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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총선미디어연대’는 4월 4일 '오늘의 좋은·나쁜 선거보도’로 정몽준 후보 성희롱 사건을 축소하고, 사건의 본질을 외면한 조선·중앙·동아일보와 MBC의 단신 보도 <즉각 사과>를 선정했다. 총선미디어연대는 언론이 이번 사건을 이해당사자들의 '갈등'이나, '논란'으로 보도할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 후보자의 도덕성과 자질 문제"로 다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하 총선미디어연대 논평 전문. 

 

언론은 ‘성추행 정몽준’ 자질부터 검증해야

 

서울 동작을 지역에 출마한 정몽준 한나라당 후보가 MBC 여기자를 성희롱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번 사건은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후보자들의 도덕성 자질 문제와 연관되는 중대 사안이다.

 

무엇보다 사건 당시 여기자가 현장에서 “성희롱 하신 것이다”라고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정 후보가 일언반구의 사과도 없이 자리를 떴다는 점, 그리고 정 후보 측이 “어깨를 치다가 기자의 얼굴에 손이 닿은 것”이라고 거짓해명을 한 점은 그의 도덕성을 의심케 한다. 정몽준 후보는 인터넷 등 언론에서 이에 대한 논란이 커진 후에야 MBC 본사를 찾아가 사과를 했다.

 

이 사안은 MBC 여기자와 국회의원 정몽준 후보와의 단순한 갈등사안이 아니다. 정 후보의 행동이 정확하게 어떤 것이었는지 동영상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희롱’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성희롱 여부를 떠나서 국회의원 후보자가 무심결에라도 기자에게 위압적이고 불쾌하기 짝이 없는 행동을 한 것은 명백한 사실로 보인다. 특히 해당 기자가 여성이라는 점에서 정 후보의 행동은 더욱 적절치 않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문제는 정 후보가 당시 피해자가 즉각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즉각적인 사과를 하지 않았고, 이후에도 문제의식 없이 거짓해명을 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동영상 공개논란이나 사과여부보다, 국회의원 후보자들의 성평등 의식과 도덕적, 공직적합성 등 자질문제를 살펴보는데 방점을 찍었어야 했다. 그러나 언론은 ‘정몽준 성희롱 사건’을 최소한의 사실도 전달하지 않는 등 축소 보도했으며, 주로 정 후보가 사과를 했다는 점만을 부각시켰다.

 

정 후보의 도덕성과 공직적합성 등 자질문제가 거의 언급되지 않은 것이다. 이에 ‘2008총선미디어연대’는 조선·중앙·동아일보와 MBC의 소극적 보도를 4월 4일 오늘의 나쁜 선거보도로 선정했다.

 

이번 사안에 대해서 6개 일간지의 기사 게재 현황은 아래와 같다.(<표 1> 참고) 일단 조선․중앙은 지나치게 작은 기사로 처리했으며, 동아일보는 2단으로 처리했으나 14면에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정몽준 한나라당 후보가 취재 중이던 여기자의 뺨을 건드린 것이 ‘성희롱 논란’으로 번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기사는 마치 ‘그저 뺨을 건드렸을 뿐인데 이게 크게 번졌다’는 식의 어감을 주고 있어 사건을 ‘물타기’하려는 의도가 강하다.

 

동아일보는 기사의 반에 해당하는 양을 정 후보 측의 해명에 치중했다. 중앙일보는 더욱 가관이다. 기사 크기도 작을뿐더러, 사건의 경위도 없이 정 후보의 해명으로 시작하여 해명으로 끝냈다. 따라서 조·중·동의 보도는 정몽준 후보 파문을 애써 감싸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기까지 한다.

 

경향신문은 4면에서 이를 자세하게 보도했다. 한겨레도 자세하게 보도하긴 했지만, 전국여성연대 회원들의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자질 논란과 기자회견 도중 ‘불법집회’로 간주돼 연행된 사실은 보도되지 않았다. 서울신문은 3면에서 이를 비교적 자세하게 전하긴 했지만, 정 후보의 ‘거짓 해명’이 거의 부각되지 않았다.

 

방송 3사 저녁 메인뉴스도 이 문제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KBS <성희롱 논란 사과>(김세정 기자)와 SBS <성희롱 논란>(남승모 기자)는 정 후보에 대한 야당과 노조 등의 반발내용을 다루며 사안의 심각성을 전달했으나, 전국여성연대 회원들이 정몽준 후보의 행위에 대해 항의 집회를 벌이다 강제 연행된 일에 대해서는 전혀 다루지 않았다.

 

특히 MBC는 <직접 사과>라는 단신 보도를 내는 데 그쳤다. 내용도 정 후보의 사과내용을 전달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논란이 된 거짓해명 부분도 “‘인파에 밀려 본의 아니게 얼굴을 건드렸다’는 등 사실과 다른 해명도 즉각 정정하겠다고 했습니다”며 간략하게 정리해 버렸다.

 

MBC는 피해자가 MBC 기자이며, 정몽준 후보와 대결하는 정동영 후보가 MBC 출신이라는 점 등을 의식해 이 사안을 간단하게 다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MBC의 이해관계가 고민될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유력 국회의원 후보자인 정몽준 후보의 태도와 자질문제가 사건의 핵심이었다는 점에서 MBC의 ‘단신’보도는 유감스럽다.

 

총선미디어연대 논평 및 보고서는 www.vote2008.or.kr 에서 확인할 수 있다.


태그:#총선미디어연대, #민언련, #정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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