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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조현오 서울지방경찰청장(현 경찰청장)의 과도한 실적주의 경쟁을 강하게 비판하며 사퇴를 요구하다가 결국 강희락 경찰청장의 징계요구로 '파면' 처분을 받은 채수창 전 강북경찰서장이 건설현장식당 속칭 '함바집' 비리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강 전 청장을 바라보는 심정은 어떨까.

채수창 전 서장은 14일 CBS 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에 출연해 먼저 "경찰은 사법기관이기 때문에 다른 공무원에 비해 더 청렴하고 바르게 해야 될 위치에 있는데, 이런 비리에 연루된 것을 지켜보는 입장에서 좀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강 전 청장을 직속상사로 모셔봤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잘 아는데, 그분은 사법고시를 합격해 퇴직하고 나서 변호사 개입이라든지 노후가 확실하게 보장된 분인데, 왜 이런 일에 말려들게 됐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강 전 청장이 경찰서장들 워크숍할 때 한 말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게 '욕먹는 경찰이 되지 말라'고 20차례나 말했던 분이 검찰수사를 받는 이런 모습이 상당히 안타깝다"고 안쓰러워했다.

"'일각에서는 경찰에 대한 검찰의 경계가 아니냐'라는 의견도 있고, '스폰서 검사' 비리를 덮으려고 (검찰이) 더 심하게 한다는 의견도 있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채 전 서장도 "이번 사건만 유독 집중해서 부각되는 것이 경찰에 대한 검찰의 경계, 그런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동의를 표시했다.

그러나 "잘못한 것은 잘못한 거니까, 그렇다고 해서 그 문제를 피해갈 수는 없는 냉엄한 현실이기 때문에 반성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안 나도록 제대로 조치가 있어야 된다"고 덧붙였다.

경찰 내부의 비리 근절과 관련, 채 전 서장은 "이런 비리를 예방·단속하기 위해 감찰기능이 있는데, 감찰지휘권을 가진 사람에 대해서는 전혀 감찰기능을 행사를 못하고 아래 사람에 대해서만 감찰을 하기 때문에 감찰기능이 상당히 제한적이고 편향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사실 감찰했던 사람들이 승진에 있어서 상당히 유리한 입장에 있다 보니까 자기를 감찰시켜준 상사에 대해서는 전혀 감찰기능을 제대로 행사를 못하는 것"이라며 "경찰청 감찰은 지방경찰청 소속원을 주로 감찰하고, 지방경찰청 감찰은 아래 경찰서로 가고, 경찰서 감찰은 주로 파출소로 가고, 이런 하향식으로만 돼 있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채 전 서장은 그러면서 "아래 사람들도 잘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오히려 윗사람들이 더 큰 비리에 연루되는 사례가 있기 때문에 감찰기능이 지휘권으로부터 독립돼서 조직전체의 청렴과 비리를 예방·단속하는 그런 중립적인 위치로 변화되고 개선되는, 시스템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한편, 경찰 수뇌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다 '항명파동'으로 지난해 6월 28일 '직위해제'되고, 7월 22일에는 경찰청 중앙징계위원회에서 '파면' 처분을 받은 채수창 전 강북서장(경찰대 1기. 81학번)은 이날 "이번 징계처분이 과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달 말 행정소송을 제기해서 법적으로 다퉈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채수창, #조현오, #강희락, #파면, #함바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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