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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강남의 그리스도교 이야기〉
▲ 책겉그림 〈오강남의 그리스도교 이야기〉
ⓒ 현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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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강남 교수가 보기에 한국 그리스도교는 어떨까? 그는 한국 그리스도교를 '근본주의' 그리스도교 또는 '복음주의' 그리스도교로 생각한다. 그것도 90% 이상이 그런 그리스도교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곧 '성경무오설'을 기반으로 한 '문자주의' 그리스도교를 칭하는 말이다.

그게 어떻단 말일까? 그는 한국 그리스도교가 '배타주의' 내지 '대체주의'에 몰입해 있다고 단정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지 않고는 절대로 구원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 말이다. 그러니 그의 눈에는 한국 그리스도교는 '별종 그리스도교'로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과연 어디에서 그런 견해가 비롯된 걸까? 이른바 문자의 행간은 읽지 못하고 문자주의 곧 문자의 틀에만 갇혀 있기 때문에 그렇게 바라보는 것이다. 마치 달을 보지 못한 채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매몰돼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가 쓴 〈오강남의 그리스도교 이야기>는 그런 틀을 깨트린다. 그러면서도 보다 더 참된 그리스도교로 거듭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1부에서는 '역사로 보는 그리스도교'를 살펴보고, 2부에서 '심층에서 만난 그리스도교'를 소개한다. 1부는 여기저기서 가져온 문헌들을 참조한 내용이고, 2부는 그만의 독특한 주장을 엿볼 수 있다.

"최근까지도 예수의 삶과 가르침을 알기 위해서는 지금 그리스도교에서 공식적으로 채택한 4복음서의 기록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 많은 학자들이 문헌학, 고고학, 인류학, 역사학, 해석학 등의 도움을 받아 '예수의 역사적인 모습이 어떠했을까'를 연구함으로써, 복음서 기록에만 의존해서 생각하던 종래의 예수 상과는 사뭇 다른 예수 상을 제기하고 있다."(35쪽)

이것이 1부에서 그가 이야기하고자 모든 내용들을 압축하는 말이다. 신약성경에 나오는 사(四) 복음서는 '신앙해설서'가 아니라 일종의 '신앙고백서'라는 것 말이다. 그것은 그 책들이 예수에 대한 '믿음'을 일깨우기 위한 '믿음의 책', 혹은 '믿음을 위한 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견해다. 그만큼 객관적인 관점보다 주관적인 견해에 치중돼 있다는 것이다.

그의 견해는 일견 타당하다. 신약성경은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하나의 교본이 없다는 점, 더욱이 신약성경에 나타난 예수상도  초상화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 그림을 여기저기에 계속 덧칠하고 있는 게 신약성경에 담긴 예수상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문제될 게 있을까? 예수의 역사성이나 진실성이 훼손되는 것 말이다. 그렇지 않다. 다만 신약성경에 나온 어록들을 통해 예수가 말하고자 한 것, 예수가 추구코자 한 하나님 나라에 집중하면 된다. 오늘날 한국의 그리스도교가 개선해야 할 부분도 바로 그것이요, 오강남 교수가 '심층에서 만난 그리스도교'를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 바도 그것이다.

"미국 침례교 목사로서 하버드대학에서 비교종교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찰스 킴볼(Charles Kimball)도 <종교가 사악해질 때When Religion Becomes Evil>라는 책에서 종교가 사악해지는 경고 증세로 다섯 가지를 들었다. ①자기만이 절대적 진리를 독점했다고 주장할 때, ②맹목적인 순종을 강요할 때, ③앞으로 현실 삶의 문제를 무시하고 이상적인 시대만을 바라보라고 강조할 때, ④목적이 모든 수단을 정당화한다고 주장할 때, ⑤종교적인 목적이라면 전쟁도 불사한다고 할 때 등이라고 했다."(228쪽)

찰스 킴볼의 지적처럼 오늘날 한국의 그리스도교는 너무 사악해져 있는 게 아닐까? 너무 독선적이고, 맹목적이고, 표피적인 믿음에 매몰돼 있는 것 말이다. 이 책에서 오강남 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한국의 그리스도교는 '내 속에 거하시는 하나님'을 찾아야 할 때다. 그 때에만 '의식의 변화'는 물론이고, 내 안에 살아 있고 움직이는 '그 분과 하나'가 되어 살 수 있으니 말이다.


오강남의 그리스도교 이야기 - 비교종교학자의 열린 종교 특강

오강남 지음, 현암사(2013)


태그:#오강남, #〈오강남의 그리스도교 이야기〉, #표층종교, #심층종교, #찰스 킴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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