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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그루폰코리아 기자간담회에서 황희승 대표가 첫 반값 판매 제품인 위즈위드 상품권을 소개하고 있다.
 14일 그루폰코리아 기자간담회에서 황희승 대표가 첫 반값 판매 제품인 위즈위드 상품권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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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폰 '서프라이즈'는 없었다. 인터넷으로 반값 할인 쿠폰을 판매하는 공동 구매형 '소셜 커머스' 원조, 그루폰이 14일 한국 시장에 첫선을 보였다. 기대했던 깜짝쇼를 보여주진 못했지만 올해 본격화될 '소셜 커머스' 경쟁을 예고했다.

그루폰코리아(대표 황희승, www.groupon.kr)는 이날 낮 12시 첫 '딜(거래)'로 온라인쇼핑몰 '위즈위드' 5만 원 상품권과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관람권을 각각 반값에 내놓았다. 판매 종료 8시간을 앞둔 오후 4시 현재 위즈위드 상품권은 2300여 장, 뮤지컬 관람권은 280여 장이 판매돼 할인에 필요한 최소 판매량(각 1000장, 100장)은 넘겼지만 한정 판매량(각 5000장, 1000장)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미국에서 의류 브랜드 '갭(GAP)' 50달러 상품권을 하루에 44만 장 팔아 132억 원 매출을 올렸던 그루폰 명성에도 크게 못 미칠 뿐더러, 티켓몬스터, 위메이크프라이스, 쿠팡 등 국내 소셜 커머스 업체들도 비슷한 제품을 판매한 적 있어 차이가 두드러지지 못했다. 

상품권 반값, 7일 이내 환불? 국내 업체들도 다 하는데...

그루폰코리아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첫 출발을 알렸다. 컨테이너 박스를 연상시키는 식당 바깥에선 대형 그루폰 버스가 손님을 맞았고 안에선 그루폰코리아 임직원들뿐 아니라 본사에서 온 맷 재피로브스키 그루폰인터내셔널 부사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루폰코리아는 14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론칭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은 행사장 바깥에 마련된 그루폰 홍보용 대형 버스.
 그루폰코리아는 14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론칭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은 행사장 바깥에 마련된 그루폰 홍보용 대형 버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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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 '변수'에도 취재진 역시 100명 가까이 모였지만 이들에게 눈에 띄는 차별화 전략을 보여주진 못했다.

이미 소셜커머스 업체 루크리에이티브를 운영했던 황희승 그루폰코리아 대표는 ▲ 구입 후 7일 이내 전액 환불 정책 ▲ 제휴업체를 관리하는 파트너 매니저 시스템 ▲ 30~40명으로 구성된 전문 콜센터 등을 그루폰 본사 품질관리 노하우를 장점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런 '장점'들은 대부분 티켓몬스터 등 국내 업체들도 그루폰 진출에 대비해 앞 다퉈 도입한 뒤여서 차별성이 두드러지지 못했다. 또 국내 경쟁 업체들보다 많은 250여 명의 인력을 갖추긴 했지만 기존 업체 인수합병이 이뤄지지 않아 지역 기반이 취약한 것도 약점이다. 그루폰코리아는 일단 서울, 수도권,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6개 지역에서 출발해 4월까지 울산, 창원, 거제, 천안 등 10개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소셜커머스 원조, 국내 기업 인수 없이 직접 지사 설립

그루폰은 20대 프로그래머인 앤드류 메이슨이 2008년 11월 미국 시카고에서 '피자 반값' 쿠폰으로 출발해 2년여 만에 전 세계 44개국, 500여 개 도시에 진출해 '소셜커머스 원조'로 불린다. 그루폰은 외국에 진출하면서 주로 현지 기업을 인수했는데 한국에선 직접 지사를 설립하는 방식을 택했다. 

한국 진출이 늦어진 데 대해 황희승 대표는 "중국, 일본은 기존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형태로 진출했는데 한국은 조건이 안 맞았다"면서 "(기업 인수 없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결정해 다른 국가보다 늦어졌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지난해 5월 국내 소셜커머스 도입 이후 반 년만에 600억 원 규모 시장을 형성했고 올해 3000억 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위치기반서비스나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 상반기 월 100억 원 매출과 시장점유율 20%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 "미국 그루폰은 텍스트 기반인데 한국은 비주얼이 강해 한국 실정에 맞게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14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열린 그루폰코리아 기자간담회에서 황희승 대표가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14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열린 그루폰코리아 기자간담회에서 황희승 대표가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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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광고 계획 없어... SNS 통한 '입소문' 주력"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가 500여 개에 이를 정도로 난립하며 서비스 불만이 늘고 있는 것에 대해 황 대표는 "제휴업체를 서둘러 모집하려다 보니 미흡한 점이 많다"면서 "수습보다 예방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고객사와 긴밀히 협조해 서비스 불만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티켓몬스터, 쿠팡 등 국내 기업들이 포털 광고에 주로 의존하고 최근 TV 광고까지 진행하는 것과 관련 하동구 부사장은 "온라인 광고는 네이버 등을 통해 간간히 하게 되겠지만 TV 광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루폰을 비롯한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입소문'을 활용한 진정한 소셜 커머스가 아니라는 지적에 대해 하동구 부사장은 "그루폰이 전체 소셜 커머스를 커버하진 못한다"면서도 "고객을 모으는 데 SNS 입소문을 활용하고 '반값'보다는 커뮤니티로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 역시 "기존 반값 할인에 SNS를 통해 퍼진 현상을 보고 '소셜'이란 말이 붙게 된 것"이라면서 "소셜 힘을 살려 기획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 사례로 운동화 판매와 달리기, 마라톤 등 오프라인 행사를 연관 짓는 기획 이벤트를 들기도 했다.


태그:#그루폰, #소셜커머스, #공동구매, #티켓몬스터, #그루폰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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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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