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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내면아이 치유'라고 해서 아이들 교육과 관련된 책인 줄 알았다. 어린 아이들을 다룰 때 필요한 상식이나 마음가짐을 알려주는 그런 내적 교양 서적인줄로만 안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어릴 때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담은 책이었을 줄이야.

 

이 책의 구성은 제1부를 통해 우리 자신의 상처받은 내면아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그 아이가 당신의 인생을 망치고 있는지, 우리 안의 놀라웠던 아이가 어떻게 상처받아 못쓰게 되었는지 꼼꼼히 설명해 주고 있다. 제2부에서는 그런 상처받은 내면아이를 치유하는 방법이 갓난아이부터 청소년기까지 구체적으로 나열되어 있다.

 

제3부에서는 상처받아 치유된 내면아이를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고, 마지막으로 제4부에서는 치유받아 건강한 아이를 통해 그동안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에 의해 짓눌렸던 자신의 창조성을 표출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제1부] 상처받은 내면아이의 문제

 

평상시엔 별 문제 없이 지내다가 술만 마셨다하면 폭력적으로 변하여 집안 사람들을 괴롭히는 많은 사람들을 본다. 부인을 위협하고 아이들을 때리는 아버지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 사람은 왜 그럴까'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 사람이 어려서 받은 상처 때문이며, 그것이 통제를 벗어나면 비뚤어진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

 

많은 심리학 관련 서적이 있지만, 이 책은 우리가 가진 심리적인 결함을 어렸을 때 받은 상처로부터 끌어내고 있다. 사실 우리는 우리가 어렸을 때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작지만 사소한 많은 상처들을 기억하고 있다. 그 중에 어떤 사람은 부모가 준 너무 큰 상처 때문에 그것을 술이나 마약, 섹스 등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저자는 "타고난 유전인자가 무엇이든간에, 대부분의 중독의 핵심요소는 상처받은 내면아이이다"면서 "그리고 이 내면아이는 만족할 줄 모르는 욕구와 욕망의 상태 속에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무엇인가에 중독이 되는 것도 어렸을 때 받은 상처를 제대로 위안 받지 못하고 혼자서 감싸 안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노이로제와 성격장애가 우리의 일생동안 반복되는 ‘풀리지 않는 어린시절 부조화의 결과(unresloved childhood conflicts)'라고 말했듯이 가끔 우리는 이성을 잃었을 때 하는 행동이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트러블이 발생할 때 무엇인가 행동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전한다.

 

"어린아이의 성장이 저지되거나 감정이 억제되었을 때 특히 화가 나거나 상처받았을 때 감정들을 그 아이가 그대로 가진 채 자라서 성인이 된다면, 화가 나 있고 상처받은 그 아이는 어른이 된 후에도 계속해서 그의 내면에 자리잡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내면의 아이는 그 사람이 성인으로서 행동하는데 계속해서 지장을 주게 된다."

 

결국 어렸을 때부터 해결되지 못하고 쌓여온 상처들이 치유되어야만 계속되는 비행들이 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치유의 시작은 무엇이냐. 그것은 “아이였을 때 제대로 채워지지 못한 욕구들의 상실을 슬퍼하는 것”이다. 우리는 어려서 많은 욕구들이 저지당하는 것을 봐왔다. 하지만 강요하는 어머니, 자신의 말에 복종하기를 요구하는 부모들의 욕구를 채워주느라 그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는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켜켜이 쌓여왔다. 그 욕구 불만족을 풀지 못해 억눌린 감정을 그대로 느끼고 슬퍼하는 것이 첫 번째 치유의 단계인 것이다.

 

상처받은 내면아이는 진정한 자기에 대한 의식이 없기 때문에 “관계 속에서 친밀함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로 무질서한 모습과 지나치게 규율적인 모습들 사이를 왔다갔다하며 방황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제2부] 당신안의 상처받은 내면아이의 치유

 

제2부에서는 친밀함을 경험하지 못하고 중독적인 자신을 치유하는 방법에 대해 갓난아이, 유아, 학령전 아이, 학령기 아이, 청소년기로 나누어서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우선 의심의 지표라는 질문지에 “예”나 “아니오”라고 답하고, “예”라는 답이 많은 경우를 감안하여 어린 자신에게 편지를 쓰거나 묵상을 통해 치유되도록 하고 있다.

 

갓난아기 때부터 청소년기까지 여러 의심의 지표를 작성하는 동안 특히 “예”라는 항목이 많은 시기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그 시기에 특히 더 많은 상처를 받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좀 더 심혈을 기울여서 내면치료 프로그램을 따라주는 것이 좋겠다.

 

치유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저자의 상처받은 내면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진정한 자신의 아픈 과거를 많은 독자들에게 표현한다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임에도, 저자는 솔직하게 자신이 받았던 상처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방황하였는지 그 후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는지 소상히 기록해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편하게 자신의 상처받은 내면아이를 치유하고 거듭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저자는 어려서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로부터 많은 상처를 받았고 아버지가 제대로 본인의 역할을 하지 못해 어린 자신이 어머니를 돌보면서 아버지의 역할을 대신하였다고 적고 있다. 그러면서 어린아이로서 느끼고 표현해야 할 것을 자신에게 주어진 일 때문에 묻어두면서 내면의 자아가 상처를 받게 되어 본인도 13세부터 30세까지 알코올 중독에 빠질 수밖에 없었으며 자신이 병원에 실려 갔을 때에야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고 서술하고 있다.

 

또한 어머니를 위해서 우등생이 되었고, 커서는 성직자의 길로 접어들어 어머니의 그늘을 벗어날 수 없었다고 술회하고 있다. 그런 아픈 과거의 경험들이 이 책을 더욱 풍성하고 실감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제3부] 상처받은 내면아이를 성장시켜라

 

제3부에서는 우리 안의 성인자아를 잠재력의 새로운 자원으로 활용하고 내면아이에게 새로운 허가를 내려주고 내면아이를 보호하고 교정훈련을 실행에 옮기는 과정으로 안내하여 2부를 통해 치유된 내면아이를 성장시키는 방안이 소개되어 있다.

 

저자는 무엇보다도 우리의 내면아이가 “느끼는 것을 느끼도록 허락하고, 감정이란 옮거나 그른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가르쳐 주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안전하고 부끄럽지 않은 환경을 조성해 줄 필요가 있다”면서 “당신은 그 아이가 무엇을 필요로 하고 원하는지를 주의 깊게 들어줌으로써 그를 지지해 줄 수 있다. 그가 원하는 것을 항상 줄 수는 없지만, 들어줄 수 있고 그가 그것을 원해도 된다고 허락해 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어렸을 때 “영웅, 스타, 성취 지향적인 아이, 엄마의 작은 남자, 엄마나 아빠의 대리 배우자, 아빠의 작은 공주, 아빠의 친구, 엄마의 친구, 엄마나 아빠의 대리인 또는 보호자, 엄마의 엄마, 아빠의 아빠, 중재자, 조정자, 가족의 재물, 희생양 혹은 반항아, 성취욕이 낮은 아이, 문제아, 잃어버린 아이, 희생자” 등의 굴레를 쓰고 살아왔다.

 

저자는 이제 이런 거짓된 자신의 역할을 포기하고 자신의 본래 모습이 되도록 허락하라는 것이다. “나는 내면아이에게 자신의 모습이 되도록 허락했고 이것이 모든 것을 변화시켰다”며 우리가 우리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라고 조언하고 있다.

 

우리가 결점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사실은 결핍이었음을 교정훈련을 통해 깨달을 수 있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우리의 상처받은 내면아이의 잘못된 행동들은 사실은 그 아이가 살아남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학습된 행동방식들”이다. 갓난아기 때부터 학령기 내면아이 때까지 욕구충족을 위한  교정훈련을 받아 자신의 본래 모습을 회복하고 거듭나야 하는 것이다.

 

[제4부] 재생

 

신화나 우리의 옛 이야기를 살펴보면 태어나서 버려지거나 다른 곳으로 보내져 천한 사람이나 늑대 등 동물들의 양육을 통해 성장하고 청년기에 이르면 신적인 힘을 발휘하면서 한 나라의 왕이나 영웅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 모두의 이야기는 추방당한 후 진정한 자기를 찾아 여행을 하는 영웅, 신성한 아이에 관한 이야기”라는 저자의 말처럼 어렸을 때 받은 상처는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상처일 수 있으며 그 상처를 가슴에 담아 그 상처로부터 고통 받지 말고 상처를 치유하고 진정한 나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그동안 저자는 많은 이들을 상담했고, 어렸을 때 받은 상처와 자신에게 주어진 굴레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그 원하는 것을 이뤄낼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워 주었다. 변호사가 동물을 치료해주는 수의사가 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내 안의 울림에 따라 인생을 설게 하는 것이 진정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임을 깨닫고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그럴 수 있는 힘을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얻게 될 것이다.

 

저자는 “내 인생의 가장 위대한 깨달음은 창조성이 파괴를 극복할 수 있으며 또한 창조성이야말로 폭력에 대한 해답”이라고 말한다. 또한 저자는 “창조적 선택은 당신의 타고난 권리이다. 그 권리를 누리”라며 우리들이 그동안 억눌려 왔던 창조성을 무한대로 발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어릴 때부터 쌓인 곪아터진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면 한 단계 아니 몇 십 단계 성숙하고 정돈된 나로 재탄생 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인생이 새롭게 변화될 수 있는 기회를 잡느냐 놓치느냐는 책을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많은 책들이 여러 조언을 담아 내면을 치유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 책과 같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왜 이 책이 그토록 귀중한 지 몸소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내면아이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하여 나를 성장시키고 창조성을 길러내 보자. 이  책의 저자가 진정으로 바라는 바이다. 내 안의 모든 상처가 치유되면 놀라운 아이가 내 안에서 살아 펄쩍 뛰어나올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상처받은 내면아이 치유> (John Bradshaw 저 / 오재은 역)


상처받은 내면아이 치유

존 브래드쇼 지음, 오제은 옮김, 학지사(2004)


태그:#내면아이, #상처, #치유, #창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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