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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7월 전남 장흥군 장흥읍 월평마을 칠순합동잔치 주인공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마을 사람들에게 인사를 했다.
ⓒ 마동욱
"인자 참말로 늙어 불었는가 보네."

올해 칠순을 맞은 월평마을 이홍희(70)씨와 한 마을에서 평생을 살고 있는 11명의 동갑내기 칠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마을 사장 나무 아래 200여 명의 마을 주민들을 초청해 놓고 마을 잔치를 열었다.

월평마을에서는 5년 전 회갑을 맞았던 김경식(66)씨와 동갑내기 마규정, 임영묵, 조병채 할아버지와 윤점애, 박경순, 노옥심, 문순례 할머니가 맨 처음 합동으로 마을에서 동네잔치를 열자고 제안을 하여 매년 회갑과 칠순을 맞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마을주민을 초청하여 합동으로 동네잔치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 2007년 7월 월평마을 당산나무아래 모인 마을 주민들 일년에 두번 회갑과 칠순 때 이렇게 마을 잔치를 한다고 한다.
ⓒ 마동욱
지난 17일, 제헌절 날 올해에 칠순을 맞은 이상호(70), 박영남, 홍동운, 이홍희 할아버지와 박현심, 김삼순, 김정란, 백태님, 하문님, 이순남, 박길애, 박옥란 할머니 12분의 칠순 잔치가 마을 어귀 사장 나무 아래에서 열렸다.

월평리 마을은 장흥읍에 인접해 있는 마을로 6·25전쟁이 있기 전까지는 약 40여 호가 살았는데, 6·25전쟁이 끝나고 난 후 사람들이 월평마을로 몰려오기 시작하여 200여 호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현재는 130여 호가 살고 있다.

"우리 마을에서는 6·25전쟁 때 단 한 사람도 희생을 당하지 않았당께요." 이상호 할아버지는 말했다.

▲ 2007년 7월 월평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평생을 이곳에서 살아왔던 사람들이다.
ⓒ 마동욱
칠순을 맞은 이홍희(70)씨는 월평 마을 뒷동산에 아들과 함께 표고버섯을 대량으로 재배하고 있는 전문 농사꾼이다. 할아버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 마을은 정말 살기 좋은 마을입니다. 70년대부터 매일 아침과 저녁으로 교양방송을 진행하며 마을의 규율과 도덕을 잘 지켜왔으며, 어른을 공경하는 젊은이들의 남다른 헌신이 오늘 이렇게 합동으로 칠순잔치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 2007년 7월 칠순을 맞은 어른신들과 마을을 찾아온 국회의원과 도의원등이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
ⓒ 마동욱
어른신들의 합동 칠순잔치에는 많은 손님들이 찾아왔다. 유선호 국회의원과 김창남 도의회부의장, 김성 전도의회의원, 그리고 고홍천 농협 조합장 등의 외부 손님들까지 찾아와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칠순 잔치를 축하해 주었다.

▲ 2007년 7월 할머니들은 함께 건배를 외치며 친구들이 함께 모이면 이라고 좋쇼 한다.
ⓒ 마동욱
"이라고 합동으로 해분께 참 좋치라, 혼자서 하믄 이라고 많은 동네사람들 어떻게 먹일꺼요, 이라고 한꺼번에 친구들하고 해분께, 개운하게 끝나불지라, 자슥들도 좋아 해분당께요, 부모가 이라고 동네 사람하고 함께 칠순을 치른께 돈도 많이 안 든다고 하드만요, 인자 생일 날 자슥들 한테 가서 밥 한끼 먹으면 되당께요."

아들과 함께 참석을 한 김정란 할머니는 말했다.

▲ 2007년 7월 들다가 부족하믄 말씀하시요, 칠순의 주인공할아버지들은 마을분들에게 일일히 인사를 하며 음식을 권하고 있었다.
ⓒ 마동욱
맨 처음 동네 큰 잔치로 열자고 제안을 했던 김경식(66)씨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동네서도 돈이 있은께. 이라고 칠순을 맞거나 회갑을 맞는 분들에게 동네에서도 조금씩 보태주지라, 이라고 사람이 많으면 유사를 맞은 사람들이 좋은디, 인원이 작으면 조금 어렵당께요, 그라지만 그래도 서로 심(힘)을 보태서 이라고 맘껏 먹고 즐겁게 놀지라, 우리 동네만이 할 수 있는 자랑 이랑께요."

▲ 2007년 7월 칠순을 맞은 김정란 할머니가 아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 마동욱
농촌마을은 하루가 다르게 인구가 줄어가고 있다. 대부분의 마을 주민들이 70대의 노령으로 농사를 짓기조차 힘들어졌다. 노령의 주민들은 마을에 젊은 사람들이 찾아와 함께 살아주기를 갈망하지만, 농촌으로 찾아오는 젊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월평마을은 장흥읍에서 약 4km 정도에 있는 농촌 지역의 다른 마을과 달리 젊은 사람들이 조금은 남아 있다.

▲ 2007년 7월 칠순을 맞은 이홍희할아버지와 박현심할머니는 부부가 동갑내기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무척 젊게살고 있다고 자랑을 한다.
ⓒ 마동욱
▲ 2007년 7월 칠순을 맞은 이상호할아버지와 부인 마순내 할머니 마순내씨는 나의 사촌 누나다. 그래서 행사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칠순 잔치를 사진으로 담았다.
ⓒ 마동욱
▲ 2007년 오후 5시까지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즐거운 놀이는 끝이 없다.
ⓒ 마동욱

태그:#월평마을, #칠순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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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인 장흥군 마을과 사람들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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