는 평화적인 촛불참가자들을 향해 최루액과 형광물질을 섞은 물대포를 직사하고, 곤봉과 군홧발로 마구 폭행하고, 쇠뭉치와 소화기를 던지는 등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할 수밖에 없는 수준의 극악한 폭력탄압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대책위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남도민의 안녕을 위해 존재하는 충남도경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촛불집회,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팝업을 띄우고 어청수의 폭력진압을 옹호하는 글을 도배했다"며 "국민들의 요구와 안전에 관심이 없는 경찰은 더 이상 민중이 지팡이가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대책위는 또 "비겁한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하여 친절과 봉사는 예전에 팔아먹은지 오래인 충남도경은 작금의 무자비한 진압사태에 대해 충남도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고, 충남도민의 촛불여론을 어청수에게 정확하게 보고하여 민심을 더 이상 왜곡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촛불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폭력행사 즉각 중단 ▲서울 배치 충남도경 소속 특수기동대와 전투경찰 철수 ▲촛불집회 보장 및 촛불여론 수렴 ▲경찰 홈페이지 팝업창 즉각 삭제 등을 촉구했다.

 

규탄사에 나선 김영호 전농충남도연맹 의장은 "충남 경찰이 홈페이지를 통해 편향된 정보를 제공, 촛불시민을 폭도로 매도하고 있다"며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충남경찰은 어서 속히 반성하고 충남도민의 안전지킴이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선춘자 충남천안대책위원장도 "경찰의 폭력진압으로 부상당한 시민들에 대해서는 관심이나 있는지 모르겠다"며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나선 시민들을 폭도로 몰아가려는 홈페이지 팝업창을 당장 삭제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또 이날 오전 10시 김동민 충남경찰청장과의 면담을 갖고, 이러한 내용을 전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찰 측의 일방적인 면담 약속 파기로 면담이 무산됐다며 항의서한문을 민원실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충남경찰청 관계자는 "팝업창은 지난달 28일경부터 띄우기 시작했고, 내용에 있어서는 본청에서 전국에 공통으로 제작된 것이어서 충남경찰청 자체로 변경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태그:#충남경찰청, #충남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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