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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열린 제15회 오마이뉴스 전국직장인 족구대회에서 성남하나팀이 예선탈락 후에도 즐겁게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16일 열린 제15회 오마이뉴스 전국직장인 족구대회에서 성남하나팀이 예선탈락 후에도 즐겁게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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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열린 제15회 오마이뉴스 전국직장인 족구대회에서 성남하나팀이 경기 도중 회의를 하고 있다.
 16일 열린 제15회 오마이뉴스 전국직장인 족구대회에서 성남하나팀이 경기 도중 회의를 하고 있다.
ⓒ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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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즐족(즐겁게 족구)'이야."

대회 시작을 앞두고 전운이 감도는 운동장에서 유난히 웃음 소리가 큰 이들이 있다.

"주말 아침부터 같이 즐기면서 해야지, 뭘 죽기 살기로 '열족(열심히 족구)'해. 하하"

'성남하나족구팀' 김기훈(46)·김상영(46)·이형기(43)·허영준(50)씨다. 대회 시작을 한 시간여 앞둔 오전 7시께부터 "악!", "얏!" 소리를 연발하며 연습에 열을 올리고 있는 다른 팀 선수들과 사뭇 대조적인 분위기였다.

"여기서마저 스트레스 받으면 어떡해요. 흐흐흐(김상영씨)."

16일 오전 8시 30분, 제15회 오마이뉴스 전국 직장인 족구대회가 서울시 마포구 망원유수지 체육공원에서 열렸다(주최 오마이뉴스, 주관 서울시족구협회, 후원 서울시·문화체육관광부). 이번 대회에는 40대부, 50대부, 최강부로 나뉘어 진행됐으며 총 480여 명이 참가했다.

"꼴찌여도 즐거워야 생활 체육"...예선 탈락에도 웃은 꼴찌팀

16일 열린 제 15회 오마이뉴스 전국직장인 족구대회에서 성남하나팀이 경기 후 상대팀과 악수하고 있다.
 16일 열린 제 15회 오마이뉴스 전국직장인 족구대회에서 성남하나팀이 경기 후 상대팀과 악수하고 있다.
ⓒ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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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8시 33분, 예선 첫 경기 출전을 위해 성남하나팀 선수들이 40대부 제7코트에 섰다.

"아오 기대돼!"(김기훈씨)

첫 상대는 이름난 강호 '송파로데오'. 대진표를 확인한 팀원들은 객관적인 전력상 상대팀이 훨씬 강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학범 송파로데오팀 감독도 "평소 실력으론 우리가 우위지. 같은 조에 속한 팀 중 상대적으로 약한 팀"이라고 할 정도. 각종 족구대회에서 자주 마주쳐온 탓에 이날 대회에 참석한 대부분 팀들은 서로의 실력을 훤히 알고 있었다.

"져도 상관없으니 즐기면서 하자고!(허준영씨)"

오전 8시 34분, 경기 시작 직전까지 성남하나팀은 유쾌한 모습이었다. 비장한 표정의 상대팀과는 달리 흙땅 코트 위 돌들을 고르며 "우리 무슨 농부 같아 농부, 하하하"(이형기씨)하고 농담까지 주고 받는 성남하나팀.

"삑-"

하지만 30초 뒤, 휘슬이 울리자마자 성남하나팀 선수들도 이리저리 튀는 공을 좇으며 집중한다. 공방이 이어지고, 공이 떨어진 지점에 따라 양팀의 환호와 탄식이 동시에 퍼진다.

"아따 죽인다!"
"잘하고 있어, 잘하고 있어!"
"하하하 웃으면서 해!"

성남하나팀 선수들은 고전을 거듭하던 시합 내내 한시도 칭찬과 격려를 멈추지 않았다. 성남하나팀 경기를 지나치며 다른 팀 선수들도 "저 사람들 원래 저래, 흐흐 보기 좋지 뭐"란다. 성남하나팀은 예선전에서 송파로데오를 꺾는 등 분전했지만 '의정부매니아'팀에 패해 조 꼴찌로 아쉽게 예선 탈락했다.

"아유, '예탈(예선탈락)'하면 좀 어때요, 즐기면 되지. 그래야 생활 체육이 행복한 거 아닙니까."

팀의 분위기 메이커이자 수비수인 김상영씨에게 꼴찌의 변을 들어봤다.

"이런 대회에서는 모두가 다 이기려고 열심히 하잖아요. 근데 뭐하러 서로 더 열심히 하라고 질책하고 얼굴 붉힙니까, 흐흐흐.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 얼마나 즐거워요?"

팀이 꼴찌를 했어도 김씨의 웃음은 멈추지 않았다. 다른 팀원들도 마찬가지였다. 허영준씨는 "족구를 하면 스트레스가 풀려요. 결과가 중요한 게 아니라 평일동안 일하며 받은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거죠"라고 거들었다. 김기훈씨는 "그래도 이겼으면 더 좋았지! 오전에 집에 가면 얼마나 허한 줄 알아요?"라며 너스레를 떨다가도 "그래도 오늘 다같이 재밌었잖아요"란다. 팀의 막내이자 감독인 이형기씨도 "우리 팀 졌어도 참 재밌죠?"라고 덧붙였다.

성남하나팀은 예선 탈락 이후에도 대회 끝 무렵까지 자리를 지키며 경기를 관람했다.

"생활 체육 공간 확충", "여성 족구인 관심 늘었으면"... 족구판에 쏟아진 말들

16일 열린 제 15회 오마이뉴스 전국직장인 족구대회에서 김진주 심판이 최우수심판상을 수상하고 있다.
 16일 열린 제 15회 오마이뉴스 전국직장인 족구대회에서 김진주 심판이 최우수심판상을 수상하고 있다.
ⓒ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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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성남하나팀 선수들만 족구에 대한 열정이 유별난 건 아니었다. 한 대회 참가자는 "여기 온 사람들은 다 족구에 미친 사람들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런 만큼 생활 체육으로서의 족구 발전에 대한 애정 어린 말들도 쏟아졌다.

'종로동천팀'으로 대회에 참가한 서재훈씨(46)는 "족구는 좁은 공간에서 적은 인원으로 할 수 있어 생활 체육으로 안성맞춤"이라며 "그럼에도 족구를 할 공간이 부족하다. 특히 종로는 더 열악한 실정"이라며 아쉬워했다.

15년 넘게 족구를 해왔다는 서씨는 이어 "이런(생활 체육) 시설을 확충해가는 것도 크게 보면 복지 아니겠나"라며 "그 어떤 운동보다 팀워크가 중요한 만큼 협동심을 기르는 데에 족구만큼 건강하고 좋은 운동이 없다"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여성 족구인들의 관심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날 최우수심판상을 수상한 김진주 심판은 "족구는 무엇보다 함께 희열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인데 그 매력을 느끼는 여성들이 많은 것 같지 않다"며 "앞으로 더 많은 여성들이 그 매력을 알 수 있도록 여성 족구인으로서 더 활발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김 심판은 또 "여성 족구 심판 영역은 아직도 불모지인데 이 상을 수상해 기쁘다"면서 "더 많은 후배들이 나올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전했다.

한편 오후 5시 30분께까지 이어진 이날 대회에서는 '동대문한빛팀'(40대부)·'강남회오리팀'(50대부)·'유영산업팀'(최강부)이 우승을 차지했고 최우수선수에는 이의호(40대부)·한영만(50대부)·전휘진(최강부)선수가 꼽혔다. 50대부 우승팀 강남회오리 소속 김인성씨는 "우승을 해 기쁘다. 오늘을 계기로 50대에도, 60대에도 더 열심히 운동하겠다. 생활 체육으로써 족구는 내 인생의 전부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16일 열린 제 15회 오마이뉴스 전국직장인 족구대회에서 한 선수가 넘어차기를 시도하고 있다.
 16일 열린 제 15회 오마이뉴스 전국직장인 족구대회에서 한 선수가 넘어차기를 시도하고 있다.
ⓒ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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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열린 제 15회 오마이뉴스 전국직장인 족구대회에서 50대부 우승을 차지한 강남회오리팀.
 16일 열린 제 15회 오마이뉴스 전국직장인 족구대회에서 50대부 우승을 차지한 강남회오리팀.
ⓒ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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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열린 제 15회 오마이뉴스 전국직장인 족구대회에 최강부 우승, 준우승을 차지한 유영산업팀과 중랑구청팀 선수들.
 16일 열린 제 15회 오마이뉴스 전국직장인 족구대회에 최강부 우승, 준우승을 차지한 유영산업팀과 중랑구청팀 선수들.
ⓒ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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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꼴찌, #족구, #생활 체육, #오마이뉴스, #즐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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