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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1시 30분 경, 서울 중구 정동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희생자 '임시분향소'에서 한윤수 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이 향을 피우고 있다.
 3일 오후 1시 30분 경, 서울 중구 정동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희생자 '임시분향소'에서 한윤수 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이 향을 피우고 있다.
ⓒ 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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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밤 해고 노동자들이 경찰과 빗속 몸싸움을 벌이며 설치했던 대한문 쌍용자동차 희생자 '임시 분향소'는 3일 오후에도 그대로였다. 하지만 경찰과의 대치가 계속되고 있어, 분향소가 계속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3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는 문기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비지회장, 한윤수 쌍용차지부 비정규직지회 조합원과 김태연 쌍용자동차 범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 상황실장 등 7명이 분향소를 지키고 있었다.

쌍용차 대한문 분향소엔 빼앗긴 향로 대신 종이컵이...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은 전날 경찰에 뺏긴 향로를 대신해 종이컵으로 향을 피웠다. 향 앞에는 24명의 영정 사진이 박힌 피켓이 놓였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둘러 앉아 있고 그들 곁에는 '추모조차 짓밟는 경찰, 이게 사람 사는 세상입니까'라고 쓴 피켓이 세워져 있었다.

한윤수 조합원은 "많은 사람들에게 분향소가 불타 없어진 것으로 알려져 미흡하지만 임시 분향소를 통해 쌍용자동차 24명 희생자들을 알리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기주 지회장은 "쌍용차 사태를 넘어서 힘 없는 사람들, 강자에게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대한문 앞 이 공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범대위와 쌍용차 해고 노동자 80여 명은 전날 오후 7시 30분부터 대한문 앞에 분향소 설치를 시도했다. 경찰은 미신고 불법집회라는 이유로 곧바로 철거했지만, 범대위가 저항하며 분향소를 재설치하는 등 빗속에서 몸싸움이 이어졌다.

경찰이 분향 물품을 빼앗으면 해고 노동자들은 다시 돗자리를 깔고 새 향로를 세워 향을 피웠다. 향로를 빼앗기면 종이컵에 향을 피웠고 돗자리가 없으면 입고 있던 우비를 깔았다. 분향소 설치와 철거는 2시간에 걸쳐 다섯 차례나 반복됐다. 경찰과 범대위는 밤 사이에도 두 차례에 걸쳐 분향소 철거와 설치를 반복했다.

경찰의 철거 반복에... 범대위 측, "불법 집회 아니다" 맞서

2일 오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분향소 설치를 시도하다가 경찰들과 충돌이 벌어진 가운데, 한 해고노동자가 경찰의 마구잡이로 밀어붙이는 과정에 부상을 입어 들것에 실려 후송되고 있다.
▲ 병원에 후송되는 쌍용차 해고노동자 2일 오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분향소 설치를 시도하다가 경찰들과 충돌이 벌어진 가운데, 한 해고노동자가 경찰의 마구잡이로 밀어붙이는 과정에 부상을 입어 들것에 실려 후송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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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대위는 '범대위 소속 참여연대가 이곳 대한문 앞에 집회신고를 해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임시분향소 설치가 불법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경찰은 '집회 주최자는 참여연대로 쌍용차 범대위와는 다른 단체'라고 맞서고 있다.

이창근 쌍용차지부 기획실장은 "경찰은 집회 신고 조항을 너무 좁게 판단하고 있다"며 "참여연대는 범대위 소속으로 범대위가 설치한 임시 분향소는 불법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남대문경찰서 관계자는 "집회를 신청한 참여연대 소속 간사가 (집회를) 주최해야 한다"며 "그 전까지 2명 이상이 모여 구호를 외치고 피켓을 들면 미신고 불법집회로 (분향소를) 철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2개 중대 120여 명의 병력을 대한문 앞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태그:#대한문 분향소,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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