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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19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비준은 미국 의회에서 먼저 한 이후에 우리도 (비준을) 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채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서울이코노미스트클럽(회장 윤계섭) 조찬 강연을 마치고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지난 미국과의 (자동차 분야 등에 대한) 추가협상 과정에서 우리 측이 많은 양보를 했기 때문에 (양국) 의회 비준은 미국에서 먼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년 12월에 타결된 한미FTA는 현재 양국 통상당국자 간에 조문화 작업이 진행 중에 있다. 조문화 작업은 지난 재협상에서 합의된 내용을 법률적 효력이 있는 문서로 만드는 것이다. 한미 양국은 이번달 말까지 이 작업을 마치고 통상장관이 참석하는 서명식을 가질 예정이다.

 

"12월 협상때 우리가 양보했으니, 비준 처리는 미국이 먼저해야"

 

채 원장은 미국 의회 비준 전망에 대해, "올해 7월까지는 비준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면서 "미 의회 비준이 마무리되면, 그 때 우리 국회에서도 협정문 비준안을 처리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워싱턴의 한 조찬행사에 참석해, "한 유럽연합(EU) FTA 발효 이전에 한미FTA 비준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미 의회에서 한미FTA 이행 법안이 7월 1일 이전에 처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었다.

 

우리 국회에서 먼저 비준안을 처리할 가능성에 대해선,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면서 "지난 추가협상 있기 전에 그런 움직임이 있긴 했지만, 그때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면서 국내 선(先) 비준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채 원장은 이날 '세계통상환경의 변화와 한국의 정책과제'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1990년대 이후 FTA로 비롯되는 지역무역협정(RTA)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지난 2002년 칠레와 FTA 타결이후, 많은 국가들과 동시다발적으로 FTA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칠레를 비롯해 싱가포르, 아세안, 유럽 일부 국가와 FTA를 타결해 발효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연합, 페루와는 협정이 타결된 상태다. 이외 일본을 비롯해 캐나다, 걸프만국가연합(GCC), 멕시코, 호주, 뉴질랜드, 콜롬비아, 터키 등과 FTA 협상을 진행중에 있다.

 

"중국과의 FTA는 국내 농업과 중소기업 큰 타격... 신중해야"

 

채 원장은 "지금 너무 FTA, FTA 하고 있지만, 세계무역기구(WTO)안의 다자간 협상체제인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야 한다"면서 "양자간 무역자유화인 FTA보다 WTO는 세계 무역과 교역의 질서 규범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재 정부가 추진중에 있는 일본, 중국과의 FTA 여부에 대해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중국과의 FTA는 국내 농업과 중소기업 등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보다 면밀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본과의 FTA는 2004년이후 중단된 상태"라며 "아마 향후 한중일 3개국간의 FTA도 체결될 가능성이 있지만, 농업 등의 문제가 걸려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차원의 여러 국가와의 동시다발적인 FTA 추진에 대해선, "자원이 많은 국가들과의 FTA 협상 때는 너무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FTA를 요구해선 안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FTA의 경우, 해당 국가의 제품 관세 장벽 철폐 뿐 아니라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시장을 개방하는 높은 수준의 FTA로 알려져 있다.


태그:#한미?FTA, #채욱, #의회 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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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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