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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이념이나 정파를 떠나야 합니다. 교육이 이념이나 정파에 휘말리면 '백년대계'라는 말이 무색해집니다. 교육은 미래에 대한 투자이고, 교육은 미래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이 학생들의 미래와 꿈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해 볼 일입니다.

 

이제 참여정부의 교육의 판을 다시 짜려고 할 것이 아니라 잘못된 부분이나 부작용이 심한 정책을 수정하고 보완하면서 나아가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정책이나 교육방향을 반대로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으로 착각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그러나 결코 현재의 교육문제가 그렇게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솔직히 교육문제에 관한 한 자녀들과 많이 대화를 해보야 합니다. 우리 자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교육의 문제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아니면 학교를 이미 졸업한 자녀와 대화를 해 보세요. 현재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들 더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의 눈이나 시각은 순수하기 때문입니다.

 

교육을 경제적인 측면이나 정치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면 안 됩니다. 결국 교육만 희생되고 맙니다. 교육은 교육적인 측면에서 바라보아야 합니다. 거시적인 교육정책은 경제적·정치적인 면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미시적인 교육정책은 정말로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들어야 합니다. 현장에 있는 교사나 학생, 학부모보다 더 교육문제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없습니다.

 

대학교수나 교육이론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외국의 교육제도나 교육의 이론적 측면은 잘 알지 모르지만, 현장의 교육적 현실과 동떨어진 의식이나 인식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선진국의 교육제도를 우리나라 교육현장에 도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현장교육의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많은 교육정책을 입안할 때 문제의 원인과 대책이 뒤바뀐 경우가 많습니다. 교육문제의 해결을 위한 대책이 또 다른 교육문제의 원인이 된다는 말입니다. 심지어는 더욱 악화시키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작금의 교육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교육을 시장화하는 논리에 의거한 수월성 교육을 지나치게 강조한 정책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이러한 수월성 교육은 교육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교육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교육을 더욱 좋지 않은 방향으로 왜곡시킬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수월성 교육에 대한 꾸준한 강화가 교육의 양극화와 공교육의 공동화(空洞化)를 심화시키고 있는데,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으로 수월성 교육을 강화하는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세계 최고의 교육수준을 자랑하는 핀란드와 같은 나라에서 우리나라처럼 수월성 교육을 강조하는 것을 보았습니까? 아닙니다. 모두 다 평등하고 공평한 교육을 기본으로 하면서 경쟁보다는 협력을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비경쟁적이고 평등한 교육환경이 바로 우수한 교육을 담보해 주는 것입니다. 우리의 사교육을 보세요. 바로 경쟁과 수준별 교육의 병폐 아닙니까?

 

수준별 수업만 보더라도 학교현장에서 얼마나 병폐가 심한지 아십니까? 자녀들과 이야기해 보세요. 진심으로 툭 터놓고 이야기해 보세요. 내 자식에 대한 이기적인 시각을 버리고 교육적인 시각으로 이야기해 보세요. 내 자녀가 우수반에서 공부하고 있다면 그 학생은 성적 유지나 경쟁이라는 괴물 때문에 몹시 괴로워할 것입니다. 반대로 열등반에서 공부하고 있다면 아마 입이 침이 마르도록 그 부당한 교육제도에 대해 열변을 토해보세요. 아이들에게 결코 할 짓이 못됩니다. 아니 해서는 결코 안 됩니다. 아이들을 위한 것이 결코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는 현직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잘 압니다. 학교의 수준별 이동수업 실제로는 '우열반' 때문에 아이들이 정신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얼마나 고통을 받고 있지를. 완전히 아이들을 경쟁체제로 자연스럽게 몰아가는 제도가 바로 수준별 이동수업입니다. 게다가 우수학생을 위한 특별수업이 아이들을 더욱 몰아세웁니다. 그러니 아이들이 생각하기를 싫어할 수밖에요. 스스로 할 수 있는 여건을 모조리 빼앗아버렸기 때문입니다.

 

자기주도적인 학습이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열반 수업이나 0교시 수업을 강행하면, 그리고 학교성적을 공개하면 학교는 정말로 정글이 됩니다. 아프리카 밀림의 정글보다 더 무시무시한 정글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의 인성교육이나 전인교육은 발붙일 곳이 없습니다. 아니 이런 교육은 정치적 사치일 뿐입니다. 도덕교육이나 적성교육은 아예 불가능합니다.

 

이런 교육을 주장하는 교사가 있다면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뭘 모르는 교사로 낙인찍히기 십상입니다. 현재 학교가 이런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학부모 입장에서 마음이 편하십니까? 아이들이 불쌍하지 않습니까? 특목고의 숫자를 늘리는 것이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상위권 학생의 경쟁을 더욱 부추길 따름입니다. 그리고 특목고를 늘리면 중학교 학생이나 초등학교 학생이 또 다른 입시지옥에 빠질 것입니다. 현재 이미 입시라는 괴물이 초등학교를 무겁게 드리우고 있습니다.

 

훌륭한 특목고에 들어가면 명문대학에 들어갈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 고액과외가 일반화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합니다. 현재의 고등학생들처럼 보충수업에 0교시에 우열반 수업을 초등학교 학생들이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정말로 끔찍하지 않으세요. 이제 이런 악순환은 그만 두어야 합니다.

 

무슨 소리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우열반이나 0교시는 금지했는데. 현실은 다릅니다. 거의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공공연하게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위하고 지역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말입니다. 

 

아이들을 경쟁시키고 학부모를 경쟁시키는 교육정책은 더 이상 교육이 아닙니다. 단지 정치적 목적을 가진 정책일 뿐입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적성과 특기를 최대한 살리도록 시간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여유를 갖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학교공부에 쫒긴 아이들이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순간적인 기쁨이나 찰나의 쾌락에 빠지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이것은 아이들의 문제가 아니라 어른들이 만들어낸 문제입니다. 아이들이 해결하기에는 너무나 힘에 겨운 문제라는 말입니다. 아니 아이들이 결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모든 교육정책은 이주호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머리에서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육현장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교육현장의 현실과 동떨어진 교육정책은 결코 성공할 수가 없습니다. 성공하기는커녕 더 커다란 부작용만 양산해 낼 것입니다. 이주호 수석의 정책은 결코 성공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주호 수석은 이제 물러나야합니다. 그 자리에는 전인교육과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교육정책을 내세우고 적극적으로 추진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김도연 교과부장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이념코드에 맞는 정책만을 추진하거나 전혀 현실성이 없는 정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도덕적으로도 커다란 결함을 가진 교육의 수장은 교육적인 명분이나 의미를 이미 상실했습니다. 그래서 김도연 장관도 역시 물러나야 합니다. 새로운 마인드를 가지고 새로운 정책을 추진할 새로운 인물이 필요합니다.

 

교육정책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처럼 악화되지 않도록 하려면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광우병 쇠고기 촛불보다 몇 배가 더 강한 화력을 발휘할 문제가 바로 교육문제입니다. 그리고 미래세대의 행복추구와 참다운 인간성 실현을 위해서도 그렇습니다. 대운하 문제나 의료보험과 공기업 민영화 등도 커다란 문제이지만 더 시급한 것은 바로 교육문제입니다. 교육정책에 대한 획기적인 변화와 사고전환이 진짜로 필요합니다.


태그:#이주호 청와대 수석, #김도연 교과부장관, #수월성 교육, #수준별 수업, #우열반 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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