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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옛길 풍경
 무등산 옛길 풍경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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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을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길

"광주 무등산은 인구 100만 이상의 도시를 품고 있는 1000m 이상의 세계 유일한 산입니다."

광주 무등산 안내판에 새겨진 문구다. 그럼 광주가 산악도시? 아니다. 광주는 넓은 들판에 자리 잡은 도시다. 하지만 광주 사람들은 무등산에 대한 애정이 유별나다.

무등산은 등산로가 거미줄처럼 많다. 대표적인 등산로는 원효사나 증심사에서 출발하여 장불재를 거쳐 서석대로 오르는 길이 있다. 그 길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여 숲속을 걷는 맛은 덜하다.

그러다 2009년에 무등산 옛길이 복원되었다. 옛사람들이 장 보러 다니고, 학문을 논하러 다니고, 나무꾼이 나무를 하러 다니던 길들을 복원하였다. 차가 다니는 길 위로 길을 만들어 걸어갈 수 있게 했고, 무등산 속살을 더욱 느낄 수 있는 숲속 길을 만들었다.

무등산 옛길 1구간 출발지인 산수동 수지사 입구
 무등산 옛길 1구간 출발지인 산수동 수지사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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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옛길 2구간 안내도
 무등산 옛길 2구간 안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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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옛길은 현재 세 구간이 개통되었다. 1구간은 산수동-충장사-원효사(7.75km, 3시간), 2구간은 원효사-제철유적지-서석대(4.12km, 2시간) 그리고 3구간은 장원삼거리-덕봉-충장사-가사문화권(11.3Km, 5시간)이다.

서둘러 출발하면 1구간과 2구간을 한 번에 걸을 수도 있다. 산수동 무등산 옛길 입구에서 원효사 거쳐 서석대까지 오른 후 장불재로 내려서서 원효사 입구까지 내려오는 길이 있다. 약 19㎞, 8시간 정도 걸린다. 원효사까지 버스가 수시로 다니니 돌아오기도 싶다.

서석대 오르는 길은 '무아지경의 길'

지난 13일 무등산 옛길 2구간을 따라 서석대로 올랐다. 장불재 거쳐 원효사 입구로 다시 돌아오는 길은 11.2㎞다. 원효사 입구 주차장에서 산길로 들어선다. 산길은 봄기운이 물씬 배어난다.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아 말랑말랑한 느낌이다. 기분이 좋다.

무등산 옛길 2구간 출발점. 원효사에서 서석대까지 4.12km를 걸어 올라간다.
 무등산 옛길 2구간 출발점. 원효사에서 서석대까지 4.12km를 걸어 올라간다.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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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옛길 2구간에는 중간중간 나가는 길이 있다. 일방통행이다보니 돌아서 내려가지 못한다.
 무등산 옛길 2구간에는 중간중간 나가는 길이 있다. 일방통행이다보니 돌아서 내려가지 못한다.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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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은 일방통행이다. 무등산 옛길 2구간은 오르기만 할 수 있다. 마주 오는 사람이 없어 여유롭게 걸을 수 있다. 잠시 쉬려면 뒷사람에게 길을 비켜주기만 하면 된다. 내려올 때는 다른 길을 이용해야 한다. 행여 잘못 내려온 사람들을 위해 나가는 곳을 군데군데 만들어 놓았다.

'무아지경의 길'이라는 표지판을 만난다. 새소리, 바람 소리, 물소리를 오감으로 느끼면서 마음으로 걸어보라고 한다. 마음을 열고 쉬엄쉬엄 걸어간다. 계곡물이 졸졸 흐른다. 잠시 쉬었다 간다. 계곡 주변으로 아직 녹지 않은 얼음이 수정처럼 반짝인다. 계곡물에 손을 담근다. 시리도록 차다. 그래도 기분이 좋다. 차가운 상쾌함.

산길에서 제철유적(製鐵遺蹟)을 만난다. 이곳은 임진왜란 때 김덕령 장군이 무기를 만들었던 장소로 주검동(鑄劍洞)이라고도 부른다. 제철유적이라고 해도 거창한 것 없이 단순한 터만 남았다. 이 깊은 산속에서 철을 만들어 냈다는 게 신기하다. 계곡에서 사철(砂鐵)을 채취해 철을 만들어 냈던 옛사람들의 능력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예전에 쇳물을 녹이고 남은 찌꺼기인 쇠똥을 군데군데 모아 놓았다.

제철유적지에서 본 쇠똥. 쇠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다.
 제철유적지에서 본 쇠똥. 쇠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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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열리는 곳에서 바라본 중봉
 하늘이 열리는 곳에서 바라본 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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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은 가파르게 오르더니 '하늘이 열리는 곳'을 만난다. 그동안 원시림 같은 숲길을 무아지경으로 걸어왔다. 하늘이 터지더니 나무들은 키가 작아졌다. 시야가 터진 곳으로 중봉이 갈색 옷을 입고 있다. 구불구불한 중봉으로 가는 길에는 사람들이 이어간다.

하늘로 선 주상절리, 서석대와 입석대

군부대로 향하는 도로를 건너 서석대로 오른다. 서석대까지 0.5㎞. 산길은 계단 길로 바뀐다. 돌계단 길을 한 걸음 한 걸음 오른다. 길은 기암괴석과 만나더니 전망대들이 군데군데 있다. 그러다 서석대를 마주한다. 수정병풍이라고 했던가? 수직으로 쭉쭉 뻗은 기둥은 와르르 무너질 것처럼 위태롭게 서있다. 장관이다.

수정병풍이라는 서석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주상절리다.
 수정병풍이라는 서석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주상절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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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옛길 종점인 서석대
 무등산 옛길 종점인 서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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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장관에 한동안 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전망대에서 조금만 오르니 '무등산 옛길 종점'이라는 표지판을 만난다. 서석대 위로 올라선다. 우리가 갈수 있는 무등산 정상이다. 무등산 정상은 천왕봉(1187m)인데 갈 수 없다. 군사시설이 있어 출입을 통제한다. 그래도 서석대(1100m)에 오르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다. 광주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서석대 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햇살을 받고서 쉬고 있다. 자리를 잡고서 커피 한잔을 마신다. 한참을 앉아 있어도 일어서기가 싫다. 너무나 편안한 산이다. 내려오는 길에 입석대(1017m)도 들른다. 커다란 돌기둥들이 하늘로 섰다. 웅장한 풍경이다. 전망대 난간에 기대어 한참을 바라보다 돌아선다.

돌기둥이 하늘로 선 입석대. 무등산의 서석대와 입석대는 오각 또는 육각형의 깎아지른 돌기둥이 신비로운 절경을 이루어 천연기념물 제465호로 지정하여 보호 관리하고 있다.
 돌기둥이 하늘로 선 입석대. 무등산의 서석대와 입석대는 오각 또는 육각형의 깎아지른 돌기둥이 신비로운 절경을 이루어 천연기념물 제465호로 지정하여 보호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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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무등산 옛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무등산도립공원 홈페이지(http://mudeungsan.gjcity.net) 참조



태그:#무등산 옛길, #무등산, #서석대, #입석대,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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