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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형 기자는 순천향대학교에 재학중입니다.

 21세기는 취업의 전쟁터이다. 취업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은 늘어만 가는데 비해, 취업의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취업전쟁은 언제 '종전'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로 인식된 지 오래다. 대학생 취업 준비생들도 이러한 현실의 취업난을 고스란히 실감한다.

 

취업 전쟁에서도 '총알'이 문제 


전쟁터에서 총알이 없으면 죽듯 취업전쟁에서도 총알인 돈없이 안 된다.

 

"취업 준비 비용을 위해 부모님께 손 벌리는 것이 죄송스러워 아르바이트를 겸하지만 오히려 아르바이트 시간에 쫓겨 취업 준비가 소홀해진 것 같다"

 

경원대 이석호(25, 3학년)씨의 말이다. 이러한 생각은 비단 이씨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대학생 취업 준비생들 모두 같은 처지인 것이다. 취업 준비 비용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면 그만큼 취업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어학연수의 경우에는 방학을 이용한 단기 연수보다는 차라리 휴학을 하고 보통 6개월에서 1년 사이로 외국 어학연수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역시도 비용이 문제이다. 생활비부터 학비까지 그 비용은 만만치 않다. 휴학을 하고 뉴질랜드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있는 박한울(25)씨는 "현지에서 직접 돈을 벌어 쓰기도 하지만 타지의 생활환경에서 제대로 배우려면 실제로는 거의 부모님의 지원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공만 공부해서는 어려운 취업

"다들 전공과목으로 박사 학위를 받아도 밥벌이하기 힘든 세상이라고 하더라고요."

 

전반적인 대학생 취업 준비생들의 분위기에 대하여 선문대 윤재열(25, 3학년)씨가 말했다. 대학교에서 필요한 것을 얻지 못하는 학생들은 학원과 아카데미, 스터디 그룹 등 사교육으로 몰려든다. 대학생이 일 년 동안 취업을 위한 사교육비로 들이는 돈은 일반 샐러리맨의 한 달 월급 수준인 207만 원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 리크루팅 업체에서 조사한 결과, 2천여 명의 대학생 중 절반인 55.8%가 현재 취업관련 사교육을 받고 있는데, 4학년은 246만 원, 3학년은 183만 원, 2학년은 156만원 순이다.
 취업에 조금이라도 가산점이 되는 각종 공모전에도 많은 수의 대학생들이 응모한다. 숭실대 임학재(25, 3학년)씨는 “공모전에 드는 많은 비용은 입상을 하여 상금을 받게 된다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에 아낌없이 쏟아 붓지만, 입상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라며 “대학은 등록금 올리는 것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고, 대학이 세상 물정을 너무 모르는 것 아니냐”라고 덧붙였다.

 

사회 인식부터 제대로

취업 준비 비용에 대하여 순천향대 박경남(23, 4학년)씨는 “사회의 인식부터 바뀌어야 취업 준비 비용 절감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취업을 위해서는 많은 돈을 써야하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박씨는 “무조건 돈이 많아서 취업 준비 비용을 많이 들여야 좋은 취업준비이고 좋은 직장에서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 한다”라고 덧붙였다.


 ‘놀고먹는 대학생’이라는 말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이다. 하지만 예로부터 ‘학문의 상아탑’으로 불리며 대학에 들어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자부심을 가졌던 곳, 지성과 낭만이 살아 숨쉬던 대학은 취업전쟁을 위한 훈련소로 탈바꿈 하였다. 대학이 꼭 취업을 위한 발판만은 아니다. 그러나 이 시대의 취업전쟁 속에서 대학생들은 적들을 물리치고 전쟁터에서 승리하기위해 주위의 친구들과 경쟁하고 자신에게 투자한다. 자신의 취업 경쟁력을 위해 보다 많은 무기가 되는 비용을 경쟁적으로 쏟아 붇는 것이다.

 

과연 ‘놀고먹는 대학생’이 옳은 것 인지 ‘취업 전쟁터의 훈련병’이 옳은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대학 내 인성교육과 직업교육을 겸한 프로그램 구축이 필요하며 사교육 등으로 인한 취업 준비 비용 문제를 메울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태그:#취업준비, #대학생취업, #준비비용, #비용부담, #취업준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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