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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오마이뉴스-한림대 기자상 응모작입니다. 방소현 시민기자는 한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인터넷미디어 전공 3학년에 재학중입니다. [편집자말]
"사진을 정렬하고 검색하기 쉽도록 사진에 레이블을 붙이는 단순한 방법입니다."

태그기반의 인터넷 앨범 서비스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Flickr'(www.flickr.com)의 태그 도움말이다. Web 2.0 도래로 원하는 정보의 메타데이터를 생산하는 것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지금, 사용자 중심의 사이트를 지향하는 웹사이트들은 데이터 분류와 검색이 용이하도록 키워드를 함께 삽입하는 '태깅(tagging)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Web 1.0 시대에는 데이터 공급자가 정보를 제공하고, 사용자들은 그 정보를 받아들이는 역할만을 충실히 수행했다. 때문에 정보를 분류해서 메타데이터를 만드는 것 또한 공급자의 것이었다. 그러나 사용자들이 공급자 입장에 함께 서면서 웹은 데이터를 유통시키는 플랫폼으로써의 기능을 활발히 하기 시작했고, 메타데이터의 생산은 사용자들의 것이 되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는 태깅 서비스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으며 어떠한 도움을 받고 있을까.

능동적 사용자가 되기 위한 첫 발, "태그 추가하세요"

실제로 사람들과 만나 대화하고 관계 맺을 수 있는 오프라인 세상의 존재가 매우 중요하듯이, 온라인 세상 또한 그 존재의 의미가 대단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웹 안에 존재하는 수많은 데이터들에 주목해야 한다. 그러나 많은 양의 데이터를 소유하고 있는 것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양이 방대할지라도 그것들의 분류가 엉망이라면 과연 이 데이터들은 가치가 있는 걸까?

이곳에도 검색을 돕는 '태깅 서비스'가 지원된다.
▲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사진올리기' 메뉴 이곳에도 검색을 돕는 '태깅 서비스'가 지원된다.
ⓒ 방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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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얘기로 국내 웹사이트를 예로 들어보자. 온라인 세상을 즐기는 사용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접해봤을 '싸이월드'의 미니홈피와 '네이버'의 블로그. 이곳에서도 어김없이 태깅 서비스는 지원된다.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사진을 등록하면 태그 메뉴를 이용하여 자신의 콘텐츠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으며, 등록 후에는 인물 사진 검색이 쉽도록 도입된 '깜짝태크'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네이버에 포스트를 등록할 때면 어김없이 '태그달기'를 이용한다. 이렇게 입력된 태그는 블로그 내 포스트를 검색하는데 매우 편리하여 사용자들에게 매우 유용한 서비스로 주목받게 됐다.

찾기 힘든 데이터? 태그로 찾으면 되지!

데이터 검색에 있어서, 무엇과 관련된 것인지만 알아도 검색이 가능하다면 이보다 편리할 수는 없다. 해당 데이터의 내용 일부가 아닌 관련 태그만으로 해당 정보의 검색이 가능한 서비스, 바로 이것이 태깅 검색 서비스다. 그러나 해당 데이터의 태깅이 무엇인지 어떻게 알 수 있냐는 반문이 생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태깅을 통해 검색을 하면 그 단어와 들어맞은 태깅이 추가된 데이터가 출력되고, 여기에는 사용자가 찾고자 하는 것이 핵심적으로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따로 태깅을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특히나 태깅은 일반 검색보다 신속성과 정확성이 더욱 보장되므로 사용자에게 유리한 서비스만은 확실하다.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인기태그들을 보여준다.
▲ 딜리셔스(del.icio.us)의 태그 클라우드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인기태그들을 보여준다.
ⓒ 방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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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크 공유 사이트인 '딜리셔스'(del.icio.us) 또한 태그에 따라 데이터를 분류하는 폭소노미(Folksonomy) 방식 사이트로, 자주 가는 사이트 등록시 꼬리표를 달아 검색이 용이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태그 클라우드(tag cloud) 서비스가 있어 가장 많이 검색된 인기 태그를 확인할 수 있다. 태그를 단시 검색수단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디렉토리 혹은 메뉴인 것처럼 활용되고 있어 딜리셔스는 유용한 정보의 위치를 알려주는 일종의 '정보지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검색에만 좋을까? "내 데이터에 의미를 주는 태그!"

사용자들이 태깅을 이용하는 가장 주된 요인은 편리한 검색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에 기인한다. 그러나 태그가 입력돼있지 않은 데이터는 태그 검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그렇다면 태그를 추가하는 것은 무슨 뜻일까. 그것은 바로 데이터가 '의미'를 가진다는 것. 즉 데이터의 구조화는 물론이고 태그를 입력함으로서 정보의 분류가 가능해져 핵심적인 '의미'가 추가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데이터 분류에서 카테고리를 얘기한다. 기존에 있던 카테고리가 이미 정보들을 분류해 주고 있는 상황에 태그가 왜 필요하냐는 것이다. 그러나 카테고리와 태깅은 의미부여에 있어서 큰 차이를 가진다. 만약 당신이 한 커뮤니티에 짧은 글을 하나 올리려한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당신은 카테고리를 먼저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글을 쓴 후 카테고리를 선택할 것인가. 대부분은 카테고리를 먼저 선택한다고 답한다.

이렇게 되면 사용자는 커뮤니티의 운영자에 의해 자신의 콘텐츠를 분류한 꼴이 되고 자유로운 데이터 입력은 힘들어진다. 이미 사용자의 콘텐츠 속성은 카테고리에 의해 정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태깅 서비스는 데이터 입력 후 태그를 추가하게 되므로 카테고리에 비해 훨씬 더 큰 자율성을 가지게 된다. 결국 사용자 자신의 콘텐츠에 스스로가 값진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 것이다.

정보가 늘어날수록 태그도 늘어난다?

이렇게 데이터의 체계화에 큰 도움을 주는 태깅에서도 문제점은 발견된다. 사용자들은 정보의 검색이 쉽도록 태그를 추가하지만, 이미 태그를 작성하는 것 자체가 많은 인지적 노력이 필요하다. 더욱이 한 가지 콘텐츠에 대한 데이터의 양이 많아 분석이 쉽지 않은 경우라면 이미 태그를 생성하는 것 자체가 순간적으로 반복적인 사고와 분석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태그를 입력하는 그 찰나 이미 사용자의 머릿속에 데이터가 분류되어 있어야 한다.

또한 데이터 검색에 있어서, 정보의 양이 늘어날수록 태그의 수가 함께 늘어나 태그 사용 전에 대두됐던 문제점이 또다시 표출된다. 이를 위해 도입된 '태그 클라우드' 등의 서비스가 있지만,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가 흥미 위주 서비스이듯 마찬가지로 이곳에서도 검색에 도움을 주는 서비스는 아니다.

태그간의 관계에 있어서도 또한 문제점은 나타난다. 현재까지의 태깅 서비스들에는 태그들의 관련 정도나 종속·집합·교차관계를 나타내주는 기술이 없다는 것. 이로서 데이터는 태그로서 의미가 부여되고 분류가 되었지만, 정작 태그들은 정리가 되지 않아 무조건적인 검색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태깅이 살아남으려면, 진보적 기술과 의식 개선 필수

이들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태그의 태그'이다. 태깅 서비스가 더욱 활성화되려면 메타태그의 등장은 시급하다. 또한 여기서 분명한 것은 단순한 서비스의 질 향상만으로는 사용자들의 만족을 끌어낼 수가 없다는 것이다. '검색 서비스, 지금도 충분한데 무엇을 더 발전시키나'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발전은 없다. 시대에 맞는 사고로 이상적인 검색엔진 발달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덧붙여야 폭소노미 기술은 더욱 성장할 수 있다. 반드시 얼마만큼 문제의식을 가지고 의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가 하는 것이 필요하다.

태그가 분류되어있지 않다면 태깅서비스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 플리커(flickr)의 태그 메뉴 태그가 분류되어있지 않다면 태깅서비스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 방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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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사용자들은 더 많은 지식을 습득하고 삶을 윤택하게 하기 위해 현재보다 훨씬 더 많이 웹의 도움을 받게 될 것이다. 정보의 바다 속에 묻혀 있는 수많은 데이터 들을 상대로 검색엔진을 가동할 때, 태깅이 얼마만큼의 능력을 발휘하여 비로소 검색 서비스에 날개가 돋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태그:#태그, #태깅, #폭소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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