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은 길이요, 하얀색은 눈꽃이라! 며칠 전 눈이 많이 내리던 날, 강원도 산간 지역의 도로 풍경이다.
인생의 여정보다도 더 고불고불하지만, 찾아오는 사람에게 뜻밖의 선물을 준다. 눈꽃은 방문객들을 설레게 하고 고불고불한 길은 느림의 미학을 알려준다. 천천히 가면 갈수록 눈꽃에 빠지게 한다.
강원 영동지역의 산간 도로는 구부러진 길이 많다.
S자 형태의 길, 뱀처럼 구불구불한 길, 아이 궁둥이처럼 생긴 하트 모형의 길 등 구부러진 모양도 다양하다. 그들만의 생김새로 찾는 사람을 기다린다. 구불구불하면 할수록 좁으면 좁을수록 자연이 내려준 선물에 감탄한다.
산이 가파르면 가파를수록 골이 깊으면 깊을수록 길은 굽이가 많아지고 경사가 심해진다. 영동지역의 구부러진 길은 나무를 많이 품고 산다. 소나무, 참나무, 전나무, 갈참나무 등 귀에 익숙한 수종들이다.
길가 좌우로 눈만 돌리면 다양한 나무 위에 핀 눈꽃들이 자태를 뽐낸다. 고라니, 산토끼, 노루도 만날 수 있다. 운 좋은 날은 산골 주민이 타 주는 커피 믹스 한 잔도 마실 수가 있다. 구부러진 길은 산에 의지해 눈꽃을 피우고 사람의 정을 담아 구불구불 간다.
내일 또다시 눈이 온단다. 조심히 안전하게, 구불구불 구부러진 길을 따라 따스한 정을 담고 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