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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의 모습과 많이 닮은 해바라기. 장마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 23일 나주에서 만났다.
 해의 모습과 많이 닮은 해바라기. 장마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 23일 나주에서 만났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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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는 '해님의 꽃'이라 불립니다. 해의 모습과 많이 닮았기 때문입니다. 이 해바라기는 햇볕이 내리쬐는 날, 크고 무거워 보이는 꽃을 달고 서 있습니다. 마치 한판 겨뤄보자는 듯이 햇볕을 정면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이들의 고향은 북아메리카로 알려져 있습니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뒤 유럽으로 건너가서 온 세계로 퍼져 나갔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중국을 거쳐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바라기는 비교적 아무데서나 잘 자라는 게 특징입니다. 양지 바른 곳에서 더욱 왕성하게 자랍니다. 꽃은 보통 노랑색입니다. 그러나 해바라기의 색깔과 모양은 여러 가지입니다. 종류도 수십 종에 이릅니다.

꽃은 일반적으로 한여름에 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원줄기 하나에서 뻗은 수많은 가지에 하나씩 달려서 옆으로 처집니다. 하여 해바라기는 한여름 뙤약볕과 하얀 구름과 어우러지는 풍경을 연상시킵니다.

장마철에 만난 해바라기가 색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장마철에 만난 해바라기가 색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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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국도 나주배박물관 앞에서 만난 해바라기꽃은 군락을 이루고 있다.
 1번국도 나주배박물관 앞에서 만난 해바라기꽃은 군락을 이루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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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해바라기가 활짝 피었습니다. 핀 꽃이 한두 송이도 아니고 군락을 이룹니다. 장마철에 활짝 핀 해바라기는 전라남도 나주시 금천면 촌곡리, 1번국도 변에서 볼 수 있습니다.

나주배박물관 맞은편, 남양유업 나주공장 옆 1만㎡에 만개한 해바라기는 금천면사무소 직원들의 땀과 노력의 결실입니다. 박한규 면장의 제안으로 시작된 해바라기 꽃밭 조성은 국도변을 아름답게 꾸미고 여행객들에게 볼거리를 주자는데 목적이 있었습니다.

면사무소 직원들은 이 일대에 해바라기 꽃밭과 조롱박 터널을 만들기로 하고 땅 주인한테 허락을 받았습니다. 여태껏 농작물을 심지 않은 곳이었기에 승낙을 받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답니다.

면사무소 직원들은 지역에 새로운 볼거리 하나를 만든다는 기대감으로 틈틈이 퇴비를 뿌리고 비료도 주었습니다. 해바라기 씨는 지난 4월 초에 뿌렸답니다. 조금 이른 감이 없지 않았지만 농번기가 되면 짬을 내기 어려울 것 같았기에 강행을 했다는 게 박 면장의 얘기입니다.

대로 엮은 터널에서 만난 조롱박. 서서히 크기를 키우면서 조롱박터널의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다.
 대로 엮은 터널에서 만난 조롱박. 서서히 크기를 키우면서 조롱박터널의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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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해바라기꽃밭 옆으로 조롱박터널도 만들어져 있다.
 드넓은 해바라기꽃밭 옆으로 조롱박터널도 만들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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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나주지역의 농번기는 다른 곳보다 일찍 시작됩니다. 배 과수원이 많은 까닭입니다. 배꽃이 활짝 폈을 때 인공수분 작업을 해줘야 합니다. 그 일이 끝나면 바로 모내기와 보리 수확으로 이어져 눈코 뜰 새가 없기 때문입니다.

조롱박과 수세미를 심기 위한 대 터널도 만들었습니다. 대나무는 혁신도시 건설부지로 편입되는 지역의 것을 채취해 썼다고 합니다. 제초작업과 가지 유인, 탐방로 설치 등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는 게 직원들의 면사무소 얘기입니다.

이 모든 일은 면사무소 직원과 주민자치위원, 그리고 관내 사회단체 회원들이 팔을 걷었다고 합니다. 자활근로자도 일부 동원됐답니다.

해바라기 씨를 일찍 뿌린 탓일까. 당초 예상보다 한 달 정도 빨리 꽃이 핀 것입니다. 장마철로 접어든다는 일기예보와 함께 꽃이 피기 시작하더니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내더니 이내 활짝 피었답니다.

금천면사무소 직원들과 주민자치위원, 사회단체 회원들이 직접 조성한 해바라기꽃밭. 일찍 피어난 해바라기꽃이 국도변에서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금천면사무소 직원들과 주민자치위원, 사회단체 회원들이 직접 조성한 해바라기꽃밭. 일찍 피어난 해바라기꽃이 국도변에서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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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변에 자리한 해바라기 꽃밭은 오가는 이들의 눈에 쉽게 들어온다. 지나가는 여행객들이 잠시 차를 멈추고 해바라기꽃을 구경하고 있다.
 국도변에 자리한 해바라기 꽃밭은 오가는 이들의 눈에 쉽게 들어온다. 지나가는 여행객들이 잠시 차를 멈추고 해바라기꽃을 구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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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사람들의 심성마냥 부드럽게 넘어가는 구릉이 금세 노랑색 꽃물결을 이룬 것입니다. 도로를 지나가던 운전자들의 시선을 끄는 것은 당연합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배꽃으로 하얗게 뒤덮였던 곳인데, 이제는 해바라기 꽃으로 노란세상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면사무소 직원들의 의도는 그게 아니었겠지만, 장마철에 만나는 해바라기가 색다른 풍경으로 다가섭니다. 처음엔 의아해하던 눈길도 금세 다감한 시선으로 바뀝니다. 바라보는 이의 마음까지도 너그러워집니다. 꽃 사이를 헤집고 다니는 벌의 날갯짓만 요란스럽습니다.

해바라기만 활짝 핀 게 아닙니다. 이 도로와 이어지는 나주우회도로엔 코스모스가 발길을 붙잡습니다. 영산강 물줄기를 따라 굽어진 자전거도로 한쪽으로 줄지어 핀 코스모스도 해바라기와 함께 계절을 착각하게 만듭니다. 복잡한 세상사도 잠시나마 잊게 해줍니다.

'나주배'와 '쪽염색'의 고장이면서 드라마 <주몽>의 주무대였던 '삼한지테마파크'가 자리하고 있는 곳. 황포돛배가 영산강물을 가르고, 고려 태조 왕건과 장화왕후의 애틋한 사랑의 전설이 깃든 곳. 옛 목사고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고, 내륙에 등대가 설치된 유일한 곳. 남도땅 나주의 요즘 풍경입니다.

해바라기꽃은 원줄기 하나에서 뻗은 수많은 가지에 하나씩 달려 있다.
 해바라기꽃은 원줄기 하나에서 뻗은 수많은 가지에 하나씩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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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변 자전거도로 변에는 철없는 코스모스가 줄지어 활짝 펴 가을 분위기를 느끼게 해준다.
 영산강변 자전거도로 변에는 철없는 코스모스가 줄지어 활짝 펴 가을 분위기를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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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해바라기꽃, #금천면사무소, #나주, #영산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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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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