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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하고 감상할 그림은 대부분의 독자들에게도 어디서 한번은 본 듯, 매우 익숙한 작품일 것입니다. 그 제목은 아래 부연 설명에서 살펴보는 것처럼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입니다. 종종 궁금하다고 묻는 분들이 계셔서 이 기회를 빌어 소개합니다. 머리에는 모자처럼 천으로 터번을 만들어 두르고 있는 아주 매력적인 미소를 띤 소녀의 초상입니다.

이 곳 독자들 가운데에는 네덜란드의 화가, '요하네스 얀 베르메르(Johannes Jan Vermeer, 네덜란드, 1632~1675)'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압니다. 그의 그림은 앞에서도 종교그림으로 '예수와 마리아의 대화를 질투했던 마르다(지미라즈키와 베르메르)'와 풍경 그림으로 '폭풍이 밀려오는 풍경(베르메르, 렘브란트, 모네)', '빛고운 실내정경' 등 여러 번 소개하였습니다. 비교하여 감상하시면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으므로, 이 기회에 함께 둘러보실 것을 권합니다.

영혼과 평화, 빛의 화가, 베르메르  

쿠르츠(Don Kurtz)가 제공한 그림
▲ 베르메르의 초상화 쿠르츠(Don Kurtz)가 제공한 그림
ⓒ Don Kur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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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위 그림을 그린 화가, 베르메르의 약력에 대해서는 이미 앞에서도 소개하였으므로, 오늘은 아주 간략하게만 살펴보겠습니다. 바로크 시대의 화가, 베르메르는 1632년 10월 31일, 네덜란드의 '델프트(Delft)'란 지방의 한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많지 않은 풍경 그림 가운데에도 '델프트'란 그의 고향 이름이 등장합니다.

생애에 대해서는 자세한 것이 거의 알려져 있지 않으며, 그에 대한 평가도 오랫동안 감추어져 있다가 19세기 중반에서야 겨우 그 진가를 재인정받았을 정도입니다. 화가의 아들로 태어나서, 1655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에 직업을 계승하였습니다.

현존하는 그의 작품은 120여점 정도입니다. 거의 한두 사람의 주인공이 등장하며, 가정의 실내정경을 주제로 그린 풍속화가 대부분입니다. 그밖에 초기의 작품으로 종교를 제재로 한 것과, 많진 않지만 10여점의 풍경화도 전해집니다. 그 풍경화 가운데서도 고향을 그린 '델프트 풍경(View of Delft, 1650-1660, 헤이그국립미술관 소장)'은 명작이어서 풍경화가라는 영예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잘 알려진 작품으로는, 앞에서도 소개하였던 '편지를 읽는 여성(드레스덴미술관)', '우유 따르는 하녀(암스테르담국립미술관)' 등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터번을 쓴 소녀(헤이그국립미술관)', '레이스를 뜨는 소녀(루브르미술관)', '연애편지(암스테르담국립박물관)' 등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북유럽의 모나리자,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누구나 개인적으로 특별히 더 좋아하거나 마음이 가는 그림, 또는 사진 작품이 있을 것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인데, 바로 베르메르의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란 제목의 이 그림이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애착이 많이 가는 그림이지요.

이 그림은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이탈리아, 1452.4.15-1519.5.2)의 '모나리자' 의 미소 못지 않게, 생생하게 살아 있는 느낌이어서 개인적으로 참 많이 좋아하는 그림입니다. 실제로 비평가들은 이 그림을 '북유럽의 모나리자'라고 극찬을 하기도 합니다.

엄격하게 말하면 그는 풍경화가도, 초상화가도 아닙니다. 그러나 위 작품은 베르메르를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잘 알려져 있고 그 작품성도 인정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에게 종종 초상화가라는 명예까지 안기기도 합니다.

살짝 머금은 듯한 미소뿐 아니라, 무언가를 응시하는 표정이 매우 정확하고 극사실적으로 생생합니다. 마치 살아서 지금 제 앞 가까이에 마주앉아 저를 응시하는 듯, 착각이 들 정도로 소름이 돋습니다.

Oil on canvas, 1665-1667, Mauritshuis, The Hague, Netherlands
▲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Girl with a Pearl Earring) Oil on canvas, 1665-1667, Mauritshuis, The Hague, Netherlands
ⓒ Verm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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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메르의 작품의 상징, 진주귀걸이를 한 초상화

베르메르 특유의 부드러운 빛과 명암을 통해 완벽한 우아함과 세련된 미적 감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안료를 투과한 빛이 만들어낸 선명한 색채는 투명하여 평화로운 느낌을 줄 뿐만 아니라, 소녀의 표정에 내적인 온기를 불어넣은 듯 보입니다.

밝은 색채와 검은 뒷 배경의 텅 빈 공간은 이상적인 구도 안에서 정제된 분위기를 배열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고요하면서도 정제된 분위기가 소녀의 형이상학적이고 순수한 이미지를 더욱 두드러지게 합니다.

안료를 투과한 빛이 소녀의 귀에서 반짝이는 진주 귀걸이나 목 옷깃, 눈동자, 머리에 늘어트린 노란 옷감 같은 세부 물체와 함께 그림 전체에 생명력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소녀의 눈과 심장, 영혼이 지닌 비밀을 침착하고도 집요하게 파헤치고 있습니다.

이 화가가 선호했던 노란색과 푸른색은 빛나는 조화를 이루며, 고고하고 아름다운 성품을 절제된 감성으로 드러내줍니다. 절제된 미소와 맑고 투명한 표정이 압권인 초상화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대중으로 하여금 애정의 기억을 갖게 만드는 최고의 작품입니다. 

지난 2003년, 이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그림과 관련한 이야기(소설)가 이미 피터 웨버 감독, 스칼렛 요한슨과 콜린 퍼스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그 이후 우리 공영방송에서도 여러 번 방영이 되었으므로, 이미 감상한 분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화가 베르메르에 대해서 이미 소설책으로도 출판되었으며, 현재 시중의 책방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바로 이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그림이 책 앞의 겉표지에 디자인, 전시되고 있으므로 서점의 미술코너에서도 많이들 보았을 것입니다.

미소가 맑고 투명한 이 소녀의 그림을 읽으면서 직접 감상하신 소감이 어떻습니까? 방학을 맞아 혹 책방에 나가시거든 찾아 읽어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덧붙이는 글 | ** 참고 목록 **
Art Renewal Center(http://www.artrenewal.org/asp/database/art.asp?aid=607), Gallery for Vilhelm Hammershoi(http://myhome.naver.com/ph4you/menu4.html),
"천년의 그림여행(Stefano Zuffi, 스테파노 추피 지음, 예경)"

이기사는 뉴스앤조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VERMEER, #베르메르, #초상화, #진주귀걸이,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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