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연곡면 퇴곡리 송이작복반원들이 채취한 송이를 등급별로 분류하고 있다.
▲ 송이분류작업 연곡면 퇴곡리 송이작복반원들이 채취한 송이를 등급별로 분류하고 있다.
ⓒ 최백순

관련사진보기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6일. 강릉시 연곡면 퇴곡리 송이작목반을 찾았다. 전날 경매가 없어 송이를 채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산량이 엄청날 것이라고 했다.

소금강으로 향하는 연곡천 양쪽 산이 모두 송이 산이다.

작목반원들은 각자 맡은 구역에서 송이를 채취해 온다.
▲ 행복한 웃음 짓는 송이 작목반원 작목반원들은 각자 맡은 구역에서 송이를 채취해 온다.
ⓒ 최백순

관련사진보기

낮 12시가 조금 지난 시간 현장에 도착해보니 작목반원들의 점심시간이다. 송이를 채취하는 동안은 한솥밥을 먹는다. 어둠이 걷힐 무렵 산을 올라 각자 정해진 구역의 송이를 채취하고 12시쯤 내려온다.

그리고 한곳에 모아서 등급별로 송이를 분류해 놓고 판매를 시작한다. 작목반원 18명이 오늘 채취한 송이는 120㎏ 정도다.

1㎏당 1등급은 15만원, 2등급은 11만원, 3등급은 6만원이다. 하루 1천만원 가까운 수익이 된다.

우리는 파지를 사기로 했다. 3㎏ 정도에 3만원. 채취도중 부러지거나 청설모가 먹은 것, 조금 오래된 것 등으로 상품가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깨끗이 손질하면 엄청난 양이다. 국거리나 고추장 장아찌를 담그기에는 충분하다. 6만원에 오늘 나온 파지를 모두 샀다.

산을 올라 송이를 직접 따보고 사진도 찍고 싶어 다음날 동행하면 안 되겠느냐고 했더니 머리를 좌우로 흔든다.

형제간에도 송이밭을 일러주지 않는데 남한테는 절대 가르쳐 줄 수 없다고 한다.

송이를 공판장에서는 5등급으로 나누지만 이곳에서는 4등급으로 나눈다. 어떻게 흥정을 하느냐에 따라 2등급도 되고 3등급도 된다.
▲ 2등급 송이 송이를 공판장에서는 5등급으로 나누지만 이곳에서는 4등급으로 나눈다. 어떻게 흥정을 하느냐에 따라 2등급도 되고 3등급도 된다.
ⓒ 최백순

관련사진보기


연곡천 강가에 자리를 펴고 앉아 송이 안주에 소주를 한잔했다. 아이들은 밤나무 밑에서 알밤을 줍느라 서성인다.

작목반의 막내 최종원(40)씨는 연휴 동안 매일 산을 올랐다. 혹시나 있을지도 모르는 송이 도둑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앞산과 뒷산 당번을 정해두고 매일 감시에 나선다.

작목반원이 되기 위해서는 마을에 3년 이상 거주해야 하고 500만원의 출자금을 내야 한다. 출자금은 송이 채취가 끝나고 분배받는 소득으로 상쇄해도 된다.

등급외품이다. 부러지거나 청설모 등이 먹은것. 갓이 부러진것 등이다. 이것 모두가 4만원정도 된다.
▲ 내가 산 송이 등급외품이다. 부러지거나 청설모 등이 먹은것. 갓이 부러진것 등이다. 이것 모두가 4만원정도 된다.
ⓒ 최백순

관련사진보기


작목반에도 정년이 있다. 72세가 되면 탈퇴해야 한다. 최종원씨는 내년이라야 정식 반원이 된다. 정년이 되는 아버님의 뒤를 잇기 때문이다.

송이 구경은 못해도 다른 버섯이라도 따보자고 산을 오르기로 했다. 송이산에만 가지 않으면 된다.

최씨는 곰버섯이 많이 나는 곳을 일러주겠다고 앞장을 섰다. 그런데 이게 웬일 세 명이 함께 갔는데 나 혼자서만 버섯을 땄다. 2㎏ 가까이 된다.

처음 딴 곰버섯이다. 고무버섯, 미역귀버섯이라고도 한다.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찬물에 헹군 다음 물기를 제거하고 기름에 볶아 먹으면 맛있다고 한다. 요즘에는 산채비빔밥에도 들어간다.
▲ 곰버섯 처음 딴 곰버섯이다. 고무버섯, 미역귀버섯이라고도 한다.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찬물에 헹군 다음 물기를 제거하고 기름에 볶아 먹으면 맛있다고 한다. 요즘에는 산채비빔밥에도 들어간다.
ⓒ 최백순

관련사진보기


이번 추석 연휴에는 버섯구경을 제대로 했다. 참나무 썩은 가지에 수북이 돋아난 글쿠, 삽당령 정상 주막집에서 산 노루궁댕이 버섯.

삽당령 정상에서 1만원을 주고 산것이다. 얇게 잘라서 양파와 볶아 먹었다.
▲ 노루궁뎅이 버섯. 삽당령 정상에서 1만원을 주고 산것이다. 얇게 잘라서 양파와 볶아 먹었다.
ⓒ 최백순

관련사진보기


할머니 무덤가에서 내가 직접 딴 송이 두 개.

저녁에 온 가족이 송어회에 송이를 넣고 채소와 버무려 먹었다. 곰버섯만 맛을 보면 된다.

덧붙이는 글 | 송이 작목반에 가면 싼값에 많은 송이를 살 수 있다.



태그:#송이버섯, #노루궁뎅이버섯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바로하면 바로된다는 신념으로 열심히 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