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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22일 오후 9시 27분]

20대 총선 후보 공천을 놓고 새누리당의 내홍이 본격화되고 있다. 김무성 당 대표와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에서 공천 규칙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공천 규칙을 둘러싼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이 본격화된 셈이다.

김 대표는 당헌당규의 입법 취지를 벗어나는 당 공천관리위원회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고, 서 최고위원은 '당 대표가 공천관리위에 영향을 끼치면 안 된다'고 맞섰다. 김 대표는 당내 민주주의를 주장했고, 서 최고위원은 당 대표의 독단과 독선은 안 된다고 공격했다. 김 대표가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서 회의는 파행됐고, 김태호 최고위원은 '당이 잘 돌아간다'는 말로 비꼬고, 대국민 사과까지 하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인천시 남구<갑> 예비후보들. 왼쪽부터 새누리당 홍일표ㆍ이중효, 더민주당 허종식.
 인천시 남구<갑> 예비후보들. 왼쪽부터 새누리당 홍일표ㆍ이중효, 더민주당 허종식.
ⓒ 한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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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이중효 예비후보 지원? 급해진 홍일표, 예비후보 등록

인천에서도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그 중 한 곳이 남구다. 여당 강세지역인 남구에서 여당 국회의원 간 대립이 지역 정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국에서 뿐만 아니라 인천에서 친박계 실세로 불리는 윤상현(남구을) 국회의원이 비박계 홍일표(남구갑) 국회의원 지역구에 출마한 이중효(55) 예비후보를 적극 지원하면서, 두 의원 간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

윤 의원은 17대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현 박근혜 대통령을 적극 지지했다. 인천에서 이학재(서구강화갑) 국회의원과 함께 대표적인 친박계 정치인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지난해 '김무성 불가, 친박 대권론'을 주창, 여권 실세임을 다시 자처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누님'이라 하고 다닐 정도로 친분을 과시하고, 청와대 정무특보로 박 대통령의 미국 정상회담에도 동행했다. 일각에선 그를 '국회 상주 청와대 인사'로 부르기도 한다. 그는 서청원·최경환 함께 새누리당 실세 3인방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윤 의원이 올해 초부터 남구<갑> 선거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중효 예비후보를 지원해서다.

2003년 안영근(남구을) 국회의원이 한나라당을 탈당했을 때, 윤상현 의원과 홍일표 의원은 당내 후보 경선을 했다. 경선에서 패한 홍 의원은 당시 민봉기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자 남구<갑>으로 지역구를 옮겼다.

20대 총선 남구<갑>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현재 홍 의원과 이중효 예비후보 둘뿐이다. 이 예비후보는 지난해 12월 9일 출마 선언 후 행보를 본격화했다. 지난 13일 윤 의원과 지역주민 1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개최했다.

이 예비후보는 동구에서 사업체를 20여 년간 운영했지만, 인천에서 잘 알려진 인물이 아니다. 전남 영암 출신으로 2014년 지방선거 때 새누리당 전라남도 지사 후보로 출마했고, 이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군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그렇지만 홍 의원의 지역사무소 사무국장을 지낸 인사를 비롯해 몇몇 지방의원이 이 예비후보를 도와 조직력이 비약적으로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심정구·민봉기 전 국회의원과 홍 의원을 당선시킨 핵심 인물들이 이 예비후보를 돕고 있다. 이 과정에 윤 의원이 역할을 했다는 것이 홍 의원 쪽 주장이다.

홍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3선을 노린다. 19대 총선에서 득표율 51.76%로 당선됐고, 18대 총선 때는 이보다 더 높은 53.59%로 상대 후보를 눌렀다. 판사 출신인 그는 임기 동안 석바위 인천가정법원과 정부지방합동청사 유치 등을 주도했다. 해양경비안전본부 세종시 이전 과 한국지엠 경영 문제 등도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등, 활발한 의정활동으로 3선은 어렵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현역 국회의원들이 대부분 현역이라는 이점을 누리고 늦게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것과 다르게 지난 1월 20일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대형 현수막을 게시하는 등, 적극적 홍보에 나섰다. 홍 의원은 17일 기자와 만나 "윤 의원이 뒤에서 이 예비후보를 도와, 선거가 이상하게 됐다"면서 "(2003년) 경선 이후 특별한 갈등은 없었다. 충청권 지지층이 겹쳐서 다음 지방선거를 겨냥해 나를 견제하는 것으로 보는 의견들이 있다"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은 '선거 개입설'을 부인했다. 윤 의원은 "지역의 한 후보가 어떤 자리에서 내가 이중효 예비후보를 지지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고, 그것이 와전됐다"며 "이 예비후보가 (홍일표 의원을) 많이 따라 잡으니 홍 의원이 초조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더민주, 송영길 시장 대변인 출신 허종식 도전

인천의 다른 지역과 다르게 남구<갑>엔 현재까지 국민의당 소속 예비후보가 없다. 야권에선 더불어민주당(아래 더민주) 허종식(54) 예비후보가 유일하다.

허 예비후보는 <한겨레> 경제부 선임기자 출신으로 송영길 인천시장 시절 시 대변인을 지냈다. '송영길 사람'으로 알려진 그는 인천에서 가장 낙후한 남구에 건설과 부동산 전문가인 자신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여권 텃밭 남구에서 30년째 살고 있는 자신만이 지역을 지킬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한겨레> 기자로 서울로 출퇴근하면서도 두 아들을 모두 남구에서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시켰다며, '진짜 남구 사람'임을 알리고 있다. 그는 이색적으로 자신의 아내가 주안2동 통장을 했고, 어머니와 6남매 모두 인천에서 살고 있다고 예비홍보물에 넣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윤상현, #친박계, #홍일표, #허종식, #인천 남구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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