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지금은 지난 5월 31일 무점포 오픈식 매장 옆에서 김영향 대표와 인터뷰 중이다.
▲ 김영향 대표 지금은 지난 5월 31일 무점포 오픈식 매장 옆에서 김영향 대표와 인터뷰 중이다.
ⓒ 강명희

관련사진보기


"우리가 취급하는 쇠고기 관련 식품들은 생후 6개월부터 항생제를 주지 않는 소로서 조사료(동물사료나 곡물사료가 아닌 채식 사료)를 먹고 자라나는 20개월 미만의 소입니다. 또한 우리가 취급하는 과자는 '맛없는 과자'라고 소문이 났습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과자들에 비해 맛을 내는 식품첨가제를 거의 사용하지 않다보니 과자의 주원료의 본래 맛이 요즘 아이들에게 맛이 없다고 느껴지는 탓일 겁니다."

요즘 문제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협상'을 의식한 듯 김영향 대표(깊은 생협)는 자신 있게 깊은 생협의 소고기 관련 식품들에 대해 자랑을 하고 나섰다. 사실 소고기는 직접 소고기로만 사용되는 게 아니라 라면, 과자, 조미료, 소시지, 의약품 등의 식품관련 제품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기에 건강하지 못한 쇠고기의 사용은 우리 생활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 대표의 자부심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기서 잠깐. 혹시 이 단체가 생산물을 유통하는 곳이니 영리단체가 아니냐고 오해해선 곤란하다. 올해 4월 인터넷 쇼핑몰을 열었다니 장사하는 곳이 아니냐는 착각은 이 단체의 창립정신에 대해 무례를 범하는 것일 수 있다. 엄연히 비영리 단체인 '깊은 생협(생활협동조합)'은 그동안 안성의 주부들이 주축이 되어 '생활재'를 공동으로 구매해온 곳이다.

5년 전 시작된 이 모임은 현재 약 140명의 주부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제 그동안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인터넷 쇼핑몰이라는 인터넷 주문 시대를 개막하게 된 역사적인 순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깊은 생협'으로선 하나의 큰 도약의 순간인 것이다.

무점포 오픈식 장소인 우리생협의원에 회원과 아이들이 방문했다.
▲ 회원 방문 무점포 오픈식 장소인 우리생협의원에 회원과 아이들이 방문했다.
ⓒ 송상호

관련사진보기


여기서 소통되는 상품엔 농산물은 기본이고, 과자, 라면, 대안생리대, 각종 양념 등 가정 생활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것들이다.
▲ 전시 상품 여기서 소통되는 상품엔 농산물은 기본이고, 과자, 라면, 대안생리대, 각종 양념 등 가정 생활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것들이다.
ⓒ 송상호

관련사진보기


현대사회의 먹을거리와 생산소비 구조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자는 뜻의 이름인 '깊은 생협'은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을거리와 친환경적 생산품을 제공하고 농민을 포함한 생산자에겐 안정적인 생산을 보장한다는 뜻을 품고 주부 회원들이 주축이 되어 일을 일구어 냈다.

이미 서구 유럽에선 보편적인 사회 시스템 중 하나로서 이 모임에선 공산품이나 농산품은 거의 '두레생협연합회'의 물품을 이용해왔다. 또한 농산물 생산의 경우 농사 시작부터 소비하기 까지 소비자와 농민이 함께 동참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왔던 것이다. 실제로 안성 쌍지리 장수마을 노인회의 노인들에게 고구마 종자를 사주면 노인회에선 1년 동안 농사를 지어 깊은 생협 회원들에게 전량 판매하는 식의 시스템을 운영해왔던 것이다. 안성 시골의 검은 콩, 오리농법의 쌀, 계란 등을 생산자로부터 직접 제공받는 일들도 감당해왔다.

뿐만 아니라 연중에 해당 장수마을에 '깊은 생협' 회원과 가족들이 '고구마 캐기 행사', '오리 넣기 행사' 등을 하면서 장수마을의 노인들과 친분을 쌓아 왔다. 올해 가을에는 벼 베기 행사도 예정 중이다. 연중 수시로 만나게 되면 부모와 자녀 그리고 손자들의 만남처럼 친근한 만남이 되는 것이 그동안의 모습이었던 것. 이런 서로 간의 신뢰는 생산자인 농민이 손해에 직면하게 되면 회원들이 뒷짐 지고 있는 게 아니라, 모두 공동책임을 져야한다는데 서로 합의 했기에 생겨났다.

지난해 가을에 장수마을에서 실시한 고구마 캐기 행사에서 회원 가족들이 고구마를 캐고 있는 중이다.
▲ 고구마 캐기 행사 지난해 가을에 장수마을에서 실시한 고구마 캐기 행사에서 회원 가족들이 고구마를 캐고 있는 중이다.
ⓒ 송상호

관련사진보기


지난해 봄에 장수마을에서 깊은 생협 가족이 실시한 오리 넣기 행사에서 아이들이 오리 농법으로 지을 오리들을 논에 넣고 있는 중이다.
▲ 오리 넣기 행사 지난해 봄에 장수마을에서 깊은 생협 가족이 실시한 오리 넣기 행사에서 아이들이 오리 농법으로 지을 오리들을 논에 넣고 있는 중이다.
ⓒ 송상호

관련사진보기


앞으로 회원 확대를 통해 비영리 법인 단체를 등록시키는 것, 사무실과 점포가 독립 공간으로 옮기는 것(현재 안성 우리생협 의원 내에 사무실 상주) 등의 일을 일구어내는 첫 걸음으로 '무점포 오픈 기념 할인판매 기간'(5월 31일~6월 5일)이 시작되었다. 이날 행사를 지켜본 김영향 대표는 살짝 흥분되어 있었다. 다음과 같은 소감 때문 이었다.

"이번 행사는 별로 홍보하지도 못해서 오늘 얼마나 회원들이 다녀갈 지 의문이었는데, 오전에만 해도 벌써 전체 회원(140명)의 반수 이상이 다녀갔어요. 이것은 그동안에 서로가 쌓아온 신뢰의 결과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설레네요."

지난 5월 31일에 실시한 무점포 오픈식에서 판매를 담당하는 회원들과 김영향 대표가 한자리에 섰다.
▲ 판매위원들 지난 5월 31일에 실시한 무점포 오픈식에서 판매를 담당하는 회원들과 김영향 대표가 한자리에 섰다.
ⓒ 송상호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인터넷 주문은 두레생협연합회 http:www.dure.coop 로 하면 되고 회원가입이나 문의는 깊은 생협 사무국(031-671-2066)으로 하면 된다.



태그:#안성 깊은 생협, #생활재 공동 구매 모임, #두레생협연합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