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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선봉 전망대 바위에서 바라 본 백두대간 조령산 줄기
ⓒ 이상기
백두대간은 남쪽의 지리산(1915m)에서 북쪽의 백두산(2744m)까지 이어지는 우리나라 산맥의 큰 줄기이다. 그러나 지금 백두대간은 허리가 잘려 설악산(1707m)을 지나 향로봉(1296m)까지만 연결된다.

우리가 오를 수 있는 남쪽 백두대간의 허리에 해당하는 부분이 이화령과 조령이다. 이화령은 중부 내륙고속도로, 3번 국도의 터널이 지나고, 조령은 과거 영남대로 큰 길이 지나던 곳이다. 백두대간은 이화령을 지나면서 방향을 북쪽으로 틀어 조령산(1026m)으로 이어진다.

이우릿재로 불리는 이화령은 일제시대 새로운 도로가 나면서 새재를 대신하게 되었다. 조령산에서 새재까지는 700m에서 1000m에 이르는 봉우리로 이어진다. 새재 고개 마루에는 3관문인 조령관(鳥嶺關)이 자리 잡고 있다.

조령관은 충북과 경북의 경계를 이루며, 조령의 세 개 관문인 주흘관, 조곡관, 조령관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다. 백두대간은 새재를 지나 북쪽 마역봉(일명 마패봉, 927m)으로 향한다. 그러나 마역봉에 이르면 백두대간은 동쪽으로 방향을 튼다.

▲ 충북과 경북의 경계를 이루는 새재의 조령관
ⓒ 이상기
마역봉을 지나면 부봉과 월항삼봉이 나오고, 하늘재에서 잠시 고도를 낮춘다. 하늘재는 이 지역에서 가장 먼저 생긴 고개로 그 역사가 신라시대가지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신라 8대 왕 아달라 이사금이 계립령을 개척했다.

"3년(156년) 4월 여름, 계립령 길을 열었다(三年 夏四月 開雞立嶺路)."

여기서 말하는 계립령은 하늘재이다. 하늘재를 지난 백두대간 마루금은 포암산을 거쳐 대미산과 황정산으로 계속 이어진다. 이화령에서 새재를 거쳐 하늘재로 이어지는 길이 바로 사람의 몸으로 말하면 배꼽에 해당한다.

그것은 이곳이 쑥 들어가 기(氣)가 모였다가 남과 북, 동과 서 사방으로 퍼지기 때문이다. 이들 백두대간의 봉우리 중 마역봉과 부봉, 월항삼봉과 포암산이 월악산 남릉을 형성하고 있다.

▲ 신라 8대 아달라 이사금 때 열린 하늘재(계립령)
ⓒ 이상기
이들 남릉의 가장 서쪽에는 백두대간에서 조금 비껴선 신선봉이 있다. 신선봉(967m)은 충주시와 괴산군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연풍면 신혜원리 고사골 북쪽과 수안보면 사문리 석문동 남쪽에 위치한다.

신선봉에 오르는 길은 신혜원리 쪽이 수월하다. 신선봉 산행은 대개 고사골을 지나 조령산 자연휴양림 입구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신선봉 좌우로 펼쳐진 월악산 남릉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소조령 아래 체육공원을 기점으로 잡는 것이 좋다.

▲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어진 신선봉 능선
ⓒ 이상기
안터 마을 입구의 체육공원에서 마을로 들어서면 신선봉 120분, 연어봉 50분이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이곳이 바로 신선봉을 종주하는 코스의 산행 들머리이다. 이곳에서 전망대 바위, 병풍바위, 할미바위, 방아다리 바위로 이어지는 주능선을 타는 것이 좋다.

마을 입구에서 할미바위까지는 1시간 정도 걸리며, 할미바위에서 신선봉 정상까지도 1시간 정도 걸린다. 할미바위까지는 계속해서 오르막길이고, 할미바위에서 신선봉까지는 고개 마루가 있어 잠깐 내려갔다 올라가는 형상이다. 이 고개 마루에서 계속 직진을 하면 신선봉 정상에 이르고, 오른쪽으로 하산을 하면 조령산 자연휴양림에 이르게 된다.

전망대 바위에서는 가까이 3번 국도와 원풍저수지를, 왼쪽으로 조금 멀리 조령산, 백화산, 희양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을 볼 수 있다. 병풍바위는 능선에서 아래로 펼쳐져 있기 때문에 등산을 하면서는 제대로 볼 수가 없다.

그러나 할미바위는 신선봉 주능선 상에 있으므로 이 바위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기도하는 듯한 할머니 형상이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 각도를 달리해서 보면 다리를 들고 뛰어오르려는 두꺼비 형상을 하고 있다.

▲ 디딜방아 모양의 방아다리 바위(왼쪽)/기도하는 할머니 형상을 한 할미바위(오른쪽)
ⓒ 이상기
할미바위를 지나 15분쯤 가면 만나게 되는 또 다른 바위가 방아다리 바위이다. 다리가 두 개 달린 디딜방아 모양이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방아다리 바위에서 신선봉으로 가다가는 조금 조심해야 할 암릉을 한두 군데 만나게 된다. 로프를 잡고 바위를 타면서 오르내리기를 한두 번은 해야 한다. 그러나 산행의 묘미는 밋밋한 워킹(Walking)보다는 약간의 스릴이 있는 클라이밍(Climbing)에서 찾을 수 있다.

신선봉에 오른 마지막 코스는 조금 힘이 든다. 경사가 급하기 때문이다. 고사리로 내려가는 안부 3거리에서 신선봉 정상까지는 15분 정도 걸린다. 이곳은 신선봉 등산로 중에서 사람의 통행이 가장 많은 곳이다. 정상에는 괴산군에서 세운 해발 967m라는 검은 색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그곳을 지나 조금 더 가면 측량 기점을 표시하는 삼각점을 볼 수 있다. 신선봉 정상에서는 북쪽으로 월악산 줄기를, 남쪽으로 조령산 줄기를, 동남쪽으로 부봉과 주흘산 연봉을 볼 수 있고, 동쪽으로 마역봉과 포암산을 지나 대미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줄기를 볼 수 있다.

▲ 신선봉에서 동남쪽으로 바라 본 부봉과 주흘산 연봉
ⓒ 이상기

덧붙이는 글 | 월악산 국립공원 지역의 자연 지리, 인문 지리를 소개하는 글을 쓰려고 한다. 그리고 월악산을 등산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보도 실을 것이다. 지난 5월부터 월악산 남릉 산행을 시작했고, 동쪽과 서쪽 능선으로 산행을 확대하고 있다. 15회 정도 연재할 예정이다. 가능하면 가을까지 월악산 전체를 다뤄보고자 한다. 그러면 연재회수도 늘어날 것이다.


태그:#백두대간, #이화령, #새재, #하늘재, #신선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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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분야는 문화입니다. 유럽의 문화와 예술, 국내외 여행기, 우리의 전통문화 등 기사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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