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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도서관이 준비한 `남해의 작가 정을병, 다시 읽다` 포럼이 지난 21일 남해유배문학관에서 남해지역 문인들과 한국소설가협회, 한국산문작가협회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참석자들은 이 날 정을병 문학비 건립에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
 남해도서관이 준비한 `남해의 작가 정을병, 다시 읽다` 포럼이 지난 21일 남해유배문학관에서 남해지역 문인들과 한국소설가협회, 한국산문작가협회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참석자들은 이 날 정을병 문학비 건립에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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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에 있었던  문인간첩단 조작사건으로 정을병 작가와 함께 고초를 겪은 바 있는 임헌영 평론가는 "정을병 작가는 한마디로 남해가 낳은 마초적 남성작가"라 규정하며 "그는 간결 직언적인 언행, 마초성 남성다움으로 각계의 인사들과 폭넓은 교류를 가졌던 우두머리 기질의 소유자였다"고 회고했다.

아울러 "해박하고 심오하며 다방면으로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작가로 대표작 <까토의 자유>, <아테나이의 비명> 등은 어느 누구도 평론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라 소개했다. 이어 "아일랜드가 낳은 위대한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James Joyce)의 고향 더블린에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만큼 정을병 작가의 고향 남해도 그렇게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남해군민들에게 남해가 낳은 작가 정을병을 멋지게 부활시켜 주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정을병, 한국의 솔제니친"
 
아일랜드가 낳은 위대한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James Joyce)의 고향 더블린에 세워져 있는 그의 동상. 이 동상이야기를 전한 임헌영 문학평론가는 남해군민들에게 남해가 낳은 작가 정을병을 멋지게 부활시켜 주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아일랜드가 낳은 위대한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James Joyce)의 고향 더블린에 세워져 있는 그의 동상. 이 동상이야기를 전한 임헌영 문학평론가는 남해군민들에게 남해가 낳은 작가 정을병을 멋지게 부활시켜 주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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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호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정을병 문학의 매력' 주제발표를 통해 "정을병은 다작의 작가, 고발의 작가, 거칠고 살아있는 입말(지역말)을 재현한 작가이자 러시아의 양심으로 불린 알렉산드로 솔제니친을 연상시키는 작가"라고 평했다.
이어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한 그의 소설 『개새끼들』은 김지하의 오적보다 몇 해 앞서 부패를 가리고 권력을 유지해 온 정권과 그들의 하수인들에 의해 자유가 어떻게 유린됐는가를 파헤친 소설"이라며 정을병 소설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유 교수는 "정을병 작가는 엄청난 작품량으로 1960년대 문학적 토양을 풍요롭게 했지만 그를 논한 학술 논문 하나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한 뒤 "정을병 작가 연구 논문 1호를 내 보겠다"는 생각도 밝혔다.

자신과 정을병을 "실과 바늘"이라고 표현한 백시종 작가는 '정을병의 삶과 문학' 주제발표를 통해 "정을병 작가는 전국자생란보존회 회장을 하면서 많은 자생란을 남해에 심을 정도로 고향사랑이 대단한 분이었으나 (1993년 월간중앙 5월호에 쓴 글로 인해) 남해분들이 오해를 살 상황을 만든 것은 잘못된 일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돌아가시기 얼마 전에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컸던 남해출신 김진희 한맥문학 발행인에게 앵강바다가 보이는 동네(이동 금평마을) 언덕에 문학비 하나 세워달라고 했던 그의 소망이 꼭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백 작가는 "어려운 시대에 큰 목소리를 냈던 천재적인 작가가 재조명되고 재평가되는 자리가 생겨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밝히고 "소설가협회가 문학인 정을병 재조명에 앞장서겠다. 남해문학회를 비롯한 고향 문인들께서도 정을병 문학비 건립에 함께 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을병 문학 평가 해달라"
 
서울시 서대문구에 서 있는 정을병 문학비. 당초 이 문학비는 작가의 고향 남해에 세워지려고 했으나 이뤄지지 못한 채 그가 살았던 집 부근에 건립됐다.
 서울시 서대문구에 서 있는 정을병 문학비. 당초 이 문학비는 작가의 고향 남해에 세워지려고 했으나 이뤄지지 못한 채 그가 살았던 집 부근에 건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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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철 남해문학회장은 "동국대학교 국어국문과 선배들이 추천한 꼭 읽어야 할 책에 정을병 작가의 『아테나이의 비명』 『개새끼들』 두 권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문학은 문학으로 평가돼야 하는 만큼 전문가들이 정을병의 문학적 평가를 명쾌하게 해 주면 우리들도 힘을 받아 군민들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질문에 나선 조용순 상주중학교 교장은 "남해 출신 정을병 작가가 뚜렷한 업적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유배객 생활을 했었던 것 같다"며 "우리 군민들이 정을병 작가를 외면해서야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남해의 작가 정을병, 다시 읽다' 포럼 참석자들은 포럼을 마치면서 '정을병 작가 문학비 건립추진위원회'를 꾸려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이 제안은 정현태 시인이 했으며 많은 참석자들이 말과 박수로 동의 의사를 나타냈다. 이 후 정을병 작가 문학비 건립추진위원회를 이끌어갈 위원장으로 김성철 남해문학회장과 백시종 소설가가 추대됐다. 건립추진위는 곧 추진위원을 선정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정현태 시인은 포럼이 끝난 후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 문단이 남해로 오고 정을병 작가는 새롭게 부활했다"고 평가하고 "조만간 내외 군민들과 문단의 뜻과 힘을 모아 기념비적인 정을병 문학비를 우뚝 세워 한국 문단의 거목 정을병 작가의 찬란한 부활이 실현되길 고대해 본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광석 이웃 문신수 선생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은 포럼 청중 발언을 통해 "지역의 문인들이 남해 현대 문학사를 정리하고 문학관을 건립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히고 "그 시작이 정을병 작가를 정립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하는데, 오늘 정을병 작가와 고향이 화해하는 공시적인 첫 접점이 마련돼 남해 현대 문학관 건립이 힘을 받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남해에 정을병 문학비 건립이 이뤄져 남해 현대 문학관 건립으로 이어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남해시대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남해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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