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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선거가 있으면 무슨 '풍(風)'에 익숙하다. 부정과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선거에 활력소를 불어 넣는 것만은 분명하다. 특히 선거의 조직력과 인지도면에서 앞서가는 후보를 단숨에 역전시킬 수 있는 방법은 한국정치구조하에서는 '바람'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2002년의 노풍은 전형적인 예다.

 

민노당에 '심바람'이 불었다. 민노당은 대한민국 정당에서 정당 구조면에서는 가장 선진화된 정당이다.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당, 민주당은 민주주의 정당 구조면에서 보면 후진적 구조이다. 진성당원이 아니라 동원당원, 종이당원, 수시로 오가는 국회의원들을 보면 어떤 정당은 '선거정당'이라 불러도 할 말이 없다.

 

하지만 민노당은 진성당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당원들의 구조 역시 정치이념에 따라 자주파와 평등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떤 때는 격렬한 논쟁을 보여주고, 교주주의라는 비판을 받지만 정당은 그래야 한다.

 

심바람이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민주주의 정당 구조가 안정된 상태에서 후발 주자가 앞서가는 주자를 이기는 길은 더욱 힘들다. 권영길 후보는 누가 뭐래도 민노당 대통령의 후보의 중심이다. 인지도면에서 심상정 후보는 권영길 후보에게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

 

민노당 경선 과정을 주의깊에 지켜보지 못한 사람들은 아직도 심상정 후보를 모른다. 권영길 후보와 결선 투표를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심상정이 누구인지 잘 모를 것이다. 조직력에서도 권영길 후보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심상정 후보는 바람을 일으켜 노회찬 후보를 누르고 결선투표에 들어갔다. 그러면 심상정 후보가 바람을 일으킨 이유는 무엇일까?

 

<경향신문>은 기획특집 '시민의 눈으로 꼼꼼히 따져봅시다'에서 민노당 후보들의 공약 검증을 했다. 9월 5일자 <경향신문>은 "여성인 심상정 후보는 부동산(27), 세금(22), 사회안전망(22), 노사갈등(23), 중소기업·재벌(23)에서 앞서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활동경력과 노동운동 경력이 정책생산에 완성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제분야 정책 생산능력이 탁월하여 3인의 후보중에서 부동산, 경제 재벌 등의 문제 만큼은 공약의 충실도가 높음을 알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공약 완성도가 가장 높았다.

 

민노당은 정당구조가 가장 선진화된 정당이면서 정책 정당이다. 물론 정책 정당이지만 공약 완성도가 가장 높은 심상정 후보가 선출되지 못한 것은 비판을 받을 수 있지만 민노당은 심상정 후보를 결선투표 대상자로 뽑았는 것은 정당 정치에서 매우 좋은 현상이다. 심상정 후보가 본선에 나갈 수 있다는 민노당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사상 획기적인 일이다.

 

심상정 후보가 본선에 나간다면 기억할 일이 있다. 민노당 후보이지만 그 대상은 국민이다. 국민이 대상이라는 것은 정책과 공약을 제시할 때 민노당만을 위한 정책과 공약으로는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민노당 내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정치 이념 논쟁 때문에 이념의 교조주의에 빠져 다양한 이념 스펙트럼을 가진 국민들을 설득하는데 실패하면 수권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민노당과 민노당원의 맹점은 여기에 있다.

 

 민노당을 보면 아직 교조주의에 허우적거린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렇다고 해서, 한나라당의 공약과 정책을 도입하거나 지향하라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한나라당 공약 중에서도 민노당의 근본적인 이념과 정면 대치되지 않는다면 도입으 검토해보아야 한다. 수권을 위해서는 가야 할 길이다. 민노당 이념만으로 수권할 수 없다.

 

심상정 후보가 바람만 아니라, 정책과 공약에서 앞서갔듯이 본선에 진출하여 대한민국의 새로운 정치 장을 열어주고, 더 나아가 수권을 이루는 멋진 모습을 기대한다.


태그:#심바람, #민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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