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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인물을 토대로 가공인물을 만든 <이산>
 실존인물을 토대로 가공인물을 만든 <이산>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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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은 원래 역사 속 인물들을 조명하는 것이기에 대부분 인물이 실존 인물이다. 그러나 가끔 극의 재미를 위해 작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가공인물들도 등장하곤 한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이산>(연출 이병훈 김근홍, 극본 김이영)에도 다양한 인물들이 나오는데 그 중 대부분 실존인물들이고 일부 캐릭터가 가공인물이다. 하지만 <이산>에는 진정한 가공인물은 없다. 이유는 그 가공인물들도 역사 속의 실존 인물을 모델로 하였기 때문이다.

백동수를 모델로 만들어진 박대수
 백동수를 모델로 만들어진 박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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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의 동무인 박대수, 나 원래 백동수야

<이산>에서 대표적인 가공인물을 꼽자면 훗날 정조가 되는 이산(이서진 분)의 어린 시절 동무이자 현재는 익위사 관원으로 이산을 호위하고 있는 박대수(이종수 분)가 있다. 박대수는 역사 속에는 없는 인물로 작가의 상상력 속에서 만들어진 인물이다.

그러나 박대수는 원래 실존 인물인 백동수를 모델로 만들어진 인물이다. 역사 기록을 보면 백동수는 1771년 식년무과에 합격했으나 조선후기 관직 수가 턱없이 부족해 벼슬을 얻지 못했다. 이후 정조가 즉위하고 친위군영인 장용영(壯勇營)을 조직하면서 서얼 무사들을 등용할 때 추천 받아, 1788년에 드디어 장용영 초관에 임명되었다.

이듬해 가을 정조의 명으로 무예서 간행작업에 들어가서 1790년, 마침내 지상무예 18가지와 마상무예 6가지를 총정리하여 무예24기를 수록한 ‘무예도보통지’가 완성되었다. 이 책은 중앙 군영은 물론 팔도의 군영에 보급되어 군사훈련의 교범으로 활용되었다. 

그러나 1800년 6월 정조가 49세의 한창 나이에 갑작스럽게 승하하였다. 정조가 승하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1802년 정월, 개혁정치와 부국강병의 상징이었던 장용영은 정조의 개혁을 반대했던 노론벽파에 의해 해체되었고 무장들은 축출되었다. 이 과정에서 백동수 역시 벼슬자리에서 쫓겨나 유배를 가게 되었고, 이후 7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물론 얼마 전 <이산>에서는 진짜 백동수(김성실 분)가 새로운 인물로 등장하였다. 이에 대해 <이산>을 연출한 이병훈 PD는 “원래 박대수는 백동수를 모델로 하여 만들어 낸 인물이었으나 박대수를 무예에만 치중시킬 수는 없어서 다시 백동수를 등장시킨 것이다”라고 하였다.

심환지를 모델로 만들어진 최석주
 심환지를 모델로 만들어진 최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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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론 벽파의 우두머리 최석주, 심환지와 닮았네

현재 <이산>에서 정조의 반대 편인 노론을 이끌고 있는 인물은 이판 최석주(조경환 분)이다. 최석주는 역시 역사 기록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가공 인물이다. 그러나 그의 지위나 행적을 보면 그가 노론 벽파의 우두머리였던 심환지를 모델로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심환지는 조선 후기의 문신으로 1771년 정시문과에 병과로 급제한 후, 언관직을 두루 거치면서 유배생활을 겪기도 하였다. 1779년에는 문신들에게 시험을 보인 자리에서 수석을 차지하였고 일본에서 온 사신을 접대하는 접위관의 임무를 수행하기도 하였다.

이후에도 실무 언관직과 암행어사, 대사간, 대사헌 등을 지내다가 이조참판에 오르기도 하였다. 그리고 홍문관과 예문관의 양관 제학, 규장각제학, 이조판서, 병조판서 등을 거쳐 1795년에는 우의정과 좌의정을 지냈고, 1800년에는 영의정의 자리에 올랐다.

노론계의 대표적인 인물로서 정조의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죽음이 정당했다고 주장하는 노론 벽파의 우두머리 격이었다. 그리하여 정조가 죽은 후 장용영을 혁파하였고, 나이 어린 순조의 원상(院相)이 되어 정권을 장악하고 신유사옥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그가 죽은 해인 1802년에 문충(文忠)이라는 시호가 내려졌으나 1806년에는 관작이 추탈된 인물이다.

이렇듯 심환지는 악인이라고도 평가 받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기회를 잘 포착하여 정조 편에 서기도 하고 다시 정조의 반대편에 서기도 한 시류를 잘 읽는 인물이라고도 평가받을 수 있기에 이병훈PD는 논란 거리를 만들지 않기 위해 심환지를 최석주라는 이름의 가공인물로 대체하였다고 밝힌 바 있다.

덧붙이는 글 | 티뷰 기자단 기사



태그:#이산, #가공인물, #박대수, #최석주, #실존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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