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동두천에 이어 서울에서도 미군 병사가 10대 여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여고생 혼자 자는 방에 몰래 들어가 성폭행하고 금품을 훔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로 미8군 제1통신여단 소속 R(21) 이병을 조사 중이라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R 이병은 지난달 17일 오전 5시 45분께 서울 마포구의 한 고시텔에 들어가 자고 있던 A(18)양을 성폭행하고 노트북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튿날 A양의 신고를 받고 이들과 함께 술을 마신 미군 동료를 불러 R 이병의 신원을 확인했다.

사건이 있은 후, R 이병은 지난 5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면서 "노트북을 훔친 것은 맞지만 성관계는 합의하에 했다"며 성폭행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R 이병의 구강세포를 채취하고 방에 남아있던 휴지와 이불 등을 수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감식을 의뢰하는 한편 오는 12일 R이병을 다시 불러 보강 조사를 벌인 뒤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살인과 강간 등 강력 범죄를 저지른 미군의 경우에도 현행범으로 체포되지 않는 한 한∙미 주둔군 지위협정(SOFA)에 따라 기소 이후에 미군으로부터 신병을 인도받게 되어 있어 현재 R이병의 신병은 미군 당국이 확보하고 있다.

경찰청의 '주한미군 범죄 현황'에 따르면 2007년부터 지난 6월까지 모두 1455명의 미군이 범죄를 저질렀고 이중 성폭행 사건이 30건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